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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a Jan 23. 2024

라나와 일곱 난쟁이

갑자기 든든한 동생들이 많아진 나는 행복한 여자

"언니 이야기 들으니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 이야기 듣는 것 같아요~"

같이 대화를 나누던 윤영이 하는 소리다. 

"그게 무슨 뜻이야?" 

뜬금없는 백설공주 이야기에 무슨 뜻으로 그녀가 말한 건지 궁금했다

"라나언니를 가까이서 챙기는 일곱 난쟁이들 같다고요"

"그런가?"


그녀 말을 듣고 생각해 보니 최근에 듬직한 동생들이 많이 생겼다. 친동생 하나를 잃고 얻게 된 가족 같은 동생들이다. 잃어버린 나의 동생은 어린 시절 가족이 깨어지면서 생존을 위해 내 몸 하나 겨우 건사하던 힘든 시기를 각자 거치면서 그냥 그렇게 되었다. 다른 가족들에게 피해를 입히지는 않지만 관심도 없는 현대의 각자도생사회에서 각자도생 가족이 되었다.  그러다 평소 좋아하던 음악덕에 취미가 같은 동생들을 알게 되었다. 동생이라고 하기에는 다들 마흔 넘어서 존댓말을 해야 할 것 같은 성인들이지만 좋아하는 취미영역 내에서 그들은 아직 십 대 청년들과 다들 바 없다. 그런 그들 모임에 여자는 나 혼자이다. 그래서일까 그들은 혼자뿐인 나를 츤데레처럼 챙긴다. 나이가 마흔 중반을 넘긴 그들이 나를 '누나, 누라' 하고 부르면서 다가오면 평소 반말을 할 줄 모르는 나도 "그래, 동혁아" 하고 대답하게 된다. 


우리에게는 음악을 좋아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히나 락과 헤비메탈 광팬들이다. 그래서 좋아하는 밴드의 공연을 보러 지역인 대구뿐만 아니라 부산으로 서울로 돌아다니곤 하는데 지난주에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서울에서 공연이 있었다. 새해 첫 공연이라 지난해와는 다른 레퍼토리로 공연이 짜였고 다들 새로운 곡들이 소개가 될 때마다 신나게 따라 부르고 자리에서 방방 뛰었다. 때마침 내리는 함박눈에 눈 보기 힘든 영덕에서 올라온 수진이네 아이들은 신나는 강아지 마냥 이리 저리로 뛰어다녔다. 


"용인집 주소 카톡으로 보낼게, 눈이 많이 오니까 운전 조심하고~"

라고 말하자 다음날 각자의 집으로 내려가기 전 용인에서 일 박을 하기 위해서 이동하기 시작했다. 달리는 차 앞 유리에 작은 흰 눈꽃이 흩뿌드려 진다. 


집에는 공연에 참석하기 전 장보기를 해서 먹을 것들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동혁이네랑 수진이네가 같은 집에서 취미 생활을 하면서도 한 방을 쓰게 된 것은 우리 집에 와서 모두 처음이다. 그래서인지 시간을 밤새 이야기하는 그들과의 대화가 끊이지 않는다. 


같이 먹고 같이 살면 것은 가족이다. 돌고 돌아서 이렇게 만나면 한 가족이 되고

그렇게 일곱 난쟁이가 라나 옆으로 모여들았다.












#백설공주 #백성공주와일곱난장이 #동생들 #츤데레 #목표달성경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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