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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ana Jan 15. 2024

배우며 사랑하며 도전하며

공부하다 만난 우리, 이제 새로운 도전을 합니다.


마흔이 되고 오십을 넘기니 주변에 공부하는 사람이 없다.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사람도 없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나는 혼자라 쑥스럽더라도 해야만 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혼자가 되었다.






나이 마흔에 미국유학을 결정하고 석사 수료 후 다시 돌아온 대구는 내가 그동안 노력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에 머무르고 있다는 느낌을 주었다. 미국에서 이제 입에 익숙해지기 시작한 영어도 한국어만 하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보니 하루가 다르게 퇴보하고 있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여러 영어모임을 찾아다녔다. 여러 실패를 거치면서 정착한 곳이 대구토스트마스터즈였고 그곳에서 신나게 한 2년을 보냈던 것 같다.


토스트마스터즈란 1924년 미국에서 설립된 비영리단체로서 커뮤니케이션과 리더십 기술을 함양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모임으로 현재 143개국에 16,800개 이상의 모임이 있으며 전 세계 회원수는 358,000명 이상이라고 한다. 그중 우리나라는 74개의 모임이 열리고 있으며 회원수는 현재 1,667명이다. 토스트마스터즈 매뉴얼에 따라서 준비된 연설, 즉흥연설 시간이 있고 오늘의 연설자의 연설에 대한 평가가 이어진다.


그리고는 운 좋게 대구재즈싱어스를 알게 되어 2년간 재즈와 함께 했다. 페이스북 인공지능에 의해서 알게 되었는데 이 모임은 세계적 명성을 가진 요한 로즈가 이끌고 있다. 그는 네덜란드에서 25년 동안 명문대학 합창단을 이끌고 음악감독으로 네덜란드와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사람인데 2004년 한국에 합창단을 이끌고 왔을 때 통역해 준 지금의 부인을 만나 대구에 정착하게 된 사람이다. 일 년의 절반은 해외에서 나머지 반은 대구에서 보내면서 재즈합창단을 이끌고 있는데 내가 알토로 참여하게 되면서 재즈의 위트와 익살스러움을 배우면서 즐거움을 흠뻑 가졌었다.


지금은 위대한 경영자라는 목표달성 경영자를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단법인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현대 경영의 아버지인 피터 드러커의 경영이론을 함께 공부하는 모임인데 이곳에는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열정적인 사람들이 자신의 업을 통해 사회에 공헌하기 위해 모여있다. 자신의 업으로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려는 이들과 함께하면서 혼자라는 생각이 줄어든다. 우리는 평소에는 자신이 속한 곳에서 일하고 공부하다가 경영철학을 공부하는 사람들 워크숍 모임 등에서 만나 서로를 응원하고 다독인다.     


어쩌다 코칭을 만나게 되었다. 지금 보면 결과적으로 내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할 것이다. 이것을 통해 그와 연결되었다고 볼 수 있으니까.


처음에는 나랑은 관계없는 분야라고 생각했었다. 왜냐면 코칭은 강의를 계속하거나 강사로 활동하는 사람들에게 맞는 분야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공직이라는 본업이 있고 겸직을 허용하지 않는 내부규정 때문에 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래서 수업도 대충 들었는데 듣다 보니 코칭은 사람의 마음을 여는 도구였다. 상대방의 에너지를 상승시켜서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러 일으키는 건데 이를 일상생활에서 활용하게 되면 타인과의 관계 맺음에서 상당한 우위를 점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작에 알아서 공직사회에서 사용했었더라면 생산적인 관계를 만들어 주변에 영향력도 미치면서 분명 지금보다 더 나은 자리에 갔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러나 지난 과거를 생각해서 무엇하랴.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내 도구로 만들어서 내 삶에 반영해야겠다고 다짐했고 우선 인증코치가 되어야겠다 생각했다.


코칭인증코치는 KAC(Korea Associate Coach)부터 시작하는데 당시는 코로나로 온라인 수업만 했었다. 그러다가 오프모임을 하게 되었는데 그곳에 그가 있었다. 이미 그는 대학원에서 코칭을 부전공으로 공부한 사람인데 자신의 사업에만 적용할 생각이었기에 인증코치가 되는 것에 대한 생각이 없었다가 최근에 생각이 바뀌면서 시험을 응시한 상태였다. 코칭이 뭔지도 모르는 내가 여러 가지 궁금한 것을 물었고 그는 그 많은 질문에 인상 찡그리는 법 없이 친절하게 대답해 주었다. 그와의 대화는 장소를 바꿔서도 계속되었다. 그리고 그는 나를 보내주려 하지 않았다. 처음 만난 그날 저녁 늦게까지 대화하고 식사하고 차 마시고 그리고 그는 나를 서울에서 대구까지 데려다주었다.


