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라면과 일상


#라면과 일상

맞벌이 부모님 밑에서 자란 어린 시절, 냄비 하나로 만들 수 있는 음식이 있다. 동생에게 제일 자신 있게 해 주었던 음식으로 가히 내 유년기를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음식인 바로 라면이다. 어머니는 집에서 먹을 수 있는 반찬이나 국을 항상 넉넉하게 준비해 주셨지만 국을 데우는 시간 정도밖에 안 걸리는 그 자극적이면서도 간단하게 먹을 수 있던 라면은, 우리 형제가 항상 먼저 찾는 메뉴 1호였다. 한창 클 시절에는 봉지 라면 2개 정도는 거뜬히 먹었던 거 같다. 계란을 풀어 넣은 라면에 익은 김치를 얹어 먹으면 거의 매일 먹는 그 라면인데도 질릴 시간이 없었다. 찬밥을 말아먹는 것 또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었다. 라면의 종류도 다양했지만 우리 집은 맵다고 이름 지어진 ‘신라면’만 먹었다. 정작 매운걸 잘 먹지 못해 계란을 풀고 치즈를 얹어 중화시켜 먹었지만 어린 시절 입맛은 그 라면이 기준이 되어 지금까지도 충성스럽게 우리 집 찬장을 점령하여 위상을 뽐내고 있다. 물론 잠깐씩 일탈을 해 본 적은 있다. 하얀 국물의 라면이 선풍적인 인기 몰이를 할 때와 마치 짬뽕을 직접 끓인 듯한 느낌의 라면들은 한 브랜드를 20년간 먹어왔던 나라도 한번 정도는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함께 자라왔지만 동생과 나의 라면 취향은 달랐다. 난 계란, 치즈, 햄 만두 등 여러 가지 토핑을 넣는 걸 선호했지만 동생은 라면 있는 그대로를 즐겼다. 하지만 동생의 면 삶는 방식에서는 녀석이 살아온 철학까지 느껴질 정도였는데 끓는 물에 면을 들었다 놨다 하며 면을 쫄깃하게 익히는 방법과 더불어 찬물에 헹구기도 어느 날은 방송에서 봤는지 면에 부채질까지 하면서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 당시 500원 정도 밖에 안 하던 그 라면에 참 그런 정성을 다했는지, 지금 생각해 보면 그저 재미있고 살짝 그립기도 한 추억 중 하나다.

라면은 술먹은 다음날 가장 맛있다.

전날 진탕 술을 먹고 나면, 골골 거리며 일어난 아침 항상 먼저 하는 행동은 냄비에 물을 받는 일인데. 해장이라는 말로 라면을 즐기지만 다들 알듯이 라면은 해장으로서는 빵점자리 음식이다. 그래도 그걸 알면서도 김치를 넣은 칼칼한 라면을 끓여 국물 한 모금 주욱 삼키는 것이 하루의 시작일 때가 많다. 쓰린 속에 자극적인 것을 넣으면서 건강을 챙기려고 양배추 즙을 챙겨 먹는 내가 스스로 웃길 때도 있다. 그만큼 라면은 놓을 수 없는 매력이 가득하다. 


#우리의 라면

한국의 라면 1960년대의 출시된 ‘삼양 라면’이다, 그 당시 열악한 한국 경제 시대 때의 대중적인 먹거리를 만들고자 만들어진 것이 ‘삼양 라면’이라고 한다. 일본의 라면 만드는 기계를 받아와 시작했던 인스턴트 라면은, 그 시대의 분식장려 정책에 의해 힘을 얻어 대중화로서의 기틀을 마련했다. 처음 출시되었을 때에는 지금처럼 서민 적인 음식보다는 중산층이 즐겼던 음식이라고 한다. 1960년 후반 들어 다른 기업들 또한 인스턴트 라면 사업에 진출하면서 본격적인 한국인의 라면 사랑이 시작을 하게 되었다. 처음 라면은 지금처럼 매콤한 자극적인 맛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담백한 맛이었다고 한다. 1980년대에 농심에서 매운 ‘신라면’이 출시되어 대박을 터트린 후부터는 라면은 ‘매콤’하다는 인식이 조금씩 조금씩 쌓이기 시작했다. 그 후로 지금까지 식품 코너의 한 면을 차지하는 라면은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고 다양한 맛을 뽐내며 우리들 생활 곁을 밀접하게 지켜주고 있다.



#라멘

일본의 라멘은 중화풍 면요리가 변형된 것으로 시작하였으나 지금은 완전히 별개의 독자적인 일본 음식이 되었다. 1910년 처음으로 라멘 전문 점이 도쿄에 생긴 후 지역적 특산물을 활용한 라멘 전문점들이 점차 생겨나기 시작했다. 더불어 ‘야타이’라는 포장마차에서도 라면을 팔기 시작하며 전국적으로 라멘이 유행하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가 하는 인스턴트 라멘은 1958년 닛신 푸드의 창업자 ‘안도 모모후쿠’가 만든 치킨 라멘이 개발되어 대중들에게 사랑받게 되었으며 우리나라 못지않게 다양한 라멘들을 인스턴트화 하여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일본에서는 지역의 특성을 살린 명물 라멘집인 고토 우치 라멘을 파는 곳들이 늘어나 일본 어느 곳을 가든 개성 가득한 라멘을 먹어 볼 수가 있다. 


paychey@naver.com

 오스테리아 주연 오너 셰프 김동기

https://in.naver.com/motivechef


■ 김 셰프의 집에서 끓이는 돈코츠 라멘 

<재료>

*국물 재료 (약 4~5인분)

돈 사골 뼈 1Kg , 돼지 미니족발 1ea, 통삼겹 500g , 물 3L , 대파 100g, 마늘 100g, 양파 300g, 소금 1Ts, 통후추 10g 기름 some

*라멘 재료

에그누들 80g, 8분 삶은 반숙한 계란 1ea, 대파 some, 조미김 2장

<만들기>  

    돈 사골 뼈와 족발은 찬물에 1시간가량 담가 핏물을 빼준 후 오븐에 노릇하게 구워준다.  

    냄비에 물을 넣고 구운 돈 사골 뼈와 미니족발, 통후추를 넣고 3시간가량 은은히 끓여준다.  

소금 간을 한 통삼겹살은 기름을 두르고 팬에 앞뒤로 노릇하게 구워 준 후 냄비에 넣어준다. 대파, 마늘, 양파도 함께 넣고 1시간가량 더 끓여 준다.  

    삼겹살은 건지고 썰어 주고 국물을 체에 걸러 준 후 간을 해준다.  

    삶은 에그 누들을 접시에 담아 주고 반숙한 계란, 대파, 조미김, 썰어준 삼겹살을 올려 마무리해 준다.  

이전 28화 하얀 밀가루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