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느네 Jan 03. 2022

코인 재테크

돈 벌기와 돈 관리 : 암호화폐 재테크

영희는 코인(암호화폐) 재테크로 큰돈을 벌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암호화폐 재테크는 비트코인 같은 디지털 암호화폐를 사고팔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것입니다. 흔히 코인 재테크라고 합니다.

어떤 물건의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나타내려면 물건에 자기 이름을 쓰거나(표시), 자기가 그 물건을 구입한 증거가 되는 영수증을 보관하거나(거래 기록), 그 물건 주인이 자신이라는 것을 보장해 줄 사람(증인)이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폐나 동전 같은 돈에는 자기 이름을 표시하거나 영수증을 붙이기가 어렵습니다. 자신의 모든 돈마다 그 돈이 자기 것임을 확인해 주는 증인을 일일이 둘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생긴 디지털 암호화폐는 이런 일을 해 줍니다.

디지털은 현실 자료를 컴퓨터가 쓸 수 있게 바꾼 것입니다. 종이에 그린 강아지 그림을 스캔하거나 촬영해서 컴퓨터로 다룰 수 있게 만들면, 현실 그림이 디지털로 바뀐 것입니다. 디지털 화폐는 종이나 금속이 아닌 컴퓨터로 쓸 수 있게 만든 돈입니다.

교통카드 ‘티머니’는 교통 서비스를 위해 만든 디지털 화폐입니다. 현실의 돈 만 원을 디지털 화폐인 만 티머니로 바꾸고 지갑 역할을 하는 티머니 카드에 넣어 사용합니다. 현실 돈 만 원은 만 원어치 만큼 무엇이든 살 수 있지만, 디지털 화폐 만 티머니는 만 원어치 교통 서비스 이용에만 쓸 수 있습니다. 같은 돈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줄어들기에 확실히 손해입니다. 그 대신 티머니 화폐를 쓰면 동전과 지폐를 쓸 때보다 대중교통을 훨씬 더 쉽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손해 보는 만큼 편리함을 얻는 셈입니다. 그런데 티머니 카드를 잃어버리면 그것을 다른 사람이 주워서 쓸 수 있습니다. 카드 겉면에 자기 이름을 볼펜으로 써도 별 소용없습니다. 자기 카드를 도둑맞아도 마찬가지입니다. 티머니 카드는 사용하기 편하지만 분실과 도둑 문제를 해결하지 못합니다. 그런데 ‘디지털 암호화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암호화폐는 플라스틱 카드가 아닌 인터넷 로그인 방식으로 돈을 관리합니다. 현실 지폐에 일일이 자기 이름을 쓰고 영수증을 붙여 그 돈 주인이 자신이란 것을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디지털 화폐라서 이런 일이 가능합니다. 자기가 산 디지털 암호화폐에는 ‘자기 이름-영수증’ 내용이 기록됩니다. 게다가 자기 암호화폐에 다른 사람의 이런 내용 또한 기록됩니다.

영희가 암호화폐를 10만 원어치 사고 철수는 암호화폐를 5만 원어치 샀습니다. 영희 암호화폐에는 ‘영희-10만 원 영수증’이 기록됩니다. 그런데 그 내용 밑에 ‘철수-5만 원 영수증’까지 기록됩니다. 같은 암호화폐를 이용하는 사람이 500명이라면 500개의 ‘사람-영수증’ 내용 또한 영희의 암호화폐에 기록됩니다. 이것은 다른 사람의 암호화폐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만약 해커가 ‘영희-10만 원 영수증’ 내용에서 영희 이름을 해커 이름으로 바꾸면 ‘해커-10만 원 영수증’이 됩니다. 그러나 나머지 499명의 암호화폐에는 여전히 ‘영희-10만 원 영수증’이 쓰여 있으므로 해커의 나쁜 짓은 무효가 되어 영희 돈을 가로채지 못합니다. 영희의 디지털 암호화폐는 인터넷으로 거래되며, 돈에 영희 이름이 있고, 영희가 돈을 거래한 영수증이 있으며, 그 암호화폐 모든 이용자가 영희 돈에 관한 내용을 보증합니다. 그래서 암호화폐는 분실되거나 도둑맞지 않는 돈이 됩니다. 

영희 암호화폐에 쓰여있는 ‘영희-10만 원 영수증’ 내용을 하나의 덩어리(블록)로 본다면, 암호화폐 이용자 모두의 이런 내용이 영희 돈 안에서 서로 연결(체인)된 것입니다. 이것을 이용자 모두가 복사해서 나눠 갖습니다. 암호화폐의 이런 기술을 ‘블록체인’ 기술이라고 합니다. 현실 지폐라면 지폐 위에 자기 이름을 쓰는 것조차 버겁겠지만 디지털 화폐는 컴퓨터로 다루는 돈이므로 이런 일이 가능합니다. 

암호화폐에 들어 있는 많은 사람의 돈 정보를 알아내지 못하게 암호화폐는 복잡한 암호가 걸려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암호화폐’라는 말을 씁니다. 현재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여러 가지 암호화폐가 있습니다.

