"감사"라는 말은 기적을 낳는 언어 ㅡ라고.
나의 은사님은 세계 어디를 가도 감사하다만은 현지어를 배워 말한다고.
우리는 혼자 힘으로 사는 것 같아도, 조금만 주의해보면 전 세계 각지의 사람들의 도움 속에 삶을 영위하고 있지 않느냐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자고, 요즘 서투나마 카드를 손작업으로 한두 장씩 만들고 있다.정말 그렇다.
엊그제 산책을 하고 내려오다 들른 슈퍼에서 청국장, 콩나물, 캔맥주를 샀다. 내 입에 들어가는 그 청국장도 콩나물도 많은 사람의 수고를 거쳤기에 판매대에 놓일 수 있었고, 맥주는 독일식 생산법을 익힌 중국의 공장에서 생산된 것이라니.. 어쩌면 근대 제국주의 시대에 잠시 식민지가 되었던 중국 해안 도시민들의 역경의 역사를 되새겨봐야 하는지도... 그렇다면 지난날 이 지구를 거쳐간 삶의 궤적에까지도 깊은 감사를.
중고품 매장에 어쩌다 들러 계절옷을 골라온다. 옷에 붙은 표시를 보면 한국 외에도, 일본, 미국, 홍콩, 중국, 싱가폴, 이태리, 인도, 캄보디아....서울에 머물며 세계 각지의 옷을 입는 나는 얼마나 행복한가. 또 얼마나 기대 넘치는가. 언젠가 아프리카산 옷을 골라 들게 될지도 모른다며.
좋아하는 커피도, 그 원료가 어디서 왔나 따지면 우린 또 머나먼 세계여행을 해야 할 것이고, 누군가 땀을 흘리고 있는 장면 앞에서, 정말 감사해요,라고 고개 숙여 인사하게 될 것이다.
눈에 닿는 수많은 책들, 외국어가 능통하지 않으니 당연히 한글 서적이 많지만, 그 저자들의 국적은 얼마나 다양하며, 그 안의 내용 속에 세계사와 자연사가 흐르고, 그 과거와 현재를 통틀어 무엇 하나 나와 무관한 게 없음을 재삼 느끼게 되면, 그 또한 무한 대상을 향해 감사할 일 아니던가.
안암동 오거리를 지나면서봄비가 촉촉히 땅에 스민 다음날, 새봄을 맞아 화창한 꽃빛 아래 서니 나도 모르게 찬탄이!
고마워라, 이 세상에 꽃이 있어 !
가슴 벅차게 아름다운 계절.
꽃들이 합창하는 환희의 송가를 들으며,결국 뭐니뭐니해도 "감사부터" ㅡ라고 새삼 깨닫는 나.
감사해요.
불현듯 보낸 내 메시지에,
무슨 뜻이죠? 되물어 오는 상대방도 있지만, 이러다 푼수 될라, 살짝 걱정도 들지만.
깊이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저의 감사를 받아 주세요.
유달리 화창한 햇살의 3월30일, 종로5가 모 연구소의 꽃그늘 아래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