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번은 누구나 힘든 일을 겪는다

달에는 모든 색이 들어 있듯이 인생에는 여러 사건들이 숨어 있다


작년 언젠가 보름달을 보면서 조카에게 문자를 보냈다.
"이니야, 달 바바"

"달바바?" 당시 갓 문자 보내기를 배운 조카는 맞춤법이 틀린 이 말을 바로 알아듣지 못했지만, 유난히 둥그렇게 뜬 보름달을 조카도 어서 봤으면 싶었다.


최근에도 "요새는 달이 참 커진 것 같다"며 남편과 얘기하곤 하지만, 어디 하늘에 늘 있던 달이 컸다 작아졌다 하겠나.

나 역시 예전에는 달을 유심히 보지 않았을지 모른다.

어릴 적에는 전래동화나 동요에 곧잘 나오는 절구통을 둔 토끼가 살고 있는 달의 이미지가 굉장히 억지스럽다 생각했다.

그런데 저 먼 달에 비춰낸 옛사람의 마음이 이제와 짐작되는 것은 왜일까.


요새는 초승달은 초승달대로 아련하고 반달은 반달대로 앙증맞게 느껴지고,

때마다 달라 보이는 보름달의 오묘한 모습에 빠지곤 한다.

너무 단순해 보이는데도 다채로운 달의 모양과 색을 보며, 멀리서 매 한 가지로 보이는 우리 인생도 가까이서 보면 각양각색의 사건들로 채워진다는 생각이 든다.


그 날이 그날인 것 같은 날도 있고, 물 흐르듯 잘 풀리는 시기도 있다. 혹은 돌부리에 넘어져서 세게 무릎도 깨지기도 한다. 심하게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서 한동안 정신을 잃을 때도 있다.


20대는 사람 구실 할 만한 직장 잡기 바쁘고, 30대는 저마다 둥지 틀기 바쁘다. 특히 서두르다보면 실수할 때가 있는데 그러다 보면 큰 사고를 치기도 한다. 조금만 더 놀아야지, 조금만 더 성공해야지 하다 보면 돌이킬 수 없는 시험에 들기도 한다. 그것을 바로 인생의 난관이라고도 한다.


나도 그런 때가 있었다. 세 달만 지나면 괜찮아질지도 몰라, 아니 반년만, 하면서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고 나니 세상에 더 이상 못 견딜 일도 없을 것 같아졌고, 인생에 가장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법도 알게 됐다.


내가 아끼는 한 친구는 항상 내게 인사말로 "조심하셔야 해요~"라고 한다. 세간의 어려움과 시기, 질투를 잘 아는 그이기에 조심조심 살아가는 태도를 볼 수 있었다. 그랬던 그가 열심을 내다 그만, 돌부리에 넘어졌다.


인생에서 맞닥뜨린 돌부리들을 다 피할 수는 없다. 한두 번은 걸려 넘어져봐야 그것을 피하는 법도 알고 천천히 걸을 줄도 알게 된다. 괜찮다. 한 번 즘은 매운맛도 보면서, 난관을 헤쳐가는 법을 알게 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 각자의 달도 색을 더하고 깊어질 것 아닐까.

여기 더욱 감사한 것이 또 하나 있다.

인생의 많은 중독적인 일에 한 번도 안 한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한 사람은 없다는데, 역경은 그렇지 않다. 한 번 제대로 넘어져 일어서 본 사람은 앵간해서 두 번 자빠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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