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하는 것은 밥을 먹는 것, 숨을 쉬는 것과 같다. 특별한 장애가 없는 한 모든 사람이 태어나면서부터 그 사회의 언어를 익혀 나간다.
우리 동네에 좀 특별한 청년 하나가 있는데, 계속 혼잣말로 중얼거리고 하루에 몇 시간씩 길 옆의 공중전화 수화기에 대고 아주 빠른 말로 의미 없는 말을 해 댄다. 목소리도 아주 또렷하고 특별한 높낮이를 가지고 있어서 멀리서도 그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그렇게 사람들과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세계에서만 사는 사람들도 말을 하는데, 그것이 언어인지 단순한 소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한국에 태어났기 때문에 한국말의 소리를 들어서 발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어인 영어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들어서 익숙하게 소리로 익히자는 전제를 했는데, 문제는 우리가 영어환경 속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너무도 익숙한 한국어 가운데서 한국어로 듣고 말하고 한국어로 생각을 하고 있다.
그래서 많은 연구자들이 외국어학습법을 고안해 내고 교재를 만들고 교수법을 개발해 왔다.
2차 대전 때 적을 감시하고 정보를 얻기 위해 군인 중에서 선발한 사람에게 적의 언어를 단기간에 가르치는 밥법이, 집중적으로 패턴을 외우게 하는 것이었다. 그 이후 또 다른 학자는, 그 방법보다는 서로 대화하는 방식으로 가르쳐야 한다, 혹은 생활 속에서 익히도록 하는 것이 좋다는 등 여러 교수법들이 나왔다.
현재 40~60대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중고등학교 시절에 배운 영어가 바로 그때, 100년 전 학자들이 고안해 낸 교수법에 의한 것이다. 그래서 A B C부터 시작해 단어를 외우고 문장을 외우며 영어문장을 한국말로 바꾸는 훈련을 하며 배워 왔다. 듣기 연습이라고 해 봤자 카세트테이프나 CD로 들려주는 제한된 소리들이었는데 그것은 영어소리의 생김새나 알으라는 정도에 지나지 않았다.
헌데, 온갖 미디어가 넘쳐나는 요즘 시대에도 그와 같은 교수법을 팔고 있고 그것을 추종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싫증내기 쉽고 활동적인 어린아이들을 붙들어 앉혀서 교육적인 느낌이 여실한 소리와 영상을 보게 하고, 한글도 쓰지 못하는 아이에게 영어 쓰기 읽기를 시키고 있다. 바로 여기에서 모국어 우선의 이론이 나온다. 영어 읽기는 적어도 어느 정도 듣고 말할 수 있게 된 이후에 하는 것이다. 우리가 동화책을 읽던 시기를 돼 생각해 보면 한국말을 자유롭게 듣고, 말도 할 수 있게 된 이후에 글을 배워 읽고 쓰는 것을 시작했다. 외국어를 어느 세월에 그렇게 하느냐고 항변하는 사람도 있지만 순서 없이 성급히 뒤죽박죽 배운 영어가 바로 그 시대의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원어민과 소통해야 할 일이 있을 때 귀머거리, 벙어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그래서 아이들과 엄마표영어를 할 때 조급해하지 말고 충분한 시간을 들여 기본에 맞게 할 것을 요구한다. 성인이라 할지라도 신생아라는 생각으로, 모국어를 습득하던 기억으로 해 나갈 것을 조언하는 것이다.
모국어환경은 저절로 되어있는 속에 우리가 태어났지만 외국어 환경은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Kids English Guide를 직업으로 하는 내가 하는 일이 바로 아이들에게 영어환경을 만들어 주어서 모국어로 습득해 온 방법대로 또 하나의 언어인 영어를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그래서 엄마표영어이다.
영어환경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는 앞으로 차례대로 기술해 나가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