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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달이야

빛과 그림자 _ 1

by 루메제니


무슨 일이 있어도 매일 뜨고 지는 것이 있다. 해와 달이다. 해는 매일 같은 모양이지만, 달은 날마다 조금씩 모양이 변한다. 나는 달의 모양 중 둥근 보름달을 유독 좋아한다. 캄캄한 밤하늘에 커다랗게 떠 있는 보름달을 보고 있으면, 헛헛하던 마음이 어느새 꽉 차는 기분이 든다.


보름달이 보고 싶다고 '매일 둥근 모습만 보여줘!'라고 외쳐도 달은 어쩔 도리가 없다. 빛이 닿지 않는 달의 표면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달은 둥근 모습 그대로 기다린다. 햇빛이 자신을 모두 비추는 때가 오기를.


아쉽고 그리울 때, 마음을 달랠 길이 하나 있다. 보름달이 뜨는 주기를 알아보는 일이다. 달의 여러 위상을 알게 되면, 매달 15일이면 어김없이 보름달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알면 기다릴 수 있다. 알면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 해도 초승달을 볼 때면 괜스레 아쉬운 마음이 든다. 해를 듬뿍 받은 보름달이 이뻐서, 또 그리워서.


보는 날에 따라 형상이 달라질 뿐, 달은 항상 그 모습 그대로이다. 달처럼 사람도 그렇다. 각자 본연의 생김새대로 있다. 그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가끔 잊어버리곤 한다. 말하고 외치면 들리는 거리에 있다는 이유로, 내가 좋아하는 모습만 보여달라고 억지를 부린다. 달도 사람도 빛을 받는 시기에 따라 매번 다른 것을.


그렇게 달은 달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존재한다. 온전한 모습만 보고 싶어 자꾸만 욕심이 나고, 아쉬운 마음이 들 때면 기억하자. 어두운 밤을 밝혀주고, 둥근 모습으로 때때로 행복을 주는 달에게 고맙다고. 항상 그 자리에서 때때로 위로를 주는 당신 존재 그 자체로 참 고맙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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