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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Dec 14. 2021

우승보다 대표 선수

사회 정치와 생활 정치 : 정당

경선 : 정당에서 국민 선거에 나갈 사람을 뽑는 일.

여당 : 대통령 선거에서 이긴 정당. 

야당 : 대통령 선거에서 진 정당.

당리당략 : 정당의 이익을 얻기 위해 세운 방법.     


자기가 원하는 직업을 얻으려면 관련 자격증을 따거나 팀이나 소속사에 들어가 활동하면서 자기 실력을 보여야 합니다. 그런데 정치인이라는 직업은 관련 자격증이 아예 없고 정치를 가르쳐주는 팀이나 소속사 또한 딱히 없습니다. 정치인이 되는 방법은 정당에 들어가 그곳에서 활동하면서 정치 실력을 쌓고 정치인으로서 인정받는 것뿐입니다. 정당은 정치인을 키우는 곳이면서 정치인이 직접 활동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정당에는 큰 규모의 2개 정당과 여러 작은 정당이 있습니다. 2개의 큰 정당을 좌파와 우파, 진보와 보수로 구분하기도 합니다. 좌파는 주로 국민의 평등을 중요시하며, 우파는 주로 개인의 자유를 중요시합니다. 진보는 변화와 발전을 중요시하며, 보수는 가치 있는 것을 지키는 일을 중요시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좌파 정당이 개인의 자유를 무시하거나, 보수 정당이 사회 발전을 막지는 않습니다. 좌파・우파나 진보・보수는 편을 나누는 적당한 기준 정도로만 생각해도 괜찮습니다.

정당은 학교와 비슷합니다. 학교의 학생과 선생님은 정당의 ‘당원’에 해당합니다. 각 반의 반장은 반 대표로 학교 모임에 참가합니다. 정당에는 각 지역마다 지역 대표가 있으며 그런 사람을 ‘대의원’이라고 합니다. 대의원은 정당의 중요한 모임인 ‘전당대회’에 참가합니다. 학생에게 학생 대표가 있듯 선생님도 선생님 대표가 있습니다. 그런 선생님을 교무부장 선생님이라고 합니다. 선생님을 국회의원이라고 한다면, 교무부장 선생님은 정당 국회의원들의 대표인 ‘원내대표’에 해당합니다. 학생과 선생님을 모두 합친 학교 전체 대표는 교장 선생님입니다. 이런 교장 선생님은 정당 대표인 ‘당대표’에 해당합니다. 조금 복잡하더라도 이 정도는 알아 두어야 뉴스나 인터넷에서 정치 관련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대통령·국회의원·시장 같은 사회 정치인이 되려면 국민 선거에 나가서 이겨야 합니다. 선거는 학교와 학교가 시합을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학교 간에 시합을 하려면 먼저 각 학교 대표 선수를 뽑아야 합니다. 정당에서 대표 선수는 자기 정당의 이름을 걸고 선거에 나갈 ‘후보자’가 됩니다. 정당에서 이런 후보자를 뽑는 것을 ‘경선’이라고 합니다. 경선하는 방법은 정당마다 다릅니다. 모든 학생이 다수결로 뽑는 식으로 하거나 반장 대표만 모여서 뽑는 식으로 하기도 합니다.

정당에 들어가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대표 선수가 되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정당 안에서 많은 활동과 업적을 이뤄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우리나라 거대 정당의 후보자가 된다면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나랏일을 하는 정치인이 되는 과정에서 정당 경선을 통과하는 일은 매우 중요합니다. 경선에서 이긴 사람은 정당에서 많은 도움을 받으며 선거를 치르게 됩니다. 그러나 정당에서 경선을 할 때는 이런 도움 없이 오로지 자기 능력과 업적만 가지고 대결해야 합니다. 본격적인 선거보다 경선이 더 어려울 때도 많습니다. 

정당 후보자가 된 사람은 국민 투표 선거에 나가게 됩니다. 국민 선거는 이긴 사람 1명만 선거에 걸린 모든 것을 가져갑니다. 1등만 정치인이 됩니다. 2등은 아무것도 얻지 못합니다. 대표적인 국민 선거는 대통령 선거·국회의원선거·지방선거가 있습니다.     


