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빼기 / Subtract One

아들아 사랑해! love you Son!

by 천혜경

짧은 인생의 경험 속에서 느낀 것은 나라마다 특이한 그 나라만의 냄새가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어디를 가든지 가는 곳곳마다 누군가 향수를 뿌리는 것처럼 은은한 향수가 많이 났다.


내 마음이 행복해서일까!


센토사나 가든공원에 있는 작은 동산을 오를 때면 처음 보는 나무들이 너무 많았다.

특히 반얀 나무는 뻗어 나온 가지 일부가 무게로 휘어져 땅에 닿으면, 그 부분에서 뿌리가 나와 원래 있었던 큰 나무와 이어진 자목으로 자라나서 계속 여러 나무 가지들이 뭉쳐 굵게 자라는 것이 정말 멋졌다.


며칠 동안 짙은 초록의 나라에서 우리 부부는 아이들과 할머니와 함께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이제는 남편과 함께 모든 일을 의논하고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 얼마나 행복하고 마음이 안정이 되었는지 모른다.

제대로 아이들을 돌보고, 둘이 맘껏 기도하고, 시원한 향수 냄새나는 도시를 거닐며 마음이 많이 풀렸다.

아무리 힘들어도 이제는 가족이 함께 있으니 어떤 상황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 부부는 아기 둘과 할머니를 모시고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탔다.


온 가족과 행복한 비행을 할 수 있는 것이
내겐 또 하나의 기적이었다.


그러나 한국에 도착한 첫날부터 아들은 설사를 시작했다.

바로 큰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점점 아들의 설사가 길어지니 아들이 점점 약해졌다.

싱가포르로 돌아가야 할 날자가 점점 다가오는데, 아들이 조금씩 좋아지고 있었지만 내 마음은 조마조마했다.


아들은 태어나서 조금 지나자마자부터 설사와 아메바성 이질로 아팠었다.

그리고 분유가 없어서 소뼈나 양뼈를 고아서 우유를 만들어 먹여야 했던 상황들이 어린 아들을 자꾸 아프게 한 것 같다고 생각하여 늘 미안했다.

어쩌면 이렇게 아픈 아이를 최선을 다해 안전하게 돌보는 게 맞을 것 같아 모든 계획을 포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우리의 상황을 지켜보시던 어머니와 할머니께서 다시 내게 이야기를 하셨다.


" 딸아! 이렇게 자꾸 힘든 상황이 되니 네 마음이 많이 힘들겠다. 그래도 이번에는 그래도 몇 년 전 네 딸을 두고 가야 했던 그때보다 훨씬 나은 상황인 것 같다. 일단 싱가포르라는 나라에 간다는 것이 정말 마음이 편하다. 할머니에게 듣자니 그곳이 참 좋은 나라라고 하시더라. 이번에도 네가 6개월 동안 훈련받을 동안 내가 네 아들을 돌보고 있을 테니 내 곁에 두고 가거라. 마침 네 아들이 할머니를 잘 따르니 그리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한국에서 잘 돌보면 네 아들도 건강해질 것이다.

그리고 네가 마칠 때에는 네가 오던지 우리가 네 아들을 데려 다 줄게"


아! 이것도 하나님의 하나 빼기 전법인가?
무엇을 위해서일까?



이번에는 울지 않았다.

반드시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믿게 되었다.

딸 만 데리고 싱가포르로 가는 것 이기에, 안전한 한국에 아들을 잠시 맡길 수 있는 것에 얼마나 감사했다.


3개월 된 딸을 한국에 두고 파키스탄으로 가는 비행기를 눈물 펑펑 흘리며 탄지 2년 만에 이번에는 아들을 두고 싱가포르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하나 빼기 게임을 진행하고 계신 하나님의 우리 가족을 향한 계속을 기대하게 되었다.


파키스탄에서 남자어른을 만날 때마다 무서워했던 딸이었기에 딸과 아빠와 잘 적응하는 시간을 주시려고 했는지도 모른다. 또 자주 떨어져야 했던 우리 부부에게도 서로가 떨어져 살았던 공백을 조금 여유 있게 채우도록 돕기 위한 것 같았다.

비로소 우리를 돕기 위해 하나 빼기 계획을 진행하시는 하나님의 뜻이 이해가 되는 듯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우리 세명은 여름휴가로 가족여행을 떠나는 여느 가족처럼 행복하게 웃으며 싱가포르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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