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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랑 Nov 01. 2020

미드나잇 인 서울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순간이 있나요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갈 수 있는 순간이 있다면?

  누구나 이런 질문을 받으면 떠올리는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아무 걱정 없던 미취학 아동 시절을 떠올릴 수도 있고, 철없던 10대를 기억할 수도 있고, 갓 스물이 되던 시절로 가고 싶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과거가 더 좋았다고 믿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리운 건 그때가 아니라 그때의 우리들이라는 말처럼, 향수는 기억을 자극한다. 욕망을 고취한다. 기억은 생각보다 힘이 세서 노래 하나, 사진 한 장으로도 우리를 그 시절로 돌려놓곤 한다. 


  최근에 90년대 스타들이, 혹은 2000년도에 핫했던 인물들이 주목받고 있다. <싹쓰리> 열풍과 그 뒤를 이은 <환불원정대>가 그러하다. 그들을 보며 우리는 우리의 빛났던 시절과 청춘, 어렸던 기억과 그때만이 가질 수 있었던 추억들을 회상한다. 


  지금만큼 빠르지는 않았으나 그때만의 속도가 있었고 그게 참 그리운.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에 나오는 주인공이 되고 싶은 순간이 있다. 새벽에 방 안에 혼자 앉아 해야 할 일들을 처리하고 있는 밤이면, 달이면, 날이면 더 그렇다. 자정이 되는 순간 어디선가 종이 울리고 눈앞에 나타난 클래식카가 나를 데리고 내가 가장 그리워하고 보고싶어하는 시간으로 나를 데려가는 상상을 한다. 하기만 해도 행복해진다. 

  과거에 미련을 두는 것은 현재에 대한 부정이다. 영화가 던지는 메시지는 그렇다. 실제로 그 속에 나오는 주인공들도 모두 그들이 살았던 시절보다 화려했던 과거를 그리워한다. 돌아가고 싶은 노스탤지어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도 훗날 뒤돌아보면 그리운 냄새가 날 하루가 될 것과 마찬가지로.


  그러니 마음껏 상상하고 눈을 감아봤으면 한다. 이 복잡한 도시에서 열두시에만 일어날 수 있는 마법을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상상. 아주 사소하고 누군가는 철없다며 비판을 던질 망상. 그마저도 마음껏 해보기를. 


  그리고 그 힘으로 열두시가 땡, 하면 새롭게 시작될 당신의 하루도 그 그리운 힘으로 세차게 굴러가기를. 돌아보면 그 그리운 냄새가 당신의 오늘과 내일에도 솔솔 피어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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