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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 화려한 낮과 조용한 밤 사이

6화, 스페인과 포르투갈, 그 사이의 기억들

by 많코

바르셀로나, 화려한 낮과 조용한 밤 사이.


바르셀로나에서의 둘째 날이 밝았다. 오전에는 바르셀로나 관광지를 둘러볼 예정이고 오후에는 고딕지구 야경투어를 예약해 두었다. 오전에는 간단하게 바르셀로나의 관광지를 둘러보기로 했다. 몬주익성 또는 가우디의 첫 번째 작품인 까사비센스를 다녀오는 것이다. 원래는 캄프누를 가고 싶었는데 공사 중이라 포기했다. 둘 중 고민하다 몬주익성은 분수대도 공사 중이라고 해서 가우디 건물을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화려한 색감과 독특한 무늬의 건축물은 동화 속에 온 듯 착각을 일으켰다. 빨간 색감과 노란 국화의 대비도 동화 같은 환상적인 느낌은 잘 살려낸 건물 같았다. 가우디의 이후 건물이랑 다른 느낌을 주었지만 까사비센스에서도 가우디의 천재성이 피부로 느껴졌다. 까사 비센스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한 외국인이 사진을 찍어달라 요청했다. 한국인의 명예를 걸고 열심히 찍어주었다. 외국인은 사진을 확인하더니 'nice photographer'라는 말을 들었다.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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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방문한 곳은 '산 파우 병원'이다. 이름은 병원이라고 해서 별로 기대하고 가지는 않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이쁜 병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산 파우 병원에 입장하지 않았지만 건물을 감상하는 것도 좋았다. 붉은 벽돌과 화려한 타일 장식, 그리고 지붕 위 섬세한 조형물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유리창의 아치형 구조는 왕궁 같은 느낌도 주었다.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는 공간이었다. 챗GPT에게 물어봤을 때 정원을 무료로 들어갈 수 있는 날이 있다고 하였는데 가드에게 물어보니 안 된다고 하였다. 날이 아니었나 보다. 하고 뒤돌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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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파우병원을 뒤로하고 허기져 밥을 먹으러 가기로 하였다. 스페인 오면 먹고 싶었던 칼솟을 먹으러 가기로 하였다. 우리가 방문한 음식점은 '3focs'이다. 칼솟을 먹기위해 엄청 기대하고 갔는데 시즌이 아니라 안됀다 하였다. 점원이 칼솟과 비슷하다며 추천해준 야채구이와 이베리코 스테이크를 주문했다. 진심으로 이 가게 추천이다. 손바닥 만한 버섯이 진짜 맛이있다. 빨간 소스에 찍어 먹으면 쫄깃함과 감칠맛이 장난아니다. 이베이코 고기도 얼마나 부드러운지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엄마도 맛있게 먹었다. 칼솟시즌에 꼭 다시 방문해보고 싶은 음식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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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 소화도 시킬 겸 근처 거리를 걸으며 쇼핑을 하기로 했다. 바르셀로나 특유의 감성이 묻어나는 상점들이 길 따라 쭉 이어져 있었고, 하나하나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우리는 스페인하면 올리브유를 꼭 구매하고 싶어 유명한 기념품 샵인 '라치나타'로 향했다. 다양한 종류의 올리브유 뿐만아니라 올리브유를 활용한 비누, 립밤, 스킨케어 제품들도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점원에게 짧은 영어로 cookimg? salad? 물어보고 샐러드용으로 구매했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선물해줄 올리브유와 립밤을 구매했다. 사고나서 인터넷에 찾아보니 트러플오일도 맛있다 하니 가서 시식해보고 구매해보는 것도 좋을 것같다. 이제 본격적으로 야경투어를 하기 위해 고딕지구로 향할 시간이 되어 슬슬 걸었다. 길을 따라 쭉 내려오니 '라 보케리아' 시장이 나왔다. 슬쩍 구경을 했는데 시간이 늦어서 그런지 문을 닫은 상점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마드리드의 산미구엘 시장이 깔끔하고 인상이 좋았던 것 같았다. 오래동안 걷기도 했고 덥기도 하고 달달한게 땡겨 길가에 있는 젤라또집으로 망서림 없이 들어갔다. 진열되있는 젤라또를 보며 무슨맛을 먹을까 한참고민하다 피스타치오와 치즈카라멜 맛을 선택했다. 스페인 여행하면서 가장 맛있는 젤라또집이였다. 진하고 부드러우며 당을 확 올려주는 맛이였다. 오래동안 걷다가 먹어서 그런지 최고의 맛이였다. 고딕지구는 치안이 좋지 않다고 해서 가방을 챙기며 젤라또를 먹으며 천천히 걸었다.

