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즈로 감싼 연어 (페스코 베지테리언)
투명한 봉투를 뜯은 노란 치즈를 얇은 슬라이스 햄과 함께 식빵 사이에 넣는다. 치즈는 노란색밖에 없구나 싶을 정도로 치즈를 잘 모르는 그때 당시에도 그 심플했던 샌드위치를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난다. 치즈는 늘 나쁘지 않았던 추억이 많았었지만 그 예전 뉴욕 여행 중에 먹었던 그 당시엔 꼬랑내라고 느꼈던 향이 짙은 블루치즈를 듬뿍 넣은 오믈렛의 신선하고도 충격적인 첫맛은 아직도 잊지 못한다. 그때 정말 하늘을 향해 세이 치즈 하고 싶었던 맛이었다.
옛날 단체사진이나 가족사진을 찍을 때면 항상 사진작가가 하는 말이 있었다. “김치 하세요”
이다. 그 ‘김치 하세요’라는 말만큼 많이 하던 게 바로 ‘치즈 하세요’라고 생각한다.
“세이 치즈”는 우리의 ‘김~치’처럼 미국 사람들이 사진 찍었을 때의 사용하는 단골 단어인데 잇몸을 보이며 웃을 수 있는 단어가 단연 저 단어 둘뿐이었을까?
난 김치와 치즈가 사진 찍을 때에 단골 인사말이 된 공통점을,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있는 문화 이기 때문에 다른 그 어떤 단어보다도 김치와 치즈가 사진을 찍을 때처럼 행복해야 할 표정을 가지게 되는 대표적인 스마일 시그니쳐로 확정된 것이라고 본다.
우리가 주로 먹는 고춧가루가 들어간 김치는 임진왜란 이후 고춧가루의 도입으로 인해 변화한 빨간 김치이다, 김치의 그 역사를 더 깊이 들어가 보면 그 시조 격인 절인 야채를 먹는 ‘저’라는 음식에서 약 3000년 전에 시작이 되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 이전인 상고 시대 때부터 먹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치즈의 역사는 기록에 나와있는 김치보다 더 이른 기원전 6000년 전부터 치즈를 제조, 섭취하기 시작을 했다. 기원전 4000년 전 수메르인은 우유와 양유로 치즈를 만들어 항아리에 저장해왔고, 기원전 2000년 전에는 이집트 무덤의 벽화에 버터와 치즈를 제조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우리나라에는 약 200년 전에 서양 문물과 함께 유입되었다고 전해 지지만 우유가 일상적이지 않은 민족이기에 치즈 수요는 크지 않았다고 한다. 1970년대에 피자가 국내에 소개되면서 피자 치즈가 유통되었고 1972년 노란색의 체다 치즈가 국내에서 생산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김치가 서양에서는 치즈가 이렇게 역사 깊이 자연스럽게 입에 배어 있는 단어이고 일상생활에서 먹다 보니 기록을 남기는 행복한 자리에서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어렸을 적 접했던 치즈들은 대부분 피자에 얹어 구워 먹는 피자치즈라 불리던 가공 모차렐라 치즈와 그리고 라면에 얹어 먹던 체다 치즈 정도가 다였다. 사각형의 노란 치즈를 햄, 양배추 샐러드와 함께 빵 사이에 넣어 먹었던 기억은 어렸을 적 소소하고 행복한 추억이다. 그 노란 치즈는 그냥 어린아이들에게 주기에도 꽤 괜찮은 간식거리이기도 한데 투명한 봉투를 뜯어 치즈를 입에 넣어 오물오물 씹어 먹는 방법은 대게 우리들이 치즈를 시작했던 첫 방식일 거라 생각한다.
