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에 대한 표현들 중에서 머릿속에 인상 깊게 남아있는 말들을 떠올려보면,
먼저, 아주 오래전 어느 토크쇼에서 배우 권해효 씨가 자신은 얼른 40대가 되기를 꿈꾼다는 것이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40대가 되면 자신의 연기가 더욱 원숙해져 있을 것 같고 또 그간의 삶과 인생 역시 좀 더 성숙해져 있을 것 같다는 기대 때문이라고.
그때 권해효 씨는 곧 30대를 앞둔 나이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아마 그래서 멀리 40대를 바라보고 있었던 것일까? 그렇다고 나는 20대 후반과 30대에 그다지 40대를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당면한 생활이 여러모로 즐거웠고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그저 현재를 즐기면서 살았던 것 같다. 권해효 씨도 그 당시 핫한 연기자로 인기를 높여가던 시점이라 여러모로 즐거웠을 텐데, 어째서 멀리 40대를 바라보고 있었을까?
20대 후반과 30대를 지나가면서, 또 40대에 접어든 후에도 한 번씩 생각나는 그때의 토크쇼다.
다음은, 2016년쯤인 것 같은데, 어느 주말 오후 북한산으로 향하던 중 인근 진관사에서 사람들이 왁자지껄하면서 열심히 누군가의 얘기를 듣던 모습이 눈에 띄어 가봤더니, 마침 방송인 김제동 씨가 강연을 하는 중이었다. 잠시 머물러 듣던 중 그가 한 말이 내 귀를 때렸는데, 불혹은 어떠한 것에도 흔들림이 없던 게 아니라 어떠한 것에도 혹하지 않던 때가 없던 나이인 것 같다고.
...
불혹이란 게 내게 그렇게 다가오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여기저기서 자주 듣는 말인데, 40대가 되면 뼈가 시리고 또 몸이 하나씩 고장이 난다고.
지금의 내가 그렇다. 귀향 직후 언젠가부터 오른쪽 발이 항상 시리고 춥게 느껴졌다. 평소 고통에 둔감하고 또 그다지 크게 생각하지 않는 성격 탓에 그냥 별일 없겠지 하고 넘어갔는데, 불현듯 40대가 되면 뼈가 시려온다는 말이 이를 뜻하는구나 싶어 조금 슬픈 감정이 밀려왔다. 이제 나이에 어쩌지 못하는 시기로 접어들었음을 깨달았기에.
이후로 목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한기를 느껴 목도리 없이는 외출하는 게 꺼려지는 건 또 왜 그런 것이며, 얼마 전 서울 나들이 이후에는 피로가 엄습하여 힘든 기색이 역력할 뿐만 아니라 담까지 심하게 와 잠도 제대로 못 잘 정도로 1주일가량을 고생하게 되어 정말 40대라는 나이에서 오는 내 몸의 변화를 실로 체감하게 되었다.
이미 사회생활이나 주변 여건에 있어서는 40대에 접어들면서 많은 변화를 겪어나가고 있다. 생활터전이 확 바뀐 것부터가 이를 보여준다. 하지만 내 몸이 이렇게 변화를 겪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했다. 주량이라든지 운동능력 등이 조금씩 저하되는 것은 느끼고 있었지만, 이렇게 뭔가 삐거덕거리고 덜커덩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
실로 변화 그 이상이다.
'변화, 그 이상'을 추구해야 하는 나이가 40대라고도 할 수 있는데, 나는 그저 변화 그 이상의 신체적 고장을 체감하고 있어서 다시 운동에 매진해야 함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하여, 달리기가 나를 부르기 시작했다!
2021.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