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대 감독이 포착한 신 빈민사회

들어가는 말

by 누두교주

새로운 도시빈민의 출현은 지금껏 중국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사태이다. 새로운 도시 빈곤층은 크게 두 가지 계층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는 전통적인 사회적 소외계층 외에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완벽한 보호 하에 있다가 ‘하강’이라는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구조조정'에 희생양이 된 집단이다.

두 번째는 ‘선부론’에 따른 지역적 격차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외지에서 불평등에 시달리며 ‘저렴한 양질의 노동력’의 역할을 했던 ‘농민공’의 후대인 ‘신 노동자’ 집단이 대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들은 전통적인 빈곤 계층과 달리 노동능력도 있고 노동의지도 있으나 자본주의 시장경제 경쟁 논리에 따라 사회 주변부로 내몰리고 격리되며 경제, 사회, 문화적인 절대 빈곤의 수렁으로 점차 빠져 들고 있는 집단이다.

특히 1992년 남순 강화 이후 시장경제의 적극적인 도입을 실시한 당·국가의 정책은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형성된 계층이 고착화되는 현상이 날로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신 빈민층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당·국가의 분배 공정성을 실현시키는 정책은 아직까지 과시적인 성과가 나타난 징후는 없다. 또한 자본주의 시장경제 도입으로 인한 산업화, 도시화의 추세는 필연적으로 배금주의의 확산을 가져오며 이는 전통윤리의 훼손, 환경파괴 및 도박, 매춘, 절도, 폭력범죄 등의 사회 유해현상을 증가시킨다. 공간적으로 격리된 빈곤층 거주지역은 이러한 사회 유해 현상의 인력을 제공하는 저수지 역할을 담당 한다.


이러한 급격하고 특수한 사회 변화에 대해 자신들이 목도하고 경험한 사회를 반영한 '창조적'(2) 영화가 창작되게 된다. 이러한 영화를 제작하는 영화감독들을 제6세대 감독이라고 한다.

중국의 6세대 감독은 1960년대 출생, 80년대 중, 후반 북경 영화 대학을 졸업하고 90년대 영화계에 진출한 상대적으로 젊은 감독을 지칭한다. 이들은 문화 대혁명의 영향을 받지 않았으며 개혁, 개방의 변혁기와 함께 성장해왔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시스템이 사회와 사람, 가족들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몸소 경험한 세대적 특징을 공유한다.


그 가운데 왕챠오(王超)(3)의 세밀하고 냉정한 현실 인식과 시종일관 숨 막힐 것과도 같이 건조한 스토리 전개 그리고 그가 아니면 포착하지 못했을 공감각적인 씬(scene)과 효과음은 매우 주목할 만하다.


왕챠오의 카메라는 1990년대 후반 본격적으로 시장경제가 도입된 중소도시를 배경으로 '하강' 실업자, 영세 자영업자, 매춘부, 폭력배 등의 밑바닥 인생을 사는 도시빈민층을 쫒는다.


이 영화를 통해 나는 첫째 '하강' 노동자들이 당·국가의 정책적 배려와 같이(买断工龄, 5년간 급여 지금, 재취업 교육 및 알선 등 제도적 보완책) 대우받으며 시장경제에 적응하는지 그렇지 못한 지를 확인할 것이다. 또한 2003년 송환 제도 폐지 이전의 '외지 노동자'의 현실 생활이 어떠했는지도 확인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하강'실업자와 '신 노동자'가 '도시빈민'화 돼가는 과정과 그들의 삶의 궤적을 그린 이 영화를 통해 이론적 '도시빈민'과 현실의 '도시빈민'을 비교해 보고자 한다. 그리고 영화의 시작과 말미에서 보여준 '빛'의 실체는 실현 가능성이 있는 차 안(此岸)의 꿈인지 아니면 피안(彼岸)의 환상인지 왕차오의 의도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


(1) 安阳婴儿>은 왕차오(王超)가 감독한 중국의 서정영화이다. 단편 소설을 개편한 영화로 순궤이린(孙贵林), 어선이(岳森谊), 주지에(朱杰)등이 주연으로 출연했으며, 2001년 5월 16일 프랑스에서 상영되었다. 이 영화는 중국 북방의 음울한 작은 도시를 배경으로 이야기되고 있으며, 한 명의 하강 공인이 의외의 상황으로 생긴 버려진 아이의 아빠가 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百度검색, 검색일 20201. 02. 14)


(2) 공산당의 영화 관련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는 뜻으로 사용했다.


(3) 1964년생, 1994년 베이징 영화학교 졸업. 대학 졸업 후 5년간 공공 노동자로 일한 경험이 있고 시와 소설 그리고 영화평론을 썼다. 2000년 단편 소설 『안양의 고아(安阳的婴儿)』를 발표했고 이듬해 이를 각색, 영화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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