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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느네 Dec 31. 2021

부동산 재테크

돈 벌기와 돈 관리 : 부동산 재테크

영희는 부동산 재테크는 저축상품처럼 안전하면서 주식보다 이익을 많이 주는 재테크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건물이나 땅을 부동산이라고 합니다. 부동산 재테크는 건물이나 땅을 사고팔면서 시세차익을 얻는 것입니다. 

세상에는 가격이 비싼 물건이 있고 싼 물건도 있습니다. 보석・최고급 자동차・명품 옷 같은 비싼 물건을 사치품이라고 합니다. 품질이 매우 좋고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사치품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해 주지만 사치품이 없다고 해서 일상생활에 큰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반대로 일상생활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물건을 생필품이라고 합니다. 생필품 대부분은 사치품보다 가격이 매우 낮습니다. 그런데 세상에는 사치품처럼 매우 비싼 물건이면서 생필품처럼 꼭 필요한 물건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집입니다. 집은 공중에 지을 수 없기에 집을 지을 땅 또한 필요합니다. 이처럼 부동산은 매우 특이한 물건입니다. 사람은 의식주와 청소 문제가 해결돼야 생존합니다. 그러려면 사람에게 집이 꼭 있어야 합니다. 동물과 곤충조차 집을 마련하고 그 안에서 생존합니다. 문제는 이렇게나 중요한 집이 웬만한 사치품보다 훨씬 비싸다는 것입니다. 이런 집을 상품처럼 거래하는 것이 부동산 재테크입니다. 상당히 어려운 재테크입니다.

생활에 필요한 물건은 마트나 인터넷 쇼핑몰에서 거래합니다. 돈을 주고 그 물건을 가져오거나 배달받으면 됩니다. 그런데 집이나 땅은 그 크기가 너무 커서 이런 식으로 거래하지 않습니다. 부동산을 거래하는 방법에는 부동산거래소, 공인중개사 사무소(복덕방), 개인 거래가 있습니다. 부동산은 직접 옮길 수 없기에 땅과 건물은 그대로 두고 주인 이름만 바꾸는 식으로 거래합니다. 어떤 물건을 거래한 증거가 되는 문서를 영수증이라고 합니다. 부동산을 거래하고 그 주인이 바뀌었다면 영수증 같은 거래 증거 문서가 필요합니다. 그런 문서를 ‘등기’라고 합니다. 등기에는 부동산 물건의 설명, 거래 내용, 주인 이름 등 여러 가지 내용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부동산은 크기뿐만 아니라 가격 또한 큽니다. 부동산을 사려면 돈이 부족할 때가 많습니다. 부족한 돈을 마련하는 주된 방법은 은행에서 돈을 빌리는 것입니다. 은행 대출입니다. 때에 따라 다르지만, 은행은 집값의 대략 40~70%까지 돈을 빌려줍니다. 만약 영희가 1억짜리 주택을 사고 싶다면 은행에서 4,000~7,000만 원까지 돈을 빌릴 수 있습니다. 은행 대출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집을 마련할 때는 특별히 대출을 많이 해주는 편입니다. 그 대신 은행은 구입하는 집을 담보로 잡습니다. 담보는 빌린 돈을 갚지 못할 때 은행이 돈 대신 가져가는 물건을 말합니다. 이렇게 자기 집을 걸고 은행에서 빌린 돈을 ‘융자’라고 부릅니다. 대출과 거의 비슷한 말입니다. 집이 아닌 자기 자동차나 저축상품을 걸고 은행에서 융자를 받기도 합니다. 

문제는 돈을 갚는 일입니다. 정해진 기간 동안 빌린 돈과 이자를 매달 은행에 갚아야 합니다. 직장생활을 계속하면서 갚을 돈을 벌어야 하고, 저축이나 주식 같은 재테크를 하기가 어려워집니다. 게다가 취득세, 재산세, 거래세 같은 복잡한 부동산 세금도 내야 합니다. 자기 부동산이 생긴 것은 좋은 일이지만 자기가 감당해야 할 부담 또한 많아집니다. 하지만 자기가 산 부동산 가격이 많이 오르면 그것을 팔아서 이런 손해를 메꾸고 큰 이익을 남길 수도 있습니다.     

