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인생 #행복 #불행 #경찰 #안전사고 #자살
서러운 마음으로 텅 빈 하늘을 보며 10대의 인생을 살았다. 삶의 의미도 그리 중요하지 않았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은 행복한데 왜 나는 불행할까라는 생각으로 항상 나만의 어둠 속에서 죽음만을 생각했었다.
인간의 삶은 거기서 거긴가 보다. 매년 매월 수많은 청춘들이 스스로 삶을 마감한다. 내가 살았던 10대나 20대의 삶의 고통을 지금의 청춘들도 똑같이 느끼면서 사는가 보다. 안타깝게도.
그런데 막상 50대의 삶으로 넘어온 지금, 뒤를 돌아 인생을 보니, 행복과 불행은 아무 차이가 없었다. 하늘에서 내린 운명으로 정해진 것이 아니었다. 그냥 내가 선택하는 것이다. 만약 운명으로 정해졌다면 그 운명에 맞서는 것도 내가 결정해야 한다.
삶 속에서 나의 분신처럼 따라다니던 외로움, 그 외로움의 손을 나는 그냥 잡았다. 그리고 그냥 웃었다. 실없이 웃다 보니 어느새 내 주변에 함께 웃어줄 친구들이 생겼다. 그러면서 나는 버텨나갔다. 삶은 그냥 버티다 보면 버텨진다.
나는 경찰관이다. 어려서 경찰관이 될 줄은 꿈에도 꾸지 못했다. 그리 공부를 하지 못했던 나는, 고등학교를 공업고등학교 야간으로 입학해서 3년의 고등학교 시절을 주경야독으로 주간에는 직장을, 야간에는 학교를 다녔다. 그리고 군 제대후 건설회사에 취직해서 나름 사회생활을 하였다. 그냥 보통 사람처럼,
삶은 생각하기 나름인 것 같다. 어렵고 힘들게 버티면서 건설회사에 들어가 나름 안정을 찾아갈 즘, IMF를 만났고, 많은 사람들이 IMF의 아가리에서 죽어나갔다. 나 또한 다르지 않았다. 그렇지만 버텼다. 버티다 보니 경찰이 되었다. 삶은 어떻게 변태를 해갈지는 자신이 만드는 것이다. 뭔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살아야 한다. 악착같이.
아파하는 청춘들을 위해 내 삶을 녹여서 글로 써보기로 했다. 조금이라도 버티면 된다라는 생각을 갖게 하기 위해서, 어떻게 보면 누구에게도 말하기 싫은 내 치부를 드러내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내 글이 몇 명의 청춘의 꺼져가는 촛불을 되살릴 수만 있다면 된다라는 마음으로 글로 담아보고자 했다.
경찰 생활을 하면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들, 그 사람들의 인생살이를 보면서 나는 느꼈다. 행복과 불행의 차이는 크게 없다는 것을, 다만 행복과 불행은 내가 정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아울러, 토목기술자의 삶을 살았던 나는 기술자였다. 2021년 6월 광주에서 5층 건물 해체 작업 중 붕괴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가슴 아픈 뉴스를 보면서, 수년 전에 5층 건물 옥상에서 기존 난간의 높이를 올리는 작업 도중 난간이 붕괴되어 마침 1층에서 장사를 하던 임차인이 떨어진 난간 자재에 깔려 사망한 사건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당시 담당 수사관인 나는 토목공학도로서 기술자 출신 수사관이었다. 수사 협조를 위해 현장에 나온 지자체 건축담당 공무원과 건축사는 수사관의 기술적 전문성을 무시하고 있었다. 그리 놀라운 것은 아니다. 경찰이 만능은 아니니까. 나름 수사관으로서 나름 자부심 뿜뿜하던 시절에 ‘어느 누구도 억울함이 없어야 한다’라는 다산 정약용 선배님의 말씀을 가슴에 품고 있던 내가, 현장에서 나를 대놓고 무시하며 서로 말을 주고받는 건축담당 공무원과 건축사 앞에서 멋지게 과거의 경험을 살려 기술적 전문성과 안전점검 경험을 토대로 전문가답게,
“기존 콘크리트식 난간 구조물에 연결 철근이나 앵커를 선시공해서 이음장치를 하던지, 다른 방법을 갖춰야 하는데 전혀 이음이 없고, 벽돌로 단순히 기존 난간 위에 올리는 작업을 했다는 것은, 처음부터 구조적으로 맞지 않는 공사라고 보이네요, 기초적인 설계나 구조계산도 없고, 낙하물 방지시설도 그렇고, 건축사님은 어떠세요”
사건 현장에서 의견을 제시한 수사관, 그리고 수사관의 의견에서 전문성의 냄새를 뭉게뭉게 풍겨보니, 기술적으로 무지할 것이라는 편견이 인정이라는 반전으로 변했고, 그 이후 적극적으로 건축담당 공무원과 건축사의 협조로 사건 현장에서 조연이었던 내가 주연으로 신분상승되었던 기억이 난다. 재난사고 현장에서 수사관의 기술적 전문성은 상대방에게 중요함으로 다가간다는 것을 깨달았던 계기가 되었다.
물론 사고 현장에 나오신 건축사와 붕괴사고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서로 주고받으며 협조를 받았고, 건물 붕괴 이유에 대한 건축사 협회로부터 의견서를 받았을 때 현장에서 서로 주고받았던 의견 중에 내 의견도 포함되어 있음을 보고 뿌듯했었다. 결과적으로 누구도 억울함이 없도록 사건은 처리되었다.
현재도 건설현장에서 추락, 낙하 등 안전사고로 인해 인명피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고, 특히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안전사고는 다른 기계산업현장의 안전사고보다 발생률이 높은 추세라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사건을 담당하는 수사관들이 건설현장 안전사고에 대해 기술적 전문성을 갖고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수년간 건설현장에서 공사업무 및 감리업무를 했던 경험을 토대로, 산업안전보건법과 작업지침 등을 기준으로 안전사고 수사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 보았다.
자살을 항상 가슴에 품고 살았던 서글픈 청춘의 삶을 살았던 기술자 출신 경찰관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행복과 불행, 인생은 버티는 사람이 이길 수 있다는 마음으로 버텼던 나의 인생의 치부를 글로서 지금 방황하는 청춘들과 공감하길 바라며, 안전사고를 담당하는 뜨거운 열정으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수사관 동료들과 예비 수사관, 그리고 현장 초동조치를 담당하는 지구대 현장 경찰관과 예비 경찰관에게 사건 현장에서 진실에 다가가기 위한 자신감을 당당히 가질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랄 뿐입니다.
*사진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