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헬리콥터 맘이라구요 ? 내가 ? ?
온라인상의 소통이 너무 발달하다보니 크루즈 후기에 직원들 실명까지 올라온다. 그게 칭찬이면 좋은데 컴플레인이면 당연히 의기소침 해진다.
일단 배에 머무시는 동안 그 손님을 만족 시키지 못했다는 점에 반성하고, 어떻게 하면 더 개선할 수 있었을까를 상의한다. 매주 시나리오를 가지고 롤플레이를 하는 것도 좀 더 나은 서비스를 위한 연습이다.
나는 팀원들에게 항상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라고 한다.
만약 배를 타러 오는 길에 항공사 실수로 짐을 잃어버린 손님이 있다면 그게 우리 잘못은 아니지만 손님의 편의를 위해 항공사와 연락하고 다음 기항지에서 짐을 받을 수 있게 한다.
그일을 내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당연히 화가 날 것이다. 오랜만에 계획하고 온 여행인데 승선 하기도 전에 내 짐을 잃어버리다니 불쾌하기 짝이 없는 시작이다. 옷가지들도 없이 남은 날들을 어떻게 보내지 ?
우리는 간단한 옷가지를 제공하거나 손님이 직접 맘에 드는 옷을 고르도록 하여 나중에 항공사로 영수증 첨부를 하시도록 도와드린다. 그래서 승객들과의 소통에는 절대 교감과 절대 공감이 중요하다.
프론트 데스크에서 이런 여러가지 상황이 있다보니 매니져가 되면서 한가지 버릇이 생겼다. 직원들이 승객들께 무슨말을 어떻게 전달하는지 양쪽 귀를 쫑긋 세워 듣는것이다. 나는 항상 어떤말을 하는가보다, 같은말이라도 어떻게 전달 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금이라도 내 귀에 거슬리는 대화가 있으면 나도 모르게 그 직원 대신 손님들과 얘기를 하고 있는것이었다.
어느날 멕시코 출신 동료 에드가가 진지하게 말을 꺼냈다. 손님들을 웃기고 릴랙스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려 프론트 데스크 앞에서 춤도 추는 낙천적인 친구다.
“유까, 너는 정말 괜찮은 매니져 이지만, 나도 이제 시니어인데 (직원들 계급중 주니어와 시니어 가 있다. 주니어는 신입, 시니어는 3년 이상된 경력직) 나 좀 믿어주면 안될까 ?”
아차,
고객 만족 시키자고, 고객의 일침에 전전긍긍 해서 나는 내 직원들 앞에서 해서는 안된 일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했던 행동들이 자기를 못미더워 하는 것 처럼 보였나보다. 승객 만족이 있기전에 직원들이 만족스러워야, 우리가 하는 말과 행동에서 진심이 우러나와 고객 만족도 시킬수 있다는 내 모토를 거스른 일이었다.
미안했다.
좋은 상사는 직원들의 말을 귀기울여 듣고 직원들에게서 배우며 함께 발전하는 것이라 믿는다.
나는 그 다음부터 프론트 데스크에서 직원들이 응대중에 손님에게 끼어드는 그런 행동은 하지 않는다. 대신, 잘못된 응대법이 들리면 고객이 가고 난 후에 직원을 따로 불러 사무실에서 조용히 얘기한다. “지금 너도 잘 했지만 다음에는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