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수연 Oct 14. 2020

만능 뮤지션의 길은 어디인가요

경로를 찾을 수 없습니다

욕심이 참 많은 사람 같다.


겉에서 보면 딱히 돈 욕심이나 성공 욕심 없이 유유자적한 태도로 사는 사람 같다. 그런데 딱 하나 예술가적 욕심이라고 해야 할까. 작사, 작곡도 하고 싶고, 노래도 하고 싶고, 글도 쓰고 싶고, 재킷 사진도 직접 찍고 싶고, 이젠 편곡도 잘하고 싶다. 믹싱, 마스터링까지 바라진 않는 걸 보니 양심이 남아있긴 한가 보군.


어릴 적에 나름 피아노, 기타, 드럼을 배우고 무대에서 연주해본 경험도 있기에 편곡도 잘할 줄 알았다.(스스로에 기대감이 높은 편) 그런데 섬세함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악기 녹음을 할 때에는 정확한 박자, 섬세한 강약 조절 등이 필요하고, 특히 다른 악기들과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한다. 먼저 조화롭게 사는 연습부터 해야 하나...


뭐든 내가 하는 게 돋보이고 싶은 마음이 커서 기타를 칠 때엔 기타가 빛나라 연주하고, 피아노를 칠 땐 피아노가 빛나라 연주한다. 그러다 보니 노래 따로, 기타 따로, 피아노 따로 자기가 빛나려고 하는 아주 엉망인 곡이 돼버린다.


오랜만에 신곡을 준비하며 편곡까지 스스로 완성해보려 애써봤지만, 다른 일들보다 시간만 더 쓰고, 몇 번을 다시 해도 여전히 미흡할 뿐이었다.


난 이제 이쯤 하고 물러서야 할 것 같은데 혹시나 조금만 더 해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미련이 이 곡을 놓지 못하고 있다.


편곡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게 맡기는 것도 능력인데. 사실 그렇게 각 분야마다 잘하는 사람들에게 맡기고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이 성공의 길일 텐데. 이런 나의 쓸데없는 욕심들 때문에 노력은 노력대로 하면서 성공과는 점점 멀어지나 보다.(성공 욕심 없다면서 은근히 바라나 봄)

연습도 연습이지만, 내가 다 하겠다는 욕심 좀 내려놓고, 능력자들의 손을 잡고 함께 가려는 노력을 해야겠다.


이전 07화 기억력 나쁜 이들을 위한 변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