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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로하엘린 Sep 09. 2024

적당히 좋아하는 방법

-싸이 감성

  




상대방을 좋아하는 건 어렵지 않지만

상대방을 위해주는 건 좀 어렵다는 거.

좋아하는 건 감정이지만 

위해주는 건 이성이니까...


자기가 원하는 대로 하면서

상대방을 위해주는 거라 믿는 건,

결국 상대방을 희생시켜 자기를 위하는 것 아닐까?


지금 내가 배불러 죽겠다면

더 이상 내게 빵을 건네지 말았으면 좋겠다.

지금 내가 졸려 죽겠다면

제발 내가 편히 잠을 자게 내버려 뒀으면 좋겠다...


그저 나에겐 시간이 필요하다.





I`ve Seen That Face Before

아티스트 : Grace Jones

앨범 타이틀: Private Life     







이때의 상황과 감정은 확실히 기억이 난다. 자기중심적으로 마음을 전하던 한 사람에 관한 이야기이다.

소싯적 한가닥 하지 않았던 사람이 어디 있겠냐만은 나에게도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들이 몇 있었더랬다. 어어. 그렇다고 갑자기 나에 대해 또 오해하고 막 그러시면 아니 된다. 나는 지극히 평범한 외모와 아주 조금 독특한 성격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 뿐이다. 

대중적으로 사랑받는 사람들은 만천하에 두드러지는 매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에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는 이들은 평범해 보이는 모습(오히려 개성이 뚜렷할 수도 있고) 이면에 호불호가 갈릴 매력을 가지고 있다. 


나의 평범함 속의 어떤 매력이 그로 하여금 나를 좋아하게 만들었는지는 당최 모르겠지만. 나를 좋아해 준 그 사람은 자신이 주고 싶은 방식으로 내게 마음을 표현했다.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주려고 했고 내가 싫다고 표현해도 그것이 진심은 아닐 거라 재해석해서 받아들였다. 아주 친하지 않아 마음껏 짜증도 못 냈던 나는 미치고 팔짝 뛸 판이었다. 그의 장점을 발견하기도 전에 나는 그가 부담스러워졌고 직설적으로 말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며 점점 거리를 두게 되었다. 그럴수록 그는 더 노력을 했고 그럴수록 나는 더 멀어져 갔다. 더 많이 가진 자가 강자가 되는 세상이지만, 인간관계에서는 종종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가 되기도 하고 고마우면서도 상처주게 되는 상황도 있다.



이번에는 기억하고 싶지 않지만 내가 처절하게 매달렸던 기억이 떠오른다. 사람이 사랑에 빠지면 아시다시피 답이 없다. 아닌 걸 알면서도 놓을 수 없는 것. 사랑은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는 멀어지는 사랑을 붙잡고 싶었던 적이 있다. 아니 이미 소유하고 있었으나 의 불안으로 서서히 균열을 만들고 기어이 도망가게 만들었던 기억. 


우연히 시작된 사랑은 처음엔 불꽃같아서 황홀했다. 사랑은 활활 타올라 우리는 그 맹렬한 불길에 휩싸였고 견딜 수 없이 뜨거웠지만 더없이 꿈결 같았다. 그리고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까만 잿더미 위에 벌거벗은 채 산발이 되어 혼자 앉아 있었다. 광자 같기도 하고 망자 같기도 한 모습으로 꺼져 버린 불씨를 다시 살리고 싶어 떠나버린 그의 발자국만 남은 재를 후후 불며 꺼이꺼이 울었다. 그렇게 일렁이던 불길의 잔상 속에서 나는 '나'를 마주했다.



한 여름의 밤은 후텁지근하지만 늦도록 깨어 있는 사람들로 북적이는 거리와 반짝이는 조명들로 생생하다. 극도의 귀차니스트인 나도 이십 대에는 밤에 피는 장미가 되어 한여름의 현란한 밤거리를 휘젓고 다녔었다. 

돌아보니 젊음은 참 짧다. 이제 나는 젊은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아직 늙은 것도 아닌 것 같다. 지금의 나는 어떤 계절에 있는 것일까? 인생을 계절에 비유할 때 어린 시절을 봄으로 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여름, 가을, 겨울로 표현하곤 한다. 나 역시 나의 젊은 시절을 회상하며 한 여름 같았다고 표현했다.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가을이라고 봐야 할 것 같은데... 어쩐지 나는 지금 봄 같다고 느낀다. 








언젠가는(이상은)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 보니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눈물 같은 시간의 강 위로 

떠내려가는 건 한 다발의 추억 

그렇게 이제 뒤돌아 보니 

젊음도 사랑도 아주 소중했구나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어디로 가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언젠가는 우리 다시 만나리 

헤어진 모습 이대로

...












여러분은 적당히 좋아하는 방법을 알고 있나요?













※ 상단의 글은 오래전에 싸이월드에 올렸던 글이다. 노래 제목은 글을 쓸 때 들었던 곡이니 싸이 감성을 증폭시키고 싶다면 틀어놓고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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