1만 원짜리 옷을 1만 천 원에 파는 것과 100만 원짜리 옷을 110만 원에 파는 것은 둘 다 10% 이득을 남기는 일입니다. 그러나 실제 이익의 차이는 각각 천 원과 십만 원으로 서로 다릅니다. 이처럼 주로 비싼 물건일수록 시세차익이 큰 편입니다. 부동산은 비싼 물건 중에서도 특히 비싸므로 운이 좋다면 큰돈을 시세차익으로 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70%가 산이라서 사람이 생활할 수 있는 땅이 적은 편입니다. 그에 반해 사람이 빽빽이 모여있는 정도는 세계 13위로 굉장히 높습니다. 우리나라는 땅과 건물이 부족한 편이라서 부동산은 꾸준히 인기 있는 물건입니다. 이처럼 부동산 재테크는 망할 위험이 적고 이익이 상당히 좋은 재테크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부동산 재테크가 무조건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 대부분이 장사가 잘된다고 해서 우리 회사도 무조건 장사가 잘되는 것은 아니듯, 모든 부동산 물건이 항상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가격이 떨어지는 부동산도 상당히 많습니다. 부동산 거래는 이득이 큰 만큼 손해 또한 크기에 상당히 위험이 있는 재테크입니다.

부동산은 가격이 매우 비싼 만큼 거래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기가 많은 돈을 들여 산 부동산이 오랫동안 가격이 오르지 않고 팔리지도 않으면 이익이 되는 다른 재테크를 못 하게 됩니다. 이런 것을 “돈이 묶였다”라고 말합니다. 자기 부동산을 주변 부동산 가격보다 훨씬 비싸게 내놓으면 거의 사지 않습니다. 반대로 자기 부동산을 주변보다 훨씬 싸게 내놓으면 잘 팔립니다. 그만큼 부동산 거래로 큰 이익을 얻는 것은 만만치 않은 일입니다. 

부동산을 사려고 은행에서 대출을 많이 받을수록 내야 하는 이자가 굉장히 많습니다. 영희가 부동산을 사려고 주택 융자로 1억을 이자율 3%로 은행에서 5년 동안 빌렸다면 갚아야 할 이자만 모두 780만 원입니다. 굉장히 큰돈입니다. 영희는 5년 동안 매달 180만 원을 은행에 내야만 갚아야 할 돈 1억 780만 원을 해결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 재테크로 많은 이득을 얻으려면 자기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져야 합니다. 인기 있는 부동산을 사고 그것이 더 인기 있는 부동산이 되면 되팔아 많은 이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번 인기를 얻은 부동산은 앞으로도 계속 인기 있는 부동산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대신 경쟁이 심한 부동산을 사야 하므로 매우 많은 돈이 필요합니다. 매우 어려운 방법입니다. 인기 없는 부동산을 사고 그것이 나중에 큰 인기를 얻으면 되파는 방법도 있습니다. 주변에 사람이 없거나 사람이 살고 싶지 않은 싼 부동산을 사고, 시간이 흘러 그 주변에 사람이 많아지고 사람이 살고 싶은 비싼 부동산으로 바뀌면 그때 파는 것입니다.

사람이 더 많은 곳은 시골보다 도시입니다. 그리고 사람이 살고 싶은 곳은 생활하기 편리한 곳(시장・교통)이거나, 재밌는 곳(문화시설・공원)이거나, 개인의 발전이 기대되는 곳(학교・학원・기업)입니다. 이렇게 생활에 필요한 여러 시설을 ‘인프라(infra)’라고 합니다. 자기 부동산 근처가 시골에서 도시로 바뀌거나 나쁜 인프라에서 좋은 인프라로 바뀌면 인기 없는 부동산에서 인기 있는 부동산으로 바뀝니다. 이것을 이용하면 부동산 재테크로 큰돈을 벌 수 있습니다. 도시가 새로 만들어지거나(신도시), 매우 낡은 지역을 새롭게 바꾼다거나(재개발), 어떤 지역에 회사나 국가 기관이 대규모로 들어올 때(기업・기관 유치) 이런 일이 주로 생깁니다. 

