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재 Nov 17. 2021

슬픔과 아픔이 가르쳐 준 것들.

항상 아프기 전에 우리를 살펴보면 누구보다 치열하고 

열심히며 단단하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던 것 같다. 

내가 원하던 것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 이뤄내지 못하면 억울해서 잠도 못 자던 그런 때.

내가 생각한 것은 이뤄야하고 열정이 가득하고 욕심이 있던 그런 때. 

나는 완벽한 걸 좋아해서 꽉꽉 막힌 그런 사람이었고 타인의 부족함을 인간적이라 여기기보다는 

단점, 결함이고 나태함이라며 비난하기도 하던 사람이었다. 그런 순간이 있었다. 

지금의 나를 살펴보면 

가끔 나를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고

나의 아픔과 슬픔으로 책을 만들어 출간 했고 

내면으로부터 위로와 공감을 주는 사람이 되기까지 여러 일들이 있었고

아픔과 슬픔이 성장의 산물이라는 것을 조금은 늦게 깨달았다.  

아프고 나서야 나에게 조금 여유를 주게 되고 

자괴와 후회, 엇나간 욕심과 마음으로부터 성장하는 것 같다.

아픔을 딛고 일어서며 삶은 조금 비옥해지고 인간적이라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웠는가 조금은 깨달았다.  


"좋은 일만 생기게 해주세요"

"합격하게 해 주세요"

"성공하게 해 주세요" 


그간 빌었던 기도는 조금씩 바뀌곤 했다.

그냥 무탈하게, 건강만 해줬으면, 특별하진 않아도 작은 행복한 일 정도는 있게 해 달라고. 

아픔과 슬픔이 이렇게 사람을 변화시키도 한다.

지치고 힘든 날에는 그간 엄마가 준 사랑의 모습이 선해져서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널거나 

때로는 가슴 벅찬 진심을 얘기하기도 한다.

맛있는 게 있으면 가족 생각에 따로 챙기거나, 항상 다른 접시에 예쁘게 담아 챙겨주게 되고.  

불친절한 타인에겐

반응하기보다는 가볍게 넘기고 

나를 미워하는 사람들에겐 똑같이 미워하기보단

연민 어린 마음으로 대할 생각이 들기도 했다.  


우리의 삶 속에서 아픔과 슬픔은 예기치 않게 찾아올 수 있다.

육체적인 아픔이든 정신적인 슬픔이든.

혹은 동시에 찾아오거나. 

그럴 때마다 무너지지 않았고, 천천히 일어나는 법을 배웠으며

아픈 만큼 배우고, 없어서는 안 되는 귀중한 양분이 되곤 했다. 

조금은 철이 들고

조금은 따뜻해지고

조금은 표현하고 

그렇게 변해가는지 모른다. 

아픔과 슬픔이 꼭 무의미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