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허쪼가리 한장 없이는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니구나
요즘 혼란한 시국으로 인해 시간이 좀 많아지면서 이 넘쳐흐르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까라고 고민을 하다가 부업이 대세라 해서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역시 사람은 다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지라 부업을 하는 방법 중에 선호되는 것은 자신이 시간을 크게 투자하지 않아도 되고 새로운 노력이 덜 드면서도 원래 가지고 있던 것으로 수익을 창출해내는 방법이었다. 물론 세상에 공짜는 없다지만 그래도 효율적으로 수익을 창출하면 좋지 않은가.
대표적인 방법들을 찾아보니
1.블로그 운영을 통한 광고 (애드센스 등)나 블로그가 엄청 커진 상태라면 직접적 홍보까지
2.전자책 판매
등이 있었다. 관련 주제를 다루고 있는 유투브나 글들을 쭉 보았는데 다들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전혀 어렵지 않다. 꾸준히만 하면 된다. 전문지식이 없어도 만들 수 있다 등등 최대한 매력적인 말들로 포장을 하고 있었다. 뭐 이 사람들도 자신들의 부업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수익을 얻는 방법을 택했으니 당연한건가..
아무튼 이렇게 해서 내가 저 중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내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 여태까지 내 삶에서 큰 부분을 차지했던 일, 남들에게는 없는 나만의 강점 등등..
고등학교 때 공부를 통해 좋은 성적을 얻고 의대에 진학해 의사가 되기 직전인데
내가 가진거라고는 공부방법,,? 얄팍한 의학지식,,? 오랜 연애로 숙달된 데이트코스,,?
생각보다 이중에 수익창출과 직결 시킬만한게 많아보이지 않았다. 또한 나에게는 나의 강점을 증명할 만한 사회적 증명물이 하나도 없었다. 여기서 가장 큰 무력감을 느꼈던거 같다
공부방법은 뭐 너무나 추상적이고 글로 아무리 구체적으로 적어봣자 내가 직접 과외를 통해 지도하지 않는 이상 뜬구름 잡는 소리 밖에 안되어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어려울 것 같았고, 과외도 수능공부는 놓은지 5년이 넘은지라 기억이 하나도 안난다.
얄팍한 의학지식,,은 진짜 도움이 하나도 안된다. 괜히 의사들이 힘든 수련과정을 겪는 것이 아니고, 애매한 부정확한 지식을 전달했다가는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간단히 뭐 평소에 열이나거나 기침, 감기등에 걸렸을 때 무슨 질환인지 일반인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는 스키마 등을 만들어 보려 했으나 이걸 누가 보려고 할지, 이걸 돈주고 필요로 할 사람이 있을지도 가늠이 전혀 안된다.
그나마 서울 내에서 다녀본 곳들의 데이트코스가 있겠는데 확실히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인 만큼 레드오션임이 예상이 된다. 그래도 천천히 시간이 날때 여친과 있었던 추억도 살릴겸 제작을 해봐야겠다.
이렇게 부업으로 블로그 운영이나 전자책 출판을 위해 의도치않게 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그 전까지는 나름 의대생이고 사회적으로 생산적인 인력이라고 무의식적으로 자부하고 있었는데 막상 뭘 해보려 하니 내가 가진 생산적인 기술이나 나의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남들이 납득할만한 스펙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굉장히 무기력해지는 느낌이었다.
얼른 면허증을 따고 싶어지는 하루다...
30대가 된 나의 사족)
5년이 지난 지금도 똑같다. 알량한 면허쪼가리 한 장 없는 나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다. 단지 운좋게 이 면허쪼가리 한장으로 돈을 벌며 전공을 살려 환자를 치료했을 때 얻는 보람을 느끼는 기회를 얻긴 하였지만 그 외 본질적인 나는 5년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20대 때에야 막연히 면허를 따고 정형외과를 전공하면 인생이 술술 풀리겠지라고 생각하며 현실에 안주하였고, 10대 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의대를 입학하기만 하면 인생이 술술 풀리겠지.. 30대가 되니 현실은 전혀 아니다.
최근 뒤늦게 읽은 기요사키의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에서 현금흐름 4사분면을 보고 내가 원하는 경제적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왼쪽사분면의 Employee(봉급생활자) / Self employed(자영업자or전문직)이 아닌 오른쪽사분면의 Business owner(사업가) / Investor(투자자) 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 전문직을 가지면 인생이 알아서 모두 술술 풀릴 것이라는 오만하고 안일한 생각을 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내게는 큰 충격이었다.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도 많을 것이다. 특히 내 주변에는 엄청 많다. 마치 대학가면 여자친구 생겨~라는 부모님의 말에 속아 중,고등학교를 공부밖에 모르고 지냈던 것처럼 말이다. 정신을 차리고 정해진 길에서 한발짝 벗어나 주위를 둘러보니 어느 새 나는 30대가 되어 있었고 주변 또래 중에는 굉장히 성공한 사람들도 많았다. 큰 성공이 아니더라도 가정을 이루고, 집을 사고, 애를 낳고 모두들 자신의 인생을 뚜벅뚜벅 이끌어 가고 있었다.
의대에 입학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면허를 따면 어떻게든 되겠지~, 전문의 면허를 따면 어떻게든 되겠지~,,,, 이대로 좁은 세상에 매몰되어 앞만 보고 무식하게 나아갔다면 그 다음 나 자신에게 했을 핑계는 무엇이었을까?
물론 반평생 달려온 길에서 잠시 벗어나는 것은 쉽지는 않을 것이며 엄청난 시행착오 및 노력, 고통이 수반될 것이다. 그러나 힘든 것 버티는 것은 누구보다 자신 있는 나이기에 더 늦기 전에 경제적 자유를 위한 꿈을 이루기 위해 작은 실천부터 해나가야겠다. 일단 부딪히고 보자
40대의 내가 뒤돌아 보았을 때는 30대의 내가 대견해보일 수 있도록
모두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