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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흘렀으면 하는 포르투에서 여행

by 많코

느리게 흘렀으면 하는 포르투에서 여행


어제 마시고 잔 와인의 여운인가 찌뚜둥 하게 하루를 시작했다. 숙소 창밖 풍경은 다시 봐도 질리지가 않았다. 어제 남은 재료로 똑같은 파스타를 해 먹고 셋째 날 일정을 시작했다. 아! 나타도 빠지지 않았다. 포르투에서 나타의 한은 없을 것 같다. 준비를 마치고 포르투 거리로 나갔다. 가장 먼저 향한 곳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맥도널드'라는 별칭이 붙은 포르투의 맥도널드였다. 간판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맥도널드 간판이 이렇게 예쁠 일인가. 단순한 패스트푸드 매장이 아니여 보였다. 안에 들어서자 스테인글라스와 샹들리에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었다. 배만 고팠으면 햄버거를 사서 먹으며 즐기고 싶을 정도였다. 간단하게 구경을 하고 포르투 대성당으로 발길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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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 위에 위치한 포르투 대성당. 대성당에 도착해서 보는 도시 전체의 뷰도 너무 아름다웠다. 광활하게 펼쳐진 뷰는 포르투라는 도시의 또 다른 매력을 주었다. 대성당의 외부 모습은 어느 성당이랑 다르지 않았다. 진가는 내부에서 드러났다. 오랜 세월 고스란히 간직하는 느낌은 주었다. 각 도시에 있는 성당을 많이 돌아다녀보고 느끼는 포르투 대성당의 소감은 작지만 오래된 감성이 남아있는 성당이었다. 포르투 대성당만의 묵직함, 고요함이 매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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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에서 나와 주변 풍경을 여유 부리며 감상을 하다 도루가 강변을 따라 트램을 탈 수 있다 해서 1번 트램 정거장으로 향했다. 나무로 된 고풍스러운 트램은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우리는 종점에서 다시 도루강변으로 돌아오기 위해 왕복티켓을 구매했다. 카드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에 익숙해졌는데 트램 티켓은 종이로 레트로한 감성이 물씬 풍겼다. 출발한 트램은 도시를 가로질렀다. 천천히 움직이는 트램 안에서 포르투의 도시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었다. 낚시하는 사람들, 물놀이하는 아이들 정겨운 시민들의 여유로움이 느껴졌다. 종점에 도착해 다이빙을 하는 아이들을 볼 수 있었다. 엄마가 귀엽기도 하였는지 높은 곳에서 다이빙을 하는 아이에게 박수를 쳐주었다. 근데 갑자기 한 아이가 다가와 영어로 '5유로를 주면 뛰어내려 주겠다'라는 것이다. 나는 바로 알아듣고 엄마를 이끌고 가려했는데 엄마는 계속 아이와 얘기하려 하여 뒤돌고 아이가 한 말을 번역해 주었다. 참.. 귀여웠지만 속물인 아이였다. 여행을 하다 보니 다양한 에피소드가 생기는 것 같다. 종점에서 여유를 즐기다 트램을 타고 도루강으로 천천히 이동했다. 트램을 탈 때는 도시의 속도에 나를 맞긴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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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루강에 도착해 모루공원으로 향했다. 강의 윤슬 너머 멀리서 보이는 나열되어 있는 포트와이너리의 풍경은 마치 색달랐다. 포트와인이 있다는 것만 알고 있었지 '포트'라는 단어가 포르투와 연결된 이유를 한 번에 알 수 있었다. 지나온 시간과 문화가 만들어준 풍경 같이 느껴졌다. 다리 건너 도착한 모루공원. 넓게 펼쳐진 잔디 위로는 연인들이 앉아 서로의 시간을 나누고 있었다. 우리는 그 풍경 너머로 포르투 시내를 강건너에서 바라보았다. 낮을 지붕과 건물들 겹겹이 쌓인 포르투는 한 폭의 그림 같았다. 여행의 감성을 한 것 적셔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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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에서 동루이스강을 즐기고 강변으로 내 벼려와 카페에서 나타와 커피를 한잔했다. 엄마와 이런저런 얘기도 하며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휴식시간을 가졌다. 해가 조금씩 기울고 날이 쌀쌀해져 숙소에서 겉옷을 챙겨 포르투에 와서 포르투 음식과 와인을 안 먹고 가는 것은 아쉬워 'A Bolia'라는 작은 식당으로 향했다. 오픈시간보다 살짝 늦게 도착했는데 이미 테라스 테이블은 만석이었다. 이 가게를 선택한 이유는 테라스에서 동루이스다리를 보기 위해 온 것이었는데.. 아쉬웠다. 점원이 잠깐 기다려 달라고 하는 사이 어느 외국인 신사분께서 자리를 안으로 옮기는 것이었다. 점원한테 자리를 가리키며 여기 앉아도 되냐 마임으로 얘기했더니 씩 웃으시며 된다고 해서 테라스 자리에 앉을 수 있었다. 자리로 움직이면서 외국인 신사분이 잠깐 말을 걸었다. 'so loud'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왜 시끄럽지 알 수 없었지만 잠깐 앉아있는 사이 알 수 있었다. 오토바이소리가 장난 아니었다. 눈은 열고 귀는 닫는 순간이었다. 점원이 다가오고 음식과 맥주, 와인을 주문했다. 와인은 점원이 취향을 물어보고 추천한 것을 주문했는데 너무 맛있었다. 와인 이름을 안 물어본 것이 아쉬울 정도였다. 엄마와 같이 맥주와 와인 한잔을 하며 해가 저가는 동루이스강을 바라보며 먹는 한 끼는 너무 행복했다. 그리고 느리게 흘러가는 듯한 이 밤이 너무나도 완벽했다. 이렇게 포루투에서 마지막 밤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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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투를 여행하면서 매번 줄 서있는 가게를 볼 수 있었다. 구글맵으로 찾아보니 포르투 음식으로 보이지는 않았지만 너무 맛있어 보며 마지막날 체크아웃하기 전에 와서 먹자고 하였다. 이 가게는 비주얼도 너무 이쁘지만 맛도 환상적인 가게여서 너무 추천한다. 프렌치토스트 우리 애 올려진 피스타치오 크림은 부드러운 빵과 함께 먹으면 환상이었다. 포르투에서 꼭 먹어봐야 할 음식으로 꼽혔다. 맛있게 먹고 짐을 가지고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역인 상 벤투역으로 가 마지막여행지인 리스본으로 향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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