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판을 넘어, 설계로

STS와 공학적 디자인이 만나는 지점

by 민진성 mola mola

공허한 비판의 한계

STS(과학기술학)는 오랫동안 중요한 질문을 던져왔다. 과학기술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구성되는가?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며, 누구를 배제하는가? 기술의 언어와 제도는 어떤 권력 관계를 정당화하는가? 이러한 비판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종종 STS는 현실에 닿지 못한 채, 강의실과 논문 속 담론에 머무른다는 비판을 받는다. 날카로운 문제의식이 실천으로 연결되지 못하면, 결국 공허하게 울리는 메아리에 불과하다.



디자인이 열어주는 새로운 길

바로 이 지점에서 공학적 디자인의 개입이 필요하다. 디자인은 비판을 구체화한다.

Value Sensitive Design은 사용자의 가치와 사회적 요구를 제품 설계에 직접 반영한다.

Critical Design은 공상적 프로토타입을 통해 기술의 윤리적 함의를 시각화한다.

Participatory Design은 시민과 사용자를 설계 과정에 참여시켜, 기술의 민주적 통제를 실험한다.

이러한 접근들은 STS가 제기한 질문을 현실의 시스템, 인터페이스, 경험으로 번역해낸다.



비판과 설계의 순환

비판 없는 설계는 맹목적이다. 그러나 설계 없는 비판은 무력하다. STS가 드러낸 권력과 윤리의 문제의식을, 공학적 디자인은 실제의 선택지와 대안 모델로 구체화할 수 있다. 그렇게 될 때 비판과 설계는 순환하며 서로를 강화한다. 문제의식은 제품과 제도 속에 반영되고, 새로운 설계는 다시 사회적 성찰을 촉발한다.



내가 서고 싶은 자리

나는 STS와 공학적 디자인이 만나는 그 경계에 서고 싶다. 기술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공허한 비판에 머무르지도 않는 길. 비판을 설계로 전환하는 실천 속에서만, 과학기술은 사회에 책임 있는 방식으로 뿌리내릴 수 있다. 그것이 내가 믿는 연구와 실천의 방향이다.




#생각번호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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