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곡을 왜 하는가.’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해본다.
간단히 작곡을 하는 이유는 ‘나 스스로의 열망이자 표현에 대한 근본적인 욕구’이며 이러한 이유가 나의 인생에서는 크게 작용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특히, 음악이라는 예술은 사물이 아닌 무(無)의 상태에서 작곡가의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과 사유의 결정체로 소리를 통해 작곡가 자신을 알린다. 그 전달과정을 통해 작곡가의 철학, 감정, 생각, 경험 등을 청중은 느끼게 된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작곡의 과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핵폭탄의 원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원자폭탄의 원료인 핵분열 물질로는 보통 우라늄과 플루토늄이 사용된다.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 등이 쉽게 핵분열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원자폭탄의 원리는 평소에는 핵분열 물질을 임계질량보다 작은 덩어리로 나누어 보관하다가 필요시 한 덩어리로 모아 임계질량에 이르게 해 순간적으로 폭발이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여기서 임계질량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물질이 핵연쇄반응을 일으켜 스스로 폭발하게 되는 최소한의 질량을 말한다. 예를 들어, 농축도 93.5%인 우라늄-235의 임계질량은 크기로 따지면 핸드볼공 정도의 크기(약 17cm)에 해당한다. <다음 백과사전>)
자연 상태의 우라늄, 플로토늄을 기술적으로 고농도 추출 후 뇌관을 터트리면 엄청난 에너지를 한순간에 방출한다.
작곡도 위와 같지 않을까. 작곡가의 끊임없는 사유, 독서, 토론, 학습, 경험, 여행 등을 통해 고농도의 지적압축을 하고 어느 날 뇌관을 터트리면 한순간에 폭발하는 핵폭탄처럼 음악은 그렇게 완성이 된다. 너무 유치한 비유라고 생각 들기도 하지만, 나에게는 맞는 말이다. 계속 생각하고 고민하고 어떻게 하면 곡을 잘 쓸 수 있을지 형식, 화성, 선율, 악기를 고민하고 실제 연주를 했을 때 마음에 안 들면 계속해서 고치기를 반복했을 때, 하나의 곡이 완성된다. 그래서, 작곡을 마치게 되면 소리에서 머무는 것이 아닌 내 자신이 된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 말처럼 인내의 쓴 맛에서 그쳤다면 중도의 포기했겠지만 나의 뇌는 달달한 열매의 맛을 이미 알아버렸기에 오늘도 그리고, 내일도 작곡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