대통령 선거는 이긴 쪽 후보와 정당이 정부를 통째로 가져갑니다. 정권 획득이라는 말을 쓰기도 합니다. 후보자는 정부 대표자가 되고 당선된 대통령의 정당은 정부에서 일할 기회, 즉 나랏일을 할 기회를 많이 얻게 됩니다. 정권을 획득한 당을 여당, 그렇지 못한 당을 야당이라고 합니다. 여당과 대통령은 나랏일을 적극적으로 이끄는 정치인이 되며, 야당은 나랏일에 참여하기 어렵습니다. 야당은 정부나 여당이 하는 나랏일을 지적하는 일을 주로 하게 됩니다.

국회의원 선거는 각 지방의 국회의원 모두를 하루 동안 한꺼번에 뽑기에 총선거라고 합니다. 법을 만들고 정부를 감시하는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거는 대통령 선거만큼 정당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일입니다. 국회의원을 많이 얻은 정당일수록 그 정당이 원하는 대로 사회의 법을 만들 수 있습니다. 법을 만드는 일은 사회와 국민에게 큰 영향을 주는 중요한 나랏일입니다. 만약에 ‘음주 운전은 사형’이라는 법이 만들어졌다고 상상해 봅시다. 아무래도 음주 운전 사고가 거의 사라질 것입니다. 대신 술을 만드는 회사나 술을 판매하는 가게 상당수가 망하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어떤 법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사람 생활이 크게 바뀝니다. 아무리 여당이라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야당에게 수적으로 밀리게 되면, 정부와 여당이 진행시키는 법을 국회에서 만들지 못합니다. 대신 여당이 총선거에서 이기면 국회와 정부 모두를 가져가기에 여당의 힘이 더욱 커집니다.

지방에서 나랏일을 하는 시장이나 도지사를 뽑는 지방선거 또한 정당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일입니다. 지방 정치인도 정부와 비슷하게 자기 지역의 살림살이를 맡거나 여러 가지 공권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방 선거에서 이긴 정당은 그 지역에 자기 정당의 영향을 많이 주게 됩니다. 이처럼 정당은 사회 정치인을 만들어 내는 중요한 통로가 되며, 많은 정치인을 만들어 낼수록 정당 또한 큰 힘을 얻게 됩니다. 

‘국민의,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정부’라고 미국 대통령 링컨이 말했던 것처럼, 많은 사람이 사회 정치인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회 정치는 사실 정당 정치를 하고 있습니다. 정당 정치란 정당의 이득을 위한 정치를 말합니다. 정당 정치가 국민을 무시하는 정치는 아닙니다. 국민이 정치인을 직접 뽑는 국민 선거제도가 있는 한, 정당은 국민을 함부로 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당의 주된 관심은 자기 소속 정치인을 많이 만들어 힘이 센 정당이 되는 것입니다. 정당은 이 목적을 위해 당대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일을 만들고 실행합니다. 이것을 ‘당리당략’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당리당략이 국민을 위한 일과 연결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것이 무조건 나쁜 일은 아닙니다. 사람이든 정당이든 자기 이득을 바라고 일하는 것은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정치인이 당리당략에 따라 나랏일을 하면서 국민 생활을 다 책임지고 국민 모두를 잘살게 해 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정당 정치는 정당의 이득을 챙기면서 자기 정당을 지지해주는 국민의 이득을 같이 챙겨가는 정치입니다. 그래서 정당은 절대 선도 아니고 절대 악도 아닙니다. 정당은 국민을 위해 희생하고 봉사하는 단체라기보다 국민과 함께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라고 보는 것이 낫습니다.

그런데 정당 정치를 하는 정치인이 조심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정당의 이득을 위해 국민에게 거짓말을 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정당이나 정치인은 사회 영향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국민에게 일부러 거짓말을 하면 국민은 무조건 심각한 피해를 받습니다. 국민에게 도움이 되지는 못할망정 국민을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정치인을 많이 만들어 큰 힘을 얻기 위해 어렵고 힘든 일도 마다하지 않고 하는 곳이 정당입니다. 그리고 이런 일을 쉽게 만들어 주는 것이 바로 거짓말입니다. 사회 정치인이나 정당이 거짓말만 하지 않아도 상당히 좋은 정치인, 좋은 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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