위대한 경영자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도 배움과 성장에 관심 있는 사람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혼자 공부하는 것은 재미가 덜하니까. 그리고 취미나 성향이 같아야 무엇을 하든 간에 지속적으로 어울릴 수 있다고 생각했으니까. 그런데 그가 그러하다. 코칭은 물론 NLP(Neuro Linguistic Programming)를 공부했고 책을 좋아해서 철학에서부터(가장 좋아하는 사람은 노자라고 한다) 최근 경영도서까지 두루두루 읽고 있었다. 그러니 이야기를 하면 흥미나 관심사항이 비슷하니 재미가 있다. 그도 자신의 말에 눈을 반짝이며 듣고 있는 내가 신기했다고 한다. 그래서 만나지 1시간도 안되어서 자신의 사람으로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한다.             


장거리 연애라 주말밖에 만날 시간이 없다. 그 먼 거리를 내려와 대구에 오면 다시 우리는 부산으로 광주로 울산으로 같이 돌아다닌다. 데이트를 위해서라기보다 평소 자기 계발에 관심 많은 나의 주말은 언제나 관련된 일정들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에 함께 있으려면 같이 돌아다녀야 했다. 그런데 그는 불평이 없다. "이번주말은 일정이 어떻게 돼요?"라고 항상 묻는 그는 주말을 활용한 나의 모임에 당연하다는 듯이 참여하고 있다. 나의 지인, 친구들을 오래된 친구처럼 자연스럽게 만나는 그를 지인들도 자연스럽게 인사하고 대화 나누는 것을 보면서 이렇게 내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사람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 만난 날부터 지금까지 1년 4개월을 한 주도 빠지기 않고 만나고 있다. 그러다가 최근에 3주는 못 만났었지. 우리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올 초 위대한 경영자의 '경영이란 무엇인가' 첫 강의를 우리 모임에서 경영에 대한 기초를 만드는 영이 했었다. 그때 영이 질문했다. 세상의 여러 일 중에 선택을 내려야 할 때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할지 아니면 좋아하는 일, 잘하는 일, 해야 하는 일을 해야 할지 그 기준은 무엇인가를. 이어서 그는 선택하기 전에 '성과가 나오는지'를 확인하라 했다. 왜냐면 좋아하는 일도 성과가 안 나오면 싫어지고 싫어하는 일도 성과가 나오면 좋아지기 때문에 무언가를 선택하기 전에 성과가 나오는 일인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필수라는 것이다.


최근 인사에서 상사의 이중적 태도로 배신감과 함께 그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상사와 동료에 대한 잃어버린 신뢰가 조직 전체를 바라보는 내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서 한시도 이곳에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동안 집단주의적 사고에서 벗어나는 개인의 독창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것 그래서 나쁜 것으로 취부 하던 조직문화에 대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미련이라는 가느다란 끈이 끊어진 느낌이다.


모든 인간은 돌연변이라는 것을 기억하자. 개성 없는 사람처럼 매력 없는 사람이 또 있으랴. 인간의 가치는 사실 개성이라고 했다. '남을 모방하는 것은 자기 길이 아닙니다'라고 이어령 선생님이 말씀하셨다. 그러니 내가 가지고 있는 개성을 소중히 여기자. 내 개성이 존중받고 주도적으로 살기 위해서 휴직을 통해 새로운 캐리어에 도전하기로 했다. 막연하게 2025년부터 새로운 캐리어로 다른 인생을 살아보자고 생각했던 것이 실제로 다가왔다.


어쩌면 내가 미련스럽게 지금 자리에 머물러 있어서 운명이 '내가 이 정도까지 해야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겠니!' 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 무엇인가를 하기 전에 반드시 버리는 작업이 필요하다. 내가 철밥통을 버리려는 이유는 지속성장을 원하기 때문이다.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한다는 것은 혁신을 계획하는 것의 두 배의 자원과 시간이 필요하다. 도전하기 전에 몸을 가볍게 비워서 다시 채워야 한다.  


인생에 있어서 중요한 결정이다. 그렇기에 버리는 데는 신중함이 필요하고 다음 두 가지에 답을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물리적으로 버렸는가 그리고 심리적으로도 완전히 버렸는가? 만약 확실하지 않다면 분리수거하는 방식을 택해야 한다. 휴직이 그런 의미이다. 왜냐면 중요한 것일수록 버릴 때 시차를 두어야 하며 이 과정을 거쳐야만 미련조차도 없어지기 때문이다.




미련조차 남기지 말아야 후회가 없다. 뒤돌아보지 말자. 이제 강을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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