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서방을 위한 감자탕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인가요?

by 안신영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인가요?

감자가 들어가서 감자탕인가요?


감자탕을 좋아하는 사위를 위해 감자탕을 만들어 주기로 했답니다.

단골 정육점에 가서 신선한 감자뼈를 골라 사는 것이 1순위.

딸내미는 평소에 바깥에서 감자탕을 즐겨 먹지 않는다. 그래서 사위가 먹고 싶어도 외식을 할 때 감자탕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이 겨울 추워진 날씨에 어울리는 감자탕을 오랜만에 만들기로 했다. 딸내미는 엄마가 만들어 주는 음식은 모두 잘 먹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직접 만들어 먹는 걸 좋아하는 나로서는 가족들을 위해 무언가를 하는 것은 즐겁기 때문에 팔 걷어 부치고 시장부터 봐 온다.


감자탕을 처음 먹어 본 것은 한창 프랜차이즈 체인점이 여기저기 생겨날 때였다.

부목사님 가족에게 식사 대접을 해야 했는데 마침 사모님께서 감자탕이 좋겠다고 하셔서 처음 먹어 보았다. 얼굴이 예쁜 사모님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감자탕. 그러나 사모님은 감자탕을 너무나도 잘 드셨다. 감자뼈를 두 손으로 잡고 뼈에 붙은 살을 잘도 발라 드셨고, 국물 한 점 남기지 않고 자제들인 초등학생 아들 둘과 함께 즐거운 식사를 마쳤다. 이후 우리 가족들이 감자탕이 생각난다고 할 때면 가끔 만들어 주기도 했다.


감자탕은 왜 감자탕이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감자탕은 원래 전라도 지방에서 탄생한 음식으로 감자탕의 모습이 완성된 시기는 역사적으로 100년 전후로 그리 길지 않다고 한다.

돼지 등뼈에 든 척수를 '감자'라고 한 데서 유래했다는 설을 믿고, 그때는 그렇게 딸들한테 얘기해줬는데, 이 글을 쓰면서 정확히 알고 싶어 다시 찾아보니 그런 얘기는 낭설이라고 한다. 돼지 뼈를 우려낸 국물에 채소를 넉넉하게 넣어 음식을 만들어 뼈가 약한 사람이나 환자들에게 먹였던 것이 시초라고도 한다.

그 당시에는 고기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뼈와 감자(요즘 감자는 금값이지만), 시래기를 넣어 끓였으니 푸짐하게 먹을 수 있어서 유래야 어찌 됐든 다들 좋아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그럼, 우리 집만의 감자탕을 한 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먼저 돼지등뼈, 봄동, 감자, 양파, 느타리버섯, 깻잎, 들깻가루, 대파, 양념장(청장, 마늘. 고춧가루)을 준비합니다.

등뼈는 핏물을 빼고 끓는 물에 넣어 한 번 데쳐 낸 다음 푹 삶아요. 육수가 뿌연 빛깔이 날 때까지.

등뼈가 삶아지는 동안 양파와 감자는 굵직굵직하게 썰고, 느타리버섯은 먹기 좋은 크기로 뜯어 놓습니다.

봄동(저는 시래기 대신 제철인 봄동으로)은 물에 담가 30분 정도 두었다가 깨끗이 씻어 끓는 물에 데쳐 꼭 짜서 들깻가루에 조몰락조몰락 무쳐 놓아요.

대파는 어슷 썰고 깻잎은 굵은 채를 썬다. 마늘을 빻아 고춧가루와 국간장을 넣어 갭니다.



*등뼈를 삶는 중.



*미리 양념장을 만든다. 마늘 다진 것, 간장, 고춧가루를 갠다.



* 감자, 양파, 버섯 준비 완료.



* 깻잎, 대파 준비.



*시래기, 감자, 양파, 등뼈를 올린 뒤에 육수를 붓고 끓인다.



*대파와 깻잎도 넣은 후에 한소끔 끓고 난 뒤에 양념장을 넣어 간을 맞춘다. 끝~



퇴근하고 돌아온 강서방은 감자탕을 앞에 놓고

"감자탕도 집에서 만들어요??" 하면서

"맛있다! 맛있다!"를 반복하며 땀까지 뻘뻘 흘리며 먹었습니다. 사위는 맵거나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땀을 비 오듯 흘립니다. 에휴, 안쓰러워라.

날씨가 축축하고 쌀쌀한 날이면 얼큰한 국물이 당길 때 딱인 음식 감자탕.

애주가들은 감자탕 국물에 소주 한잔 하면서 벗들과, 동료들과 스트레스 풀어가며 먹는 위로의 음식이란 생각이 듭니다.


우리 사위 강서방은 착하게도 직장 회식이나 친구들을 만나면 마시는 술이지만, 집에서는 맥주 한 모금도 안 하는 사람이라 그저 얼큰한 국물에 취한 듯이 밥을 잘 먹었습니다.




photo;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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