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 그 품격을 알아보면서

장미를 오랜 시간 지켜보다

장미를 오랜 시간 지켜보다.

아름다운 미인에 빚대어 지는 꽃, 장미

내가 어릴 적에도 지금도 여전히 장미는 가성비 떨어지는 부담스러운 가격의 꽃이지만

안개에는 장미가 찰떡궁합이고, 역시 연인 사이의 꽃다발에 장미의 존재는 단연코 최고다.

장미는 화려할수록 실로 좋았다.


일주일 전 생일에 멀리 캐나다에 있는 동생으로부터 장미를 받았다.

동생은 플로리스트 일을 하고 있다.


꽃이 도착할 무렵,

농장에서부터의 기나긴 여정에 나를 만나기도 전에 지쳐있는 장미꽃을 보며

'에효. 뭐 거기서 이런 것까지 챙겨... 괜찮은데...'

하면서, 아쉬워했다.


이미 나는 받은 장미꽃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대해서 포기하는 맘이었다.

그마저도 이틀이 지나고서야 동생으로부터

장미란 꽃은 꽃이 활짝 펴려면, 그전에 꽃봉오리를 감싸고 있는 맨 끝에 있는 꽃잎을

뜯어줘야 한다는 것을 전해들었다.


그런데, 그 후로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동생이 알려준 대로 컨디셔닝을 하고 나니 화병 두 개로 나눠 꽂아둔 장미꽃들은

매일매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

장미꽃들은 꽃대의 단단함을 의지해 꽃봉오리까지 최대한의 힘으로 각각의

아름다움 뿜어내고 있었다. 그리고 꽃들은 연핑크, 연보라, 연그린 색을 저마다 드러내었다.

"자 봤지? 우린 다 다른 꽃들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처음에 꽃을 받고는 전혀 알 수가 없었는데 말이다.


@June, 10~18th

일러준대로 봉우리를 감싸고 있던 꽃잎을 떼어내고 나니 놀랍게도 꽃들은 "장미가 이렇게 아름다웠어?" 하고

감탄할 만큼 우아하게 피어나고 있었다.

마치, 어린왕자의 장미꽃처럼, 일주일 간 나는 장미에 대해서 알게 된 기분이 든다.

그런데 사람도 이렇게 컨디셔닝과 같은 수고를 하고, 그가 가장 잘 피어나는 환경을 만들어 준 다음에서야 그 진짜 모습을 보게 될 수 있을까?

역시 쉽지는 않을 것 같다. 쉽지 않아도 되지만, 시간이 필요해도 되지만

몰랐던 좋은 모습을 갖고 모두가 다 갖고 있지는 않을 것임을 알기에 씁쓸하기도 하다.


그래도

누군가 나를 향해서 그런 인내와 시도를 해준다면,

나는 그의 수고와 기다림을

반겨줄 것만 같다.

그리고 그에게 나의 컬러와 아름다움에 대해서

깜냥껏 보여주고 싶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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