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점
할머니도 소녀였던 시절이 있었겠지#10
"할머니랑 같이 살면 좋은 점이 뭐야?"
흠.. 좋은 점?
글쎄.. 굳이 이야기해 보자면
엄마가 두 분인 것 같은 느낌?
나는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거든
내가 태어났을 때부터 할머니가 키워주셔서 그런지
엄마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어.
그리고 집에 항상 할머니가 계셔서
배고플 때나 아플 때나 어떤 순간에도 혼자가 아니라
챙겨줄 누군가가 존재한다는 자체만으로
큰 힘이 되는 것 같아.
나 조차도 할머니가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사랑한다는 걸 아니깐
뭔가 그런 거 있잖아..
나보다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랑의 형태가 변하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든다는 게 참 감사해.
아! 그리고 길 가다가 다른 어르신분들이 길을 물어보시거나 뭘 부탁하시면
우리 할머니 생각이 나서 더 친절하고 예의 바르게 대하는 점?
가끔 일을 하거나 다른 모임 같은 곳에서도 그런 게 몸에 배어서 되게 좋게 보시는 분들이 많더라고!
내가 살아온 시간 곳곳에 할머니가 존재하지 않은 적이 거의 없어서
어떤 순간에는 할머니가
친구 같기도 하고, 엄마 같기도 하고, 아빠 같기도 해.
할머니의 존재가 나에게 참 많은 역할을 해주셔서
어쩌면 비어있는 채로 그냥 있었을 부분까지도 채워주셔서
그냥.. 참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