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 고백하면 나에게 가장 만족감 높은 여행 중 하나는, 세심한 성격에 디자이너인 현지의 지인을 방문해 그가 제공 쾌적한 주거 공간에 머물다가 '픽'해주는 깨알 같은 곳을 따라다니고, SNS 포스팅만 보고 가서 낭패를 보는 경험을 막아주는 여행이다.
그리고 3시가 넘으면 먹을 것을 들고 어김없이 집에 들어와서 멍 때리며 책이나 드라마를 보다가 낮잠을 자기도 한다.
@ 청솔모가 나타나는 주거지들
에드먼턴, 일본, 제주가 특히 그러했다. 그리고 지금 토론토도 그런 해외 방문지이다.
그러다 보니 의도치 않게 편하고 쾌적한 것이 몸에 익숙해 어쩌다의 불편함을 견디지 못하게 된 것 같기도 하다. 심지어 나의 베프인 남편은 세상 어디를 가도 준비를 철저히 하니, (훌륭한 동행이자 가이드이다)여행이란 언제든 준비된 여정이 돼버리곤 하다. 그들이 이 글을 보지는 않겠지만, 내가 느껴야 할 불편함을 나를 곳곳으로 안내해 주는 동행의 몫으로 돌린 것 같아 미안함과 고마움을 갖고 있다.
특별하지 않아도 오래 기억되는 풍경, 계획 없는 이의 변명
그나마 다행인 점은 나는 요구사항이 많지 않다. 화려하고 좋은 곳에 가자고는 안 하지만, 여행지에 나오면 평소에 모아둔 귀차니즘이 폭발한 것인지 딱히 욕구가 없다.
이런 나에게 그들은, "넌 가고 싶은데 없어?" 라며 답변을 기대치 못할 나를 행해 행여나 하고 물어본다. 그때서야 핸드폰을 만지작대는 척을 하는데, 이런 내 모습은 나 스스로도 환장할 노릇이다. 토론토에 있는 지금에 와서도 동생은, "흠. 언니가 제일 좋아했던 게 뭔지 알아? 집 아래 산책로라고!" 라며, 답답한 마음을 토로한다.
@ July 2023, 집근교 산책로를 따라
열흘이 지나서야 한국의 나의 일상과 거리를 둘 수 있었다. 나의 현실은 지나치게 인터넷 세상에 얽매여 있는 것 같다. 이 점은 한국에 가서 꼭 점검하고 개선해야 할 것이다.
동생이 보여준 토론토 근교의 볼거리들은 모두 아름다운 자연과 사람들이 어우러지는 풍경이라 좋았다.
운동, 수다, 바베큐에 진심인 캐나디언들
그리고 잔잔한 기쁨이 되는 것은 마치 여기사는 사람처럼 YMCA의 Gym과 Pool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이다.
올해 취미를 붙인 헬스는 만족감이 높은 운동이었는데, 지구의 반바퀴를 날아서 이곳에서도 할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 심지어 운동기구와 시설도 최근 것이어서 나는 너무 신이 났다. 근손실은 헬스입문자에겐 매우 두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는 중고등학교 때 학교에서 헬스 교육을 한다고 하는데, 꽤 바람직한 교육과정이구나 싶다.
아참, 여기서도 천국의 계단은 꽤 인기가 있다.
락커를 이용하고, 샤워실을 갈 때, 수영장 바닥의 수심이 어느 순간 어처구니 없는 깊이를 더 해가는 것들도, 20여 년 전의 기억을 조우하게 해 주었다.
토론토 사람들은 대부분 집과 수다와 운동에 진심인 것 같다.한 대상에 대해서 세심한 느낌으로 표현하는 수다라면 나도 만만치 않은데, 아마 이곳에서는 나의 대화의 포인트도 저들과 맞을 것만 같다.
대체로 이들은 친절하다.그리고 맑은 날 야외 바베큐 파티를 좋아한다.온타리오에 사는 지인은, 바베큐 파티를 하는 주말엔 큰 이벤트라도 있듯이 행복해했던 게 기억났다
해안을 바라보고 책을 볼 수 있는 시간들도 좋긴한데, 이곳에서도 인기 있는 공원에 주치하기란 쉽지가 않은 모양이다.너른 땅에서도 소위 핫.한 플레이스에서 모여사는 토론토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