문제는 보통 사람은 이런 부동산 개발 정보를 미리 알기 어려워 큰 이득이 되는 부동산을 사기가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정치인·정부 기관·공공기업은 신도시나 재개발과 관계있는 일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만큼 정치인·공무원·공공기업 직원은 부동산 재테크로 많은 이익을 얻기 쉬운 위치에 있습니다. 그 사람들은 부동산 개발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으므로 좋은 부동산을 미리 사서 나중에 비싸게 팔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원래 부동산 주인이 얻어야 할 이득을 그 사람들이 빼앗은 셈이 됩니다. 정부와 시민은 그런 사람들의 부동산 재테크를 감시하고 고발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정보가 없는 사람은 적당한 부동산을 사서 나중에 오르기를 바라는 수밖에 없습니다. 아직 인기를 얻지 못한 수많은 부동산 중에서 앞으로 인기를 많이 얻을만한 부동산을 골라내는 일은 수많은 복권 중에서 당첨 복권을 뽑는 것처럼 어려운 일입니다. 이렇게나 어려운 부동산 재테크를 안전하게 큰돈을 버는 재테크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만 19세 성인이 되면 본격적으로 자기 인생을 조금씩 꾸려나가게 됩니다.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30대 사회 초년생일 땐 자기 재산이 부족하고 직업으로 버는 돈도 적습니다. 집을 살 수 없기에 다른 사람의 집을 빌려 써야 합니다. 매달 집세를 내고 살면서(월세) 작은 집을 목표로 두고 점점 돈을 모아야 합니다. 집 가격의 절반 정도는 융자받을 수 있으므로 작은 집 가격의 절반 금액을 직장 수입과 안전한 재테크로 모으는 것이 중요합니다. 월세나 은행 대출금을 계속 내면 자기 돈이 줄어들지만, 은행 대출을 모두 갚으면 자기 집이 생기는 반면 월세는 따로 생기는 것이 없습니다. 은행 대출 갚는 일은 이자를 받지 않고 낸다는 점만 다를 뿐 사실상 저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젊은 시절에 최대한 빨리 월세 생활을 그만두고 작은 집이라도 자기 집 생활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집을 산 뒤에 은행 대출과 이자를 갚아 나가면서 집값이 상당히 올랐다면 적당한 시기에 자기 집을 팔고 조금 더 큰 집으로 이사를 합니다. 이것을 반복하는 것이 현실적인 부동산 재테크입니다. 부동산 재테크는 급하게 무리해서 하면 너무나 어려운 재테크입니다. 그 대신 자기 평생에 걸쳐 천천히 하는 재테크로 여긴다면 할 만한 재테크가 됩니다. 

주식이나 부동산처럼 손해를 볼 수 있는 재테크는 자기 선택으로 인해 결과가 나쁘면 실패를 인정하고 손해를 줄이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가 생각한 대로 미래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잘못이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 선택이 좋지 않았음을 인정하지 않고 고집을 계속 부리는 것은 잘못입니다. 재테크로 돈을 잃었음에도 하던 재테크를 무리하게 계속하면 인생이 망할 수도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은 대출을 받아서 하는 재테크이므로 위험을 감당하기 매우 어려운 편입니다. 부동산 재테크를 쉽게 생각하거나 함부로 대하면 안 됩니다. 

부동산은 재테크이면서 사람의 생존 문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청소년이나 청년에게 부동산은 재테크보다 ‘내 집 마련’이라는 막막한 문제로 다가올 것입니다. 사람에게 보금자리는 꼭 필요하기에 이 문제는 어렵지만 피해 갈 수는 없는, 누구나 풀어야만 하는 문제입니다. 부동산 문제는 집이 없는 사람이나 집이 있는 사람이나 항상 고민해야 하는 평생의 문젯거리입니다. 두렵더라도 포기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 당장은 막막하더라도 세상에 있는 수많은 집 중에서 영희 자신의 집이 언젠가는 생길 것입니다. 그리고 살면서 이사 몇 번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부동산 재테크가 되면서 상당한 이익을 볼 때도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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