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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ella L Dec 22. 2023

마리메꼬와 이딸라와 무민

딱 내 스타일이야



마리메꼬. 이딸라. 무민


이 회사의 면접을 준비할 때에 혹시 면접에서 핀란드의 대표 브랜드에 대해서 묻진 않을까 싶어 열심히 찾아보던 브랜드들이다. 마리메꼬와 무민에 대해서는 어렴풋이 만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다양한 디자인 제품들이 있을 줄은 잘 몰랐다. 그리고 무민, 멀리서 보는 것보다 가까이서 보는 게 훨-씬 귀엽다..!

내가 매번 한국에 올 때마다 조금조금씩 사 오던 덕에 이젠 우리 어머니도 푹 빠졌다.


사실은 이젠 핀란드를 다녀올 때마다 엄마의 심부름을 적어도 200유로씩은 사 오는 것 같다.


헬싱키 반타 공항에서 가까운 윰보 쇼핑몰 안의 마리메꼬

여름에 핀란드에서 생활을 처음 시작할 때에 마리메꼬와 이딸라 아웃렛도 많이 다녀보았다. 이젠 내가 묵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윰보 쇼핑몰을 가장 자주 들르게 되는 것 같다.

가을의 끝자락, 그리고 곧 다가올 크리스마스를 준비하는 것인지 마리메꼬에도 레드 계열의 디자인들로 가득하다. 레드는 언제 봐도 기분전환이 된다.


늘 느끼는 것이지만 마리메꼬나 이딸라 매장의 제품 디스플레이를 보면 서로 다른 색과 디자인의 조합을 참 잘한다는 것이 느껴진다. 나는 요즘 각기 다른 것을 겹쳐놓은 것을 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코펜하겐을 자주 다닐 때 나는 헤이 디자인에 푹 빠졌었다. 북유럽 디자인이 가진 감성은 오래 봐도 질리지 않는 매력이 있다. 유행을 따르는 디자인이기보단 나와 오래 생활할 가구나 제품들을 고르는 마음이 든다.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로고 플레이나 페인팅들이 주는 여유감도 그 매력 중 하나이다.


이딸라

이딸라의 대표 디자인은 유리볼에 특유의 패턴을 입힌 사진 속의 디자인이다. 한국의 이딸라 사이트에서 이 디자인을 봤을 때에는 별로 예쁘단 생각을 못했었는데 실제로 보니 다양한 색의 패턴들이 주는 매력이 있었다. 내가 혼자 살거나 신혼부부라면 애초에 처음 식기류를 살 때에 이딸라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우리 집은 이미 그릇과 컵이 너무 많기에, 접시와 컵과 와인잔, 화병까지 함께 쓸어 담진 않고 귀엽게 생긴 샴페인 잔 두 잔만 집어왔다.




그리고 마리메꼬에서 나도 끝나가는 가을과 다가오는 겨울 그 사이 어디쯤을 가득 담은 쿠션 커버 세 장을 가져왔다.



디자인이 다른 테이블 보를 저렇게 겹쳐 놓은 것도 예쁘다.

마리메꼬는 저런 패브릭을 140*70 단위로 끊어서 판다. 우리 집 식탁보도 바꾸고 싶다는 어머니의 요청에 나는 트리 모양의 패브릭을 140*90 만큼 잘라서 구매했는데, 서로 다른 패브릭을 크게 잘라서 겹쳐 놓은 것도 예쁘다. 식탁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가득하다.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 핀란드 생활을 시작하며 국민들의 마리메꼬, 이딸라, 그리고 무민 사랑에 많이 놀랐다. 핀란드의 국적기인 핀에어(Finnair)의 내 외부 디자인 또한 마리메꼬와 이딸라, 그리고 무민이 가득하다. 핀에어는 올 해로 100주년을 맞이했다고 하는데, 그 기념으로 무민 캐릭터를 크게 입힌 여객기까지 도입했다. 그리고 거리에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봐도 마리메꼬 가방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으며 매장도 늘 붐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즌마다 새롭게 선보이는 제품들을 보며 즐거워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마치 계절마다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는 매장을 구경하며 계절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백야의 여름에는 노란, 파란색이 싱그러운 제품들을 한 두 개씩 고르며 기나긴 낮을 준비 하더니 이제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시즌이 되니 레드나 골드 색상의 제품들을 보며 본인의 집 또한 새 단장 할 준비가 한창이다. 골드 색상으로 된 귀여운 트리가 새겨진 커피잔이 있었다. 내가 그 머그잔을 한참 보고 있었더니, 한 핀란드 아주머니께서 오더니 크리스마스 선물용으로 딱이라고 하셨다. 나도 그 말에 백번 동의하여 머그잔 두 잔이 프로모션으로 포장되어 있는 세트를 두 개 샀다. 우리 집을 위해서 하나, 친구를 위해서 하나.

나를 위한 선물도 참 좋지만 요즘은 부모님 또는 우리 집, 그리고 내 주변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고마운 사람들을 위한 선물을 더 많이 사게 된다.


 


그렇게 연말을 준비하다 보니 우리 집 식탁이 이렇게 가득 찼다.



레드 패턴이 박힌 볼과 접시가 연말을 화려하게 장식할 것 같다. 그리고 사진 속의 라임색 접시는 이딸라 빈티지 제품인데, 이딸라의 아주 좋은 점은 이제 더는 나오지 않는 빈티지 제품들을 아주 괜찮은 가격에 판다는 것이다. 희소성은 물론이고, 우리나라에서 이딸라 제품을 구하려고 하면 큰 접시가 보통 5만 원을 훌쩍 넘기 마련인데, 현지에서는 아주 괜찮은 가격으로 얻을 수 있다. 라임색 접시가 크림파스타를 담기에 적격일 것 같아서 가져왔는데, 옳은 선택이었다. 그리고 트리 모양의 식탁보도 마음에 든다.



거실의 테이블을 이딸라 제품으로 채워보았다. 체리페퍼 알미토와 바게트는 늘 옳다.

글을 쓰고 싶어 지게 생기는 테이블이다.

그 말은 여유를 잔뜩 부리고 싶어 진다는 의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가끔씩 할 수 있게 된 내 삶의 변화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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