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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블랑 Nov 01. 2020

독일에서 제일 높은 곳, 추크슈피체

한여름 속 겨울을 만나러 가다

독일에서 산을 타려면 어디로 가야할까? 국토의 70%가 사진로 이루어진 나라에서 온 나는 이 질문이 좀 웃기다고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냥 뒷산만 가도 되는 일인데, 산을 찾아 '떠난다'는 게 신기했다. 서울만해도 산이 얼마나 많은가. 북한산에서 인왕산까지. 조그만 자취방에서도 마운틴뷰를 영위하며 살았는데 산을 찾아서 마음먹고 가야한다고?


거기 가면 만년설을 볼 수가 있대.


그렇지만 7월에 에어컨도 없는 유럽에서 땀흘리며 들은 그 한마디는 꽤나 로맨틱하게 들렸고. 나는 결국 다 마신 맥주캔을 구기며 친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추크슈피체는 독일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독일어로 슈피체(Spitze)는 꼭대기를 의미한다. 알프스 산맥과도 이어져 있는데, 독일 남부 바이에른에서 기차를 타고 갈 수 있었다. 여름에도 산 위는 기온이 낮기 때문에 배낭에 긴 옷을 챙겨 넣었다.

 


미텐발트로 가는 기차 타러가는 길

두근 거리는 마음을 안고 출발!

아래서 올려다 본 풍경
올라가는 길
추크슈피체에 오르는 티켓과 함께

열차를 타고 드디어 도착했다. 위로 올라가려면 츄크슈피체에 오르는 특별한 열차를 타야하는데 올라가는 광경도 그림같으니 꼭 열차 밖 풍경을 만끽하는 특별한 경험도 잊지말자.


정상에 오르면 발 아래 이런 풍경을 둘 수 있다. 구름과 눈 맞추기? 가능! 한 여름에 눈을 밟는 뽀드득 소리 체험하기? 완전 가능!


어느정도냐면 그야말로 정말 최고다. 정상에 오른 사람들 모두가 올림푸스 신전에서 포도주와 구름을 나눠먹는 신들처럼 느껴진달까.


깨끗하고 상쾌한 공기. 쏟아지는 햇살을  맞으며 눈을 밟는 기분이란. 여름과 겨울을 동시에 선물받는 기분이다. 

꼭대기에서 절경을 보며 식사하는 특별한 경험도 필수!

독일 남부를 사랑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진짜 감탄밖에 안 나온다. 이래도 여기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 그렇게 묻는 것만 같았다.

떠나기가 아쉬워 내려오는 길에 발견한 강가 주변에서 시간을 좀 더 보내기로 결정했다. 그러는 동안에도 선물같은 광경이 시야로 쏟아졌다.

한 여름에 겨울을 찾으러 떠난 두 등반가는 그날 오후 내내 감탄을 나누며 집으로 돌아왔다. 을 밟으며 8월의 햇살을 만끽한 경험. 한 여름밤의 꿈같았던 날은 앞으로도 자주 기억이 날 것 같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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