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우주 동화
얼룩거북은 태어날 때부터 등껍질 한 조각만 파란색이었어요. 그래서 어디를 가든 눈에 띄었죠. 얼룩거북은 자신의 파란색 등껍질 조각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나도 다른 꼬마 거북들처럼
모든 조각이 초록색이면 얼마나 좋을까?’
얼룩거북은 자신이 외톨이 같았어요. 그래서 얼룩거북은 밥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등껍질 안으로 들어가 버렸어요.
어느 날 누군가 얼룩거북의 등껍질을 두드렸어요.
똑똑!!
얼룩거북은 나가지 않았어요.
‘나한테 먼저 와서
등껍질을 두드리는 거북이가 어디 있겠어?
내가 잘못 들었겠지.’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 더 큰 소리가 들리지 않겠어요?
똑, 똑!!
얼룩거북은 마지못해 얼굴을 내밀었어요. 자세히 보니 작은 거북 하나가 큰 눈을 뜨고 얼룩거북을 바라보고 있었어요.
“안녕, 얼룩거북아! 나는 우주거북이야.
포도알을 굴리며 놀다가 너를 발견했지 뭐야.”
얼룩거북은 이렇게 밝은 목소리를 들은 적이 오래되어 당황했지만 대답했어요.
“나는 잠을 자는 중이었어. 안녕 우주거북아.”
우주거북이 환하게 웃으며 말했어요.
“너는 정말 특별한 등껍질을 가졌구나!
나와 친구가 되지 않을래?”
그렇게 얼룩거북은 첫 친구가 생겼어요.
둘은 꽃밭에서 함께 카네이션 향을 맡기도 하고, 함께 민들레 씨를 불며 놀기도 했어요. 둘은 무지 행복했고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죠.
밤이 되고 별빛 아래에서 우주거북이 말했어요.
“얼룩거북아,
개구리 마을을 지나면 우리 같은 꼬마거북들이 많이 있는 연못 놀이터가 있대.
우리 내일 거기에서 놀지 않을래?”
얼룩거북은 망설였어요. 자신의 파란 등껍질 조각이 부끄러웠기 때문에요. 걱정스러운 얼굴을 감추지 못하고 얼룩거북이 말했어요.
“모두들 내 파란 얼룩을 보고 나면
나를 놀림감으로 삼을 거야.
네가 내 파란 등껍질 한 조각을
초록색 물감으로 칠해주지 않을래?”
우주거북은 파란 얼룩이 멋지다 생각했지만, 걱정하는 얼룩거북을 보고 물감을 가져왔어요. 그리고 말했어요.
“나는 너의 파란 얼룩을 지우고 싶지는 않아.
대신 네 등껍질을 다양한 색의 물감으로 꾸며 줄게!
그럼 모두들 너의 등껍질을 보고 멋지다고 할 거야.”
우주거북은 빨간색, 노란색, 초록색 물감을 짜, 얼룩거북의 등을 멋지게 칠해주었어요. 우주거북의 따뜻한 마음이 담겨 얼룩 거북의 등껍질은 무지개색으로 가득 찼어요.
다음 날 얼룩거북과 우주거북은 개구리 마을을 지나 연못 놀이터에 도착했어요. 얼룩거북을 본 꼬마거북들이 부러움에 소리쳤어요.
“우와 너는 정말 멋진 등껍질을 가졌구나.”
“나는 이렇게 색깔이 많은 등껍질은 처음 봐.”
“너는 무지개거북이구나!”
모든 꼬마거북이 얼굴거북의 주위에 몰려들고 관심을 갖자, 우주거북은 이상한 마음이 들었어요.
‘내가 그려준 등껍질인데,
다들 나는 보지도 않고
얼룩거북하고만 친해지고 싶어 하는구나.’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 꼬마 거북이 이야기했어요.
“우리 모두 연못에서 헤엄치며 놀자!”
얼룩거북은 새로운 꼬마 거북 친구들이 생겼다는 사실에 너무 기뻐 재빠르게 연못으로 향했어요.
우주거북은 얼룩거북이 헤엄을 치면 등껍질에 칠해놓은 물감이 지워질까 걱정이 되었어요. 하지만 이미 많은 친구들이 생긴 얼룩거북을 보며 질투가 나 연못에 들어가지 말라고 하지 않았어요.
얼룩거북이 연못에 들어가자 우주거북이 칠해줬던 다양한 빛깔의 물감이 지워졌어요. 얼룩거북 주변의 연못물이 무지개 색이 되었죠. 다른 꼬마 거북들이 물감이 지워진 얼룩거북의 등껍질을 보고 얼룩거북을 놀리기 시작했어요.
“뭐야, 무지개거북이 아니라 얼룩거북이잖아.”
모두들 하하하, 웃었어요.
얼룩거북은 너무 부끄러워 얼른 연못을 나와 숲으로 숨었어요. 그리고 등껍질 안으로 들어갔어요.
우주거북은 연못으로 들어가는 얼룩거북에게 미리 말해주지 못한 게 미안했어요. 모두들 얼룩거북만 멋지다고 해서 속상하긴 했지만 얼룩거북이 상처 입는 건 원치 않았던 거죠.
우주거북은 꼬마거북들에게 가서 말했어요.
“너희들이 놀린 내 친구는 무지개거북은 아니야.
그렇지만 파란 얼룩도 얼마나 멋진데!
파란 얼룩은 우리가 가보지 못한 바다의 색이야.
파란 얼룩을 두려워하는 너네들은 겁쟁이야.”
우주거북 말을 듣자 꼬마 거북들은 얼룩거북에게 미안해졌어요.
살랑살랑 봄바람이 부는 아침, 얼룩거북의 등껍질을 누군가 두드렸어요.
똑똑!
‘나는 이제 정말 혼자야.
나무에서 밤이 떨어졌나 보다.’
근데 다시 한번 더 소리가 났어요.
똑, 똑!!
얼룩거북이 고개를 내놓자 우주거북과 꼬마 거북들이 보였어요. 근데 모두들 전과 달라 보였어요. 모두의 등껍질 조각 하나에 각자만의 색이 칠해져 있었어요. 모두 다른 색의 등껍질 조각을 갖게 된 꼬마 거북들은 함께 포도알을 굴리며 놀았어요. 이제 얼룩거북은 파란색 등껍질 조각이 부끄럽지 않았어요.
우리는 모두 얼룩 거북처럼 파란 등껍질 조각을 갖고 있어. 유난히 마음에 들지 않는 자신의 모습 말이야. 얼룩 거북은 자기 모습을 바꿔서 사랑받지만 아주 잠깐이었지.
스스로 인정하기 싫은 모습을 무리해서 고치기보다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더 용기가 필요한 일인 것 같아. 그래서 마음이 멋진 사람들은 자신의 파란 등껍질 조각에 다가가서 익숙해지려고 하지.
그러다 보면 우주거북처럼 너의 본모습을 좋아해 주고 믿어주는 친구를 만날거야. 물론 너도 얼룩거북을 발견하면 기꺼이 우주거북이 되어주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