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주연이 되고 싶을까

책임과 갈채 사이, 조연으로 사는 사람들의 선택

by 민진성 mola mola

“모두가 자기 인생의 주인공입니다.”, “당신만의 무대를 찾으세요.” 그런 말들은 늘 매력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세상의 많은 사람들은 오히려 주연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다.



주연이 된다는 것의 진짜 의미

주연은 가장 많이 보인다. 그러나 그만큼 가장 많이 책임져야 한다. 결과가 안 좋으면 비판도 가장 먼저 받는다. 주변 사람의 기대는 높아지고, 실망도 그만큼 커진다. 무대에서 내려오면, 다시 올라설 기회는 흔치 않다. 많은 사람들은 이 모든 부담을 기꺼이 감내할 이유를 갖고 있지 않다. 그렇기에 ‘빛나고 싶지만, 너무 많은 책임은 싫다’는 감정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조연이 편한 이유

조연은 눈에 띄지 않아도 괜찮다. 조연은 뚜렷한 역할이 없다 해도 전체를 구성하는 필수요소다. 그리고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에겐 “덜 드러나지만 더 안정된 삶”이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다. 예를 들어, 뛰어난 기획자가 되기보단, 좋은 서포터로 남아 조직을 굴리는 사람이 있다. 예술가로 살아가기보다, 예술인을 돕는 행정가로 더 잘 어울리는 이도 있다. 혁신을 주도하기보다, 그 혁신이 닿을 수 있도록 구조를 정비하는 사람이 있다. 세상은 그렇게 조연들로 돌아간다. 그리고 그 조연들 덕분에 주연이 설 수 있다.



누가 주연이 되어야 할까

그러나 그럼에도, 이 세상엔 주연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아무도 나서지 않으면 구조가 멈출 때, 기존의 방식을 뛰어넘을 누군가가 필요한 순간, 불편하지만 질문을 던질 사람이 필요한 국면. 이때 필요한 건, 주연이 되길 원한 사람이 아니라, 주연이 되어야만 했던 사람이다. 그리고 그런 사람은 자신이 무대 위에서 가장 적합한 조연이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주연은 욕망이 아니라 역할이다

그래서 “모두가 주연이 되어야 한다”는 말은 사실 현실적이지도, 모두에게 적절하지도 않다. 대신 이렇게 말하는 편이 낫다. “당신이 주연이 되어야만 하는 순간이 온다면, 그 무게를 알고서도 그 자리를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그리고 “당신이 조연의 자리를 선택했다면, 당신이 서 있는 곳에서 구조를 단단하게 만드는 사람이어야 한다.”




#2025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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