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와 교육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금쪽같은 내 새끼> 프로그램을 잘 알 것이다. 최근 본 영상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초등학교 2학년인 금쪽이의 교실생활을 보니, 매우 익숙한 풍경이었다. 자기 마음대로 안되면 물건을 던진다. 놀이나 게임을 하다가 규칙을 어기고 화를 낸다. 학습활동을 하다가 제 맘대로 되지 않으면 바로 포기한다. 종이 접기를 하다가 제 뜻대로 안 되면 바로 손을 놓는다. 포기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색종이를 마구 구기고 던진다. 그래도 화가 풀리지 않으면 괴성을 지른다. 이런 아이를 많이 보았다. 나는 아이들의 접근을 막고 화가 풀릴 때까지 기다렸다. 잘못 접근하면 다른 사람을 해코지할 염려가 있으므로.
이번 영상에서 눈여겨본 대목이 있다. 그 아이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 어땠는지 묻는 오은영 박사의 질문에 학부모의 답변은 이렇다. 초등학교 1학년 때, ADHD진단을 받았다. 심리치료도 받았다. 약물치료도 했는데 식욕부진과 틱(장애) 그리고 산만함 등의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래서 그만둔 모양이다.) 초등학교 입학 전에도 유치원에서 문제행동을 일으켜 연락이 왔었다. 이렇게 심해진 것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다. 이것이 금쪽이의 과거이력이다.
ADHD는 9살~10살 남자아이에게 많이 온다는 걸 어느 신문기사에서 본 적이 있다. 그것은 뇌 발달의 영역이라고 했다. 젖먹이 때부터 증상이 발현되는 영아가 있다는 것도 어느 책에서 읽은 적이 있다. 젖먹이 때부터 ADHD가 오는 아이는 수유시간에도 진득하니 젖을 못 먹는다고 한다. 젖꼭지에서 입을 떼고 딴청을 부리다가 다시 빨다를 반복한다고 한다. ADHD, 심하면 약물치료를 해서 개선시켜야 한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그 아이는 어릴 적에 배워야 할 것들을 배우지 못한다. 산만함으로 인해 학습을 할 수 없고, 공격성으로 인해 사회성을 배울 수 없다. 감정조절이 안되어서 본인은 물론 주변 사람도 괴롭다.
다시 금쪽이 영상 얘기로 돌아가서, 그 학생은 홈스쿨링을 하기로 했다. 홈스쿨링을 하면서도 부모에게 대들고, 폭력과 폭언을 하였다. 한 번 화나서 진정시키는 데 한두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 동안 엄마는 금쪽이의 팔다리를 꼭 붙잡고 눈을 감고 기다린다. 금쪽이는 분노의 감정을 삭이느라 씩씩댄다. 그 시간이 지나자 금쪽이는 안정을 되찾는다. 여기서 주목! 그렇게 안정을 되찾는 데에 한두 시간이 걸리는데, 학교에서 담임교사 1명이 그렇게 대처하고 해결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도저히 불가능한 얘기다. 담임교사는 그 학생만 케어할 수는 없다. 다른 학생의 학습권은 어떻게 하겠는가. 그 아이가 평온을 되찾는 동안, 교실은 걷잡을 수 없는 혼란에 빠진다. 설마 교사에게 특수교육 전공자도 아닌 일반 교사에게 오은영 박사와 같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만큼의 처방을 기대하지는 않을 것이라 믿는다.
여기서 두 가지를 제안한다. 학부모에게 제안한다. 학교 교육으로 개선이 안 되는 문제행동은 의학적 심리학적 치료를 해야 한다. 그것은 약물치료일 수도 있고, 심리치료일 수도 있다. 학생이 문제행동을 일으켰을 때 어려서 그렇겠지, 크면 나아지겠지, 하는 안이한 생각이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학부모는 집에서 자기 자녀 1인을 키우지만, 교사는 여러 아이들을 가르치므로 문제행동을 바로 알아챌 수 있다. 그러니 교사의 문제제기를 허투루 여겨서는 안 된다. 교사는 한두 번의 문제행동으로 학부모에게 연락하지 않는다. 여러 번 고심하고 고심하다가 교육적 차원에서 어떻게 안될 때 치료를 권장하는 차원에서 심각성을 말한다. 가끔 자녀의 실태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왜 내 아이를 이상하게 보느냐'라고 반박해 올 것을 예상하여 섣불리 말하지 못한다.
두 번째, 교육당국에 제안한다. 금쪽이가 다른 학생과 격리해서 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을 것이다. 그 공간에는 수업 시간에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학생을 돌보아 줄 보조교사가 있어야 한다. 그 역할을 상담교사가 해도 좋고, 교장 선생님이나 교감 선생님이 해도 좋을 것이다. 문제 행동이 발생했을 때, 그 학생이 안정을 찾을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역할. 금쪽이와 놀이나 산책도 할 수 있는 사람. TV 금쪽이 영상의 말미에 교장, 교감, 그리고 교육감이 출연했다. 평상시에도 이런 문제 학생에게 큰 관심을 보여왔기를 바란다. 방송을 위한 깜짝 출연이 아니었기를. 학생과 교사 그리고 학부모, 교육공동체가 행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지금, 학교는 많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