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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함께 살아가는 법

막막할수록 나를 덜 몰아붙이기.

by 감정의 기록

'이번엔 꼭 합격해야 돼'

'나 진짜 열심히 했는데...'

'진짜 잘하자, 제발...'


절박함이 커질수록 불안은 더 가까이 다가왔다.

머릿속으론 '괜찮아, 괜찮아'를 반복하지만,

마음은 오히려 나를 더 몰아붙였다.

그래서 중요한 순간마다 난 늘 초조했고,

그 끝은 대체로 좋지 않았다.

결과가 무너지면 나는 나를 탓했고,

불안은 더 무서운 존재가 되었다.


왜 그랬을까.

조금만 속도를 맞출 수 있었다면,

불안을 끌어안고 나아갈 수도 있었을 텐데...


삶이 무너지는 순간, 막막함은 거침없이 밀려온다.

바깥세상은 늘 아무 일도 없다는 듯 돌아가는데,

나에게만 어둠이 드리워진다.


"괜찮아. 다시 하면 되지."

"뭐 어때, 다른 거 해."


주변의 위로는 한없이 가볍게 들리고,

무너지는 감정과 현실을 감당하는 사람은 결국 나뿐이다.


하지만 사실, 이런 순간에 필요한 건 조급함이 아니다.

'그래, 다시 하면 돼.'

'맞아, 다른 길도 열려 있지.'

이렇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 자신의 힘이다.


오늘은 그저, 다시 일어서려는 나를 칭찬하면 된다.

잘하지 못해도, 멈추지 않은 나를 칭찬하면 된다.

누군가의 응원을 빌려 잠시 기대도 괜찮다.

결국 앞으로 나아가는 힘은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니라, 내 의지이니까.


막막함은 사람을 작게 만든다.

하지만 그 막막함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다.

그것을 딛고 일어서는 사람만이 더 먼 곳으로 나아갈 수 있다.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이력들,

한 번에 성공했다고 여기는 경험들 뒤에도

수없이 넘어졌던 시간이 숨어 있을 것이다.

나는 그 당연함의 그림자에 무너졌고,

점점 작은 웅덩이 속으로 숨어들었지만

분명한 건 하나다. 당연한 건 없다.


사람마다 속도도 다르고, 꽃이 피는 시기도 다르다.


그러니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울 힘을 키우자.

막막함은 직진만 하지 않는다.

때로는 길 앞에서 멈춰 서게 하고,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이끌기도 한다.


그러니, 막막함에 나를 내맡기며 두려워하지 말자.

이 길이 끝이 아니다.

그 사실 하나만 기억해도, 우리는 다시 걸어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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