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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마르트르의연어

은은한 수박향의 연어

#연어

1년에 한 번 잇따라 돌아온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연어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큰 어류 중에 속한다. 연어는 횟감으로도, 구이용으로도 인기가 많은 생선이다. 조금 색다르게 훈제를 한다 던 지 또는 각종 허브들과 함께 염장을 함으로써 또 다른 맛을 표현할 수가 있다. 요즈음은 간장 양념에 재어 놓은 연어 장 같은 것이 한창 유행하기도 한다. 연어 알 또한 인기 있는 식재료인데 덮밥에 올려 감초 역할을 하기도 하고 양식 요리에서는 차가운 애피타이저에 훌륭한 가니쉬가 되기도 한다.

신선한 연어의 살은 선홍 빛을 띠고 은은한 수박 향이 난다. 내가 처음 연어를 만나본 기억은 20살 초 때에, 지금은 이름이 스위스 호텔로 바뀐 힐튼 호텔에서 실습을 할 때이다. 우리 집안은 해산물을 싫어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인해 생선 메뉴들이 반찬으로 나오는 일이 굉장히 적었다. 생선회를 먹어 본 것도 포항 군대에 있을 적 첫 외출 때 선임들이 사준 것이 처음이었을 정도로 생선은 내게 굉장히 멀고도 먼 음식이었다. 지금도 나는 회를 잘 즐기지 못하지만 그래도 그나마 유일하게 좋아하는 게 바로 연어이다.

실습생 시절은 단순 작업과 정리의 반복이었다. 내가 있었던 부쳐 주방에서는 고기의 손질뿐만 아니라 훈제 연어나 소시지까지 만들었었는데 연어의 가시를 뽑거나 생선의 비늘을 벗기는 잔일은 실습생들의 몫이었다. 먹지도 못하는데 손질하는 것이 즐거울 리가 없었다, 1미터가량의 연어의 뼈와 살을 분리하고 가시를 뽑는 과정은 생각보다 고역이었던 기억이 난다. 배우는 즐거움은 컸으나 생선을 만지는 것은 그냥 싫기만 했었다. 한참 위의 선배님이 싦 어만 하지 말고 그 연어 향부터 맡아보고 먹어보며 공부를 하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붉은빛의 연어의 속살은 반짝이는 비늘과는 다르게 설레는 은은한 수박 향이 났다. 

지금은 사라진 장병동 셰프님의 ‘몽마르트르 서울’이라는 레스토랑이 있었다. 살짝 훈연한 몽마르트르 서울의 연어는 따뜻한 훈연 향을 머금고 있었고 쫄깃하게 들어와 부드럽게 씹히는 육 고기와는 다른 풍부함이 느껴졌다. 곁들여 먹은 사과와 양파, 생강 폼은 더하면 아직까지도 내가 그리워하는 연어의 참된 맛이다. 그즈음부터 연어는 내 최고의 식재료 중 하나가 되었다. 

연어가 내 베스트가 된 계기는 또 하나 있다. 2014년 BOCUSE D’OR 요리대회의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했을 때다. 상하이에서 열리던 아시아 예선전이었는데 생선요리와 육류요리를 15인분 씩 만드는 세계에서 제일 어렵고 권위 있는 요리대회이다. 이때의 생선 메뉴가 바로 연어였다. 한국은 대체적으로 유럽권 식자재의 유입이 쉽지 않은 경향이 있는데, 연어는 그 당시에도 한국에서 손쉽게 구할 수가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고 또 내가 좋아하는 생선이었던지라 정말 재미있게 연습에 전념할 수가 있었다. 그래서 난 한국에서는 역대 2번째로 프랑스 리옹 본선에 진출할 수 있는 요리사가 될 수 있었다. 

오스테리아 주연의 연어 요리

#연어

앞서 이야기한 1년에 한 번씩 돌아온다는 뜻도 가지고 있는 연어는, 연어의 종류의 따라 1년뿐만 아니라 2년 또는 통상 3년 정도가 돼야 자기가 살던 강으로 돌아온다. 강에서 산란을 한 후 1년 동안 살다가 바다로 내려가는데 참 험난한 과정이 아닐 수가 없다. 무수한 천적들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 강줄기의 변화는 회귀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연어는 산란기 직전에 바다에서 잡히는 것이 맛이 좋고 강에서 잡힌 연어의 맛은 떨어진다. 산란을 위해 이미 모든 영양분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트나 식당에서 통상 접하는 연어는 대부분이 수입산으로 대서양 연어라고 하며 주로 영국, 칠레, 캐나다, 노르웨이에서 양식을 하고 있다. 우리는 그중 북유럽의 노르웨이산 연어를 가장 많이 접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연어 양식에 1965년 강원도에서 성공하였고 대서양 연어보다는 작은 60cm가량의 크기로 송어 Cherry salmon, trout라고 부른다. 

송어 또한 연어에 속하며 그 분류는 바다와 강을 오가는 회귀성 연어인 곱사연어, 왕 연어, 은 연어, 홍 연어, 송어, 대서양 연어가 있고 일생을 강에서만 지내는 연어들인 무지개송어, 갈색 송어, 곤들 매기, 산천어처럼 2가지로 분류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9월~12월에 섬진강에서 동해안 북부 명파천 까지 연어들이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온다. 바다에서 서식하는 기간은 연어마다 차이가 있는데 섬진강의 연어는 대략 3년간 북태평양에서 자란 후 섬진강으로 다시 돌아와 산란을 한다. 번식기가 다가오면 수컷은 색이 더 짙어지고 아래턱이 길어져 갈고리 모양으로 구부러지고 이빨이 강해진다. 산란을 마친 후에는 기력을 소진해 어두운 색으로 변하며 점점 죽어간다.

연어는 살이 선홍색이고 지방의 색이 선명한 것이 좋으며 연어의 붉은빛은 연어가 주로 섭취하는 갑각류에 함유된 카로티노이드의 영향으로 연어는 흰 살 생선 쪽에 속한다. 양식 연어는 붉은빛을 띠게 하기 위해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있는 사료를 공급하기도 한다. 

3가지 스타일의 연어 요리와 고추냉이 크림, 양파 랠리쉬

#김동기 셰프의 그라브락스 만들기

재료 :연어 필렛 500g , 굵은소금 50g, 황설탕 30g , 딜 5g, 레몬 제스트 1개 분량, 생강 30g, 월계수 잎 3g, 위스키 또는 도수가 높은 술 50ml

만들기

-연어는 위스키를 발라 30분간 마리네이드 해 준 후 수분을 닦아준다.

-소금과 설탕 재료들을 모두 섞어 준 후 연어의 위아래로 충분히 덮어준다.

-12시간가량 마리네이드 해 준 후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 주고 15분가량 정수물에 담가 소금기를 빼준다.

-물기를 제거해 준 후 냉장고에 하루 숙성해 준다.

-사과와 양파, 홀스레디쉬를 곁들여 접시에 담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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