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의 아이디어 짜내기

002. 스퀴즈 번트 : 레퍼런스 혹은 강제 결합.

by MANGWON

마감시간을 앞둔 광고대행사의 크리에이터는

해체 방법은 전혀 알지 못하는데

초침이 폭발시간을 향해 계속 줄어드는

시한폭탄의 타이머를 지켜보는 심정일 것입니다.

하지만 너무 많은 걱정은

얼마 남지 않은 시간과 영혼을 갉아먹을 뿐입니다.

이렇게 몰리고 몰렸을 땐

무조건 베껴라!-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베끼라고 표현해서 조금

크리에이터의 자존심을 긁는 것 같아

다르게 표현해 보면

세상에 무수히 많은 레퍼런스를 활용하라!입니다.

저작권 같은 건 전혀 걱정할 필요 없습니다.

얼마든지 쉽게 뛰어넘을 수 있습니다!


어떤 책을 펼치셔도 됩니다.

어떤 포토스톡 사이트나

어떤 광고사이트에 접속하세요.

그리고, 당신 눈(생각)에 멋지게 보이는

이미지나 광고(스토리라인)를 고르시면 됩니다.


그 스토리나 그 이미지에

지금 당신이 담아야 할 콘셉트를 붙여보세요.

접착하는 크리에이터의 능력과 솜씨에 따라

누군가는 접착 본드가 흘러넘쳐

접착 부위나 자국이 거칠게 보일 수 있지만

좀 능력이 있는 크리에이터라면

접착한 흔적도 없이 애초부터 이 콘셉트를 위해

특별히 고안된 아이디어로 보일 것입니다.


아이디어 개발 트레이닝 강의를 들을 때였습니다.

강사님이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가로바를 막 넘으려는 순간의 사진을

한 장 건네주면서 제한시간은 10분 –

이 사진으로 광고를 만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수강생들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기억나는 아이디어는 이렇습니다.



장대높이뛰기 선수가

트랙의 출발선에 서 있습니다.

넘어야 하는 선수의 긴장 얼굴,

바를 움켜잡은 팔의 근육이 커트로 이어집니다.

도약을 위해 힘차게 달려가는 선수가

바에 스칠 듯 아슬아슬하게 넘습니다.

이때 바를 넘은 선수가 떨어지는 곳은

높이뛰기 경기장에 놓인 쿠션 매트가 아니라

얼음과 스포츠 음료가 담긴 컵입니다.

마침 다이빙 선수가 풀에 입수하듯-

모델이 우리 제품 음료를 마시면서

제품과 제품 로고의 컷으로 마무리*

(* 지금이라면 종목을 높이뛰기로 바꿔

우상혁 선수를 모델로 쓰면 더 좋을 듯합니다.)


‘모두가 좋다고 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나쁘지는 않은 아이디어 같습니다.’라고

강사님이 아이디어에 평을 했고 더불어

이렇게 하는 아이디어 발상법이

바로 ‘강제결합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쥐어짜기’, ‘갖다 붙이기’ 등등으로

부를 수도 있습니다. 맞습니다.

‘갖다 붙이기’입니다만

우리에겐 시간이 없으니 어쩌겠습니까!


한편으로 생각하면

세상의 모든 아이디어는 ‘갖다 붙이기’입니다.

‘갖다 붙이기’하는 창작자의 논리가 가진

설득력의 크기와 깊이에 따라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화장실 변기를 세계적인 예술품으로 바꾼 건

마르셀 뒤샹의 갖다 붙이기 논리였습니다.


갖다 붙이기도 어쩌면 쉽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 방법이 썩 유용한 것은

저 무한한 우주에서 별을 찾듯

막연하게 아이디어를 찾는 게 아니라

생각의 범위를 좁혀준다는 데 있습니다.

그리고, 갖다 붙이기도

자주 하면 확실히 능력이 업그레이드됩니다.




[프롤로그]

001 발상법 책들이 실패하는 이유 : 수학을 잘하는 방법은 수학을 공부하는 것

[PART 1] 내일 아침-D-1 상황에서 당장 써먹을 수 있는 기술

Chapter 1. 갖다 붙이기의 기술

• 002 스퀴즈 번트: 레퍼런스 혹은 강제 결합


(* 아이디어의 뒷골목 이야기는 매주 화/목 10시에 업로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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