컴퓨터를 쓰다 보면 컴퓨터 바이러스에 걸려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는 것을 예방하려면 가끔 컴퓨터 바이러스 검사를 해야 합니다. 컴퓨터 바이러스 검사가 끝나고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자기 컴퓨터가 안전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로 된 안전한 디지털 돈입니다. 그러나 컴퓨터 바이러스 검사처럼 암호화폐가 문제없이 관리되고 거래되는 것을 검사할 필요가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이런 검사를 해준 사람에게 그 수고비로 일정 암호화폐를 만들어 보상으로 줍니다. 동전이나 지폐와 달리 암호화폐는 이런 식으로 만들어집니다. 광산에서 금이나 은을 열심히 노력해서 채굴하듯, 복잡한 계산과 검사를 열심히 노력해서 해 주면 암호화폐를 얻기에 암호화폐 생산을 ‘채굴’이라고도 부릅니다. 

그런데 암호화폐는 채굴할 수 있는 양, 즉 만들 수 있는 암호화폐 개수가 정해져 있습니다. 정해진 양이 거의 다 만들어지면 더 이상 암호화폐를 만들지 못합니다. 이 세상에서 개수나 양이 미리 정해져 있거나 많이 늘리기 어려운 물건은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거기에 인기가 좋은 물건이라면 더 많은 이익을 얻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이 이런 특징이 있으며 암호화폐 역시 마찬가지라서 재테크 상품이 됩니다.     

주식은 회사 성장을 기준으로 오르고 내립니다. 회사가 망했는대도 주식이 오르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부동산은 사람이 살기 좋은 것을 기준으로 오르고 내립니다. 사람이 이용하기 어려운 부동산이 오르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오르고 내리는 기준으로 삼을만한 것이 딱히 없습니다. 단순히 운 좋게 사려는 사람이 많으면 가격이 오르고 그 반대라면 가격이 내릴 뿐입니다. 2021년 암호화폐 비트코인은 한국 돈으로 3,000만 원~8,000만 원을 오갔습니다. 1년 동안 최대 5,000만 원 차이가 났던 것입니다. 비트코인은 들쭉날쭉하게 가격이 바뀌며 가격이 변하는 정도가 매우 심합니다. 암호화폐 재테크는 주식, 부동산보다 더 큰돈을 빠르게 벌 수 있지만 그만큼 큰돈을 빠르게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재테크입니다.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목표 이익과 목표 손해를 정하는 것입니다. 암호화폐 재테크 역시 적당한 목표를 잡아서 관리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암호화폐는 가격 변동이 너무 심해 적당한 이익과 손해를 목표로 정하면 거래를 지나치게 많이 해야 합니다. 자연스럽게 매우 큰 이익을 목표로 정하게 되므로 손해 목표 또한 크게 정합니다. 이렇게 되면 점점 재테크가 아닌 도박이 됩니다. 애당초 암호화폐 재테크는 변화무쌍한 특징 때문에 정상적인 재테크가 되기 어렵습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시장 고급 정보가 있으면 이익을 상당히 많이 보는 재테크입니다. 그러나 암호화폐 재테크는 막연히 오르내리기에 행운에 의지하는 재테크입니다. 어찌 보면 시장에 참가하는 사람 모두가 공평하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마치 참가하는 사람 모두가 눈을 감고 들판에서 보물 찾기를 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문제는 모두 공평하게 시작하나 보물을 찾는 사람은 극히 적다는 것입니다. 적은 수의 참가자만 보물을 찾고 나머지 사람은 허탕을 치게 됩니다.

암호화폐 재테크는 주식보다 더 큰돈을 벌 수 있기에, 매우 많은 돈을 벌었다는 요란한 소문이 주식보다 더 심합니다. 그만큼 주식보다 더 빠르게 돈을 잃고 퇴장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습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재테크라기보다 복권에 더 가까운 편입니다. 자기 재산 대부분을 걸고 복권을 사는 일은 매우 위험합니다. 복권을 이용할 때는 가급적 적은 돈으로 이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암호화폐 재테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은 재테크 상품이지만 실제 상품으로써 쓸모가 있습니다. 주식은 회사의 주인 자격을 얻고 회사 이득을 나누어 가지는 일에 쓰입니다. 부동산은 건물과 토지로써 사람의 생활에 직접 이용됩니다. 그러나 암호화폐는 안전한 돈으로 쓰려고 만들었지만 실제 돈으로 쓰이는 일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지금 사용하는 화폐로도 충분히 안전하기 때문에 굳이 현실의 돈을 암호화폐로 바꿔서 써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실생활에서 암호화폐를 쓰려면 물건 가격에 여러 가지 암호화폐 가격을 모두 써 놓아야 하며, 수시로 가격을 바꿔 주어야 합니다. 게다가 인터넷이 돼야만 쓸 수 있는 돈이기에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에선 거래를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열쇠 역할을 하는 로그인 아이디와 비밀번호 정보를 잃어버리면 언제든지 자신의 암호화폐 돈을 뺏길 수 있습니다. 암호화폐는 다른 사람에게 도둑맞는 일은 막아 주어도 다른 사람에게 속아 자신이 직접 돈을 넘겨주는 일은 막지 못합니다.      


영희가 다 잃어도 괜찮을 정도의 돈을 가지고 암호화폐 재테크를 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00889360


이전 14화 부동산 재테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