20대 초반 뉴욕에서 지냈을 때 브런치 메뉴를 공부를 하러 매일 점심은 없는 용돈을 아껴 외식을 했었다. 대부분이 성공적인 메뉴들이었는데 딱 한번 실패했다고 기억나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블루치즈가 들어간 오믈렛이다. 지금이야 빵에 곁들이거나 꿀에 찍어 먹는 최고의 와인 안주인 치즈이지만 첫 블루치즈를 먹었던 그 맛은 쾌쾌한 양말 냄새를 먹는 느낌이었다. 아마 블루치즈 중에서도 향이 강한 편의 치즈였을 꺼라 생각을 한다. 가끔 그때를 추억하면 웃음밖에 안 나오지만 그 진한 향은 한국으로 돌아와 요리의 깊이가 생기기 전까지 꽤 오래 기억되었다.
8년 전 강남 N 호텔에서 근무했던 것은 내게 참 소중하고 값진 경험이었다. 전반적으로 프랑스 풍의 메뉴 구성으로 레시피를 배울 수가 있었고 코스뿐만 아니라 알라 카르트 요리에서도 프랑스 요리의 기본을 배울 수가 있었다. 가장 좋았던 것은 부쳐 주방에서 만드는 샤퀴 테리 들과 콜 주방에서 만들었던 치즈 플레이트 들이었는데, 특히 치즈 플레이트는 그 당시 시중에서 구하기 어려웠던 다양한 치즈들로 구성되어 있어 주문이 들어오거나 코스의 중간에 손님에게 나갈 때에는 항상 새로운 맛을 테이스팅 하는 재미가 있었다. 치즈 플레이트는 말 그대로 치즈로 구성된 접시이다. 적게는 3가지 많게는 5~6가지의 치즈와 스낵, 약간의 과일을 곁들여 준다. 코스요리에서는 메인 이후, 디저트 이전에 나오고 식사 후에는 디저트 대신 와인과 함께 마무리를 하기에도 좋다. 대표적인 구성으로는 까망베르 치즈, 브리 치즈 , 스모크 치즈, 고르곤졸라 치즈, 그라나 파다노 치즈 같은 것들을 작게 잘라 준비하고, 플래시 한 모차렐라나 리코타 치즈는 드레싱을 곁들여 주면 훨씬 좋다. 맛이 강하지 않은 크래커나 그리시니를 함께 주는데 각각의 다양한 향의 치즈들의 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다. 치즈 플레이트에 올리기에 또 적당히 좋은 치즈는 바로 크림치즈이다. 부드러운 질감은 풍부한 과실 향이 특징인 스파클링 와인과 잘 어울리며 허브나 페스토, 과일 주스를 혼합하면 치즈 본연의 맛에 더해 독특한 맛을 낼 수가 있는데 그래서인지 다른 치즈들에 비해 활용도가 매우 높다. 치즈 플레이트 말고도 토마토나 레몬,
연어 같은 재료들과 어울려 애피타이저에 활용되기도 하고 바닐라 향이나 과일들을 더해 디저트에 활용되기도 한다.
크림치즈 80g, 요구르트 10ml, 레몬 제스트 5g, 젤라틴 6g, 딜 some, 레몬주스 10ml , 설탕 1/2ts
연어 60g , 소금 1Ts, 설탕 1/3ts, 레몬 제스트 2g, 파슬리 챱 some
-소금, 설탕, 레몬 제스트, 파슬리를 섞어 준 후 연어의 위아래로 뿌려 30분간 절여 준 후 흐르는 물에 씻어 주고 물기를 제거해 랩으로 감싸 냉장고에서 반나절 가량 보관해준다.
-크림치즈는 중탕으로 녹여 부드럽게 만들어 준 후 불려놓은 젤라틴과 요구르트를 넣어 섞어준다.
-제스트와 딜, 설탕, 레몬주스를 넣어 맛과 향을 더해준다.
-크림치즈를 넓게 펴 준 후 냉장고에 굳혀 준다.
-크림치즈 젤리고 연어를 감싸 랩으로 말아 고정시켜 준 후 먹기 좋게 잘라 준다.
토마토와 아보카도를 곁들여 주면 좋다.
오스테리아 주연 김동기 셰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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