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는 자유, 혹은 불편한 옳음 사이에서
"나는 자유롭고 싶다.", "나는 내 삶을 내가 결정하고 싶다." 그 말은 언제나 멋지다. 그런데 질문을 바꿔 보자. 우리는 정말 자유를 원하는 걸까? 아니면,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편안함을 원했던 건 아닐까?
선택의 자유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는 내 몫이 된다. 직장을 그만둘 자유는 있지만, 경제적 불안을 감내해야 한다. 혼자 살 자유는 있지만, 관계의 고립을 감수해야 한다. 타인의 기대에서 벗어날 자유는 있지만, 그 기대가 만들어주던 ‘안전한 궤도’도 함께 사라진다. 이렇게 진짜 자유는 불편함을 감수할 각오 없이는 성립할 수 없다.
세상에는 틀리지만 편한 선택과 옳지만 불편한 선택이 있다. 예컨대 조직에서 모두가 침묵할 때, 불편을 감수하고 문제를 지적하는 것, 주류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윤리를 지켜가는 것, 익숙한 불안 대신, 낯선 진실을 받아들이는 것. 이런 선택은 늘 ‘손해’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그런 손해를 감수하는 사람 덕분에 우리는 종종 진짜 가치를 본다.
불편하다는 이유로 우리는 스스로의 권리를 내려놓는다. “어차피 안 될 거야.”, “나 하나쯤이야.”, “이건 내 일이 아니잖아.” 그렇게 점점 스스로의 자유를, 영향력을, 존재감을 포기해 간다. 피해를 주지 않더라도 자신을 지우는 선택은 때로 더 깊은 상실을 만든다.
우리는 자유를 원했다. 그러나 자유에는 고립의 외로움, 선택의 후회, 책임의 무게가 따라온다는 걸 몰랐다. 그래서 어느새 ‘자유로운 삶’은 ‘편한 삶’으로 바뀌고, ‘옳은 선택’은 ‘피곤한 선택’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나는 정말 편함을 원했던 걸까? 아니면, 불편하더라도 옳다고 믿는 삶을 살고 싶었던 걸까?”
#202507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