먹다보니 야경투어 시작할 시간이 되었다. 가이드와 만나 다양한 사람들이랑 걸으며 고딕지구 야경투어가 시작되었다. 이때 반가운 얼굴을 마주했다. 바로 전날 가우디투어를 같이했었던 가족이다. 친화력 만땅인 우리엄마는 먼저 인사를 건냈고 그분들도 우리를 알아보았다. 도란도란 여행이야기를 펼치며 야경투어를 참여 했다. 노을진 골목길은 낮과 전혀다른 분위기를 풍겼다. 가이드 설명을 따라 걸을 수록 이 도시가 품고있는 역사와 이야기가 더욱 깊이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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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드가 안내한 첫번째골목으로 들어왔다. 가이드는 이골목은 바르셀로나사람과 아닌사람을 구분할 수있는 골목이라 하였다. 뒤를 돌으니 '에우날리아'의 작은 동상이 있었다. 기독교 신념을 지키다 순교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이 작은 동상은 그 어린 소녀의 용기와 신념은 기리는 상징이었다. 가이드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바르셀로나 사람이라면 이 골목을 지날 때, 누구나 잠시 걸음을 멈추고 그녀를 기억하곤 해요." 작은 골목에는 오랜 세월 지켜온 기억 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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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성당 주변 향수 촬영을 했던 분수대는 중세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석조 건물들과 바이올린 선율까지 과거의 시간이 멈춘 느낌이었다. 분수대 뒤 아치형 터널은 가우디가 매일 세벽 걷던 길이라고 한다. 가우디의 생애 길을 걸으며 다음장소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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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보니 길이 너무 이뻐 한장 찍었다. 고딕지구는 램브라스거리와 다른 그윽한 분위기가 있다. 램블라스 거리가 활기찬 대로의 매력을 지녔다면, 고딕 지구는 그와 정반대의 분위기였다. 낮게 깔린 조명, 수백 년을 버텨온 건축물들, 그리고 골목에 깃든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깊고 조용한 매력을 만들어냈다.치안이 안좋다 하니 고딕지구를 여행하고 싶다면 투어를 신청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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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경투어에서 가장 이뻤던 골목이다. 골목사이 보이는 바르셀로나 대성당. 이 길은 좁고 고요한 골목을 지나, 점점 더 웅장한 분위기를 자아내기 시작했다. 대성당이 다가오자, 그 거대한 외관이 마치 하늘을 찌를 듯 솟아있었다. 고딕 건축 양식의 대성당은 그 정교함과 웅장함으로 보는 이를 압도했다. 동화 속에서 막 나온 듯한 이 대성당의 외관은 고즈넉하면서도 신비로운 매력을 풍기며, 마음속 깊이 장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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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성당을 떠난 후, '구엘 저택'로 향했다. 구엘 저택은 가우디의 작품 중 하나이다. 구엘 저택은 현대적이면서도 감각적인 매력을 뽐내고 있었다. 가이드 설명을 들으며 가우디의 천재성을 느낄 수 있었다. 가운데 걸려있는 철제 장식은 정교했으며 사생활을 위한 눈높이에 맞추어져 시야를 가리는 철제문 등 다양한 관람요소들이 많았다. 대각선 건물 옥탑방은 공식적인 기록은 없지만 피카소가 살았던 집이라고 한다. 피카소는 무정부 주의자로 구엘저택이 보이는 창문을 가리고 살았다는 야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구엘 저택을 마무리 지으며 야경투어는 끝이났다. 호텔로 들어오며 바르셀로나의 마지막밤이 아쉬워 근처 아시아 식당에서 팟타이를 주문했다. 점원이 카레맛을 추천하길레 놀라며 소이소스로 달라고 했다. 소이소스가 내가 흔이 아는 팟타이 맛일줄 알았다. 근데 짜장면 맛이 나는 거였다. 신기했다. 이렇게 엄마와 맥주한잔을 마시며 바르셀로나에서 마지막 밤이 저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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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포르투로 넘어가기전 시간이 남아 쇼핑을 하기로 하였다. 전날 보았던 옷들이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엄마는 타미힐피거 티셔츠 나는 바르셀로나 유니폼이다. 너무 비싸 이것저것 입어보던 중 굿즈상품인 옛날 유니폼은 재해석한 티셔츠를 골랐다. 너무 이뻐 만족한다. 바르셀로나에서 유니폼을 입고 사진을 남기고 싶어 사오자 마자 갈아입고 바르셀로나 길거리에서 사진 한장 남겼다. 기분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 사진을 마지막으로 포르투로 떠나기 위해 공항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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