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21분의 상영 시간을 가진 이 영화는 로드 무비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몇 개의 시퀀스로 나뉘어 있다. 따라서 시퀀스 순서대로 요약을 진행하면서 왕차오가 바라보는 2001년 중국 중소도시의 신 빈민층의 삶을 추적해 본다.
이 영화에는 크게 3 사람이 주요 등장인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첫째는 '샤오따췬(이하 따췬. 肖大全. 演员, 孙贵林)'이다. 그는 40세의 미혼(光棍)으로 하강된 노동자이다. 그는 리앤의 아이를 낳은 샤오홍과 동거를 하다가 아이의 생부인 리앤을 우발적으로 살해해 사형 판결을 받고 처형된다.
다음은 '샤오홍(이하 샤오홍. 小红 演员 朱杰)이다. 동북에서 안양으로 온 매춘부이다. 그녀는 윤락행위를 해서 돈을 벌어 고향의 집에 송금하는 생활을 한다. 그는 리앤의 아이를 낳았고 따췬과 동거한다. 따췬이 사형에 처해진 후 아이는 잃어버리고 자신은 체포돼 원적지로 강제 송환된다.
세 번째는 "리앤(이하 리앤, 李岩, 演员 岳森谊)으로 폭력배의 두목(黑帮老大)이다. 안양 주변 농촌 출신이다. 유흥업소에서 샤오홍을 만났다. 불치병이 걸린 것을 알게 된 후 샤오 홍이 낳은 자식으로 대를 이으려고 샤오홍을 찾아 따췬의 집에 갔다가 살해당했다.
영화는 희미하고 작은 백열등과 따췬의 신음 소리로 시작된다. 그리고는 바로 거대한 성벽과 몇몇의 노점상, 오가는 자전거, 인력거 그리고 차량들이 화면을 메운다. 작은 백열등의 빛은 영화의 말미에 샤오홍의 눈을 부시게 하는 원적지 송환 열차의 환기구를 통해 들어온 햇볕과 조응된다. 40세 노총각 따췬의 자위행위 신음소리는 아이를 데리고 온 날, 그리고 샤오 홍이 온 날 다시 들린다.
이 영화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지는 일관된 청각적 특징은 '다양한 소음'이다. 영화의 절반 이상이 경적, 엔진, 말소리, 행상의 외치는 소리, 바람소리, 기계음, 삐걱 거리는 소리, 경운기 소리, 방울소리 등 소음으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음의 의미는 '밖(외부)'에 있거나 설령 안에 있어도 '밖'과 큰 차이가 없는 열악한 공간 구분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소음이 단절되는 장면에서는 마치 클로즈업하는 장면처럼 집중하게 되는 효과가 있다. 또한 소음의 크기를 통해 등장인물의 심리 상태를 묘사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다.
따췬은 하강되기 전 직장의 식권을 팔아 몇 푼을 얻었다. 이 돈을 들고 거리 노점의 국숫집을 찾았다. 여기서 그는 버려진 아기(弃婴)를 만나게 되고 포대기 안에서 호출기(呼机号) 번호와 아이를 봐주면 매월 200위안의 '양육비(抚养费)'를 주겠다는 쪽지를 발견한다. 따췬은 아이를 집으로 데려와 설탕물을 먹이며 돌본다.
다음 날 따췬은 공중전화를 통해 아이의 엄마인 샤오홍에게 연락한다. 샤오 홍은 목에 흰 털이 달린 붉은 재킷을 입고 검은 미니 스커트 차림이다. 샤오 홍은 따췬에게 국수 곱빼기를 시켜 대접하고 자신은 작은 국수를 먹는다. 둘은 말없이 국수를 먹는 동안 지속적으로 다양한 소음이 국숫집 안으로 들어온다. 식사를 마친 후 샤오홍은 따췬에게 한 달치 양육비 200위안을 건네고 국수 값 6위안을 계산한다. 이들은 헤어져 각자 갈 길을 간다.
샤오 홍은 소인을 찍는 망치 소리가 규칙적으로 올리는 우체국으로 가 송금을 한다. 송금의뢰서에 쓴 그녀의 이름은 '마앤리(马艳丽)' 였고 "아빠 동생 학교 보내세요!(爸, 让弟弟上学)'라는 메시지와 함께 흑룡강성 고향에 600위안을 송금했다.
2층 철제 침대 여러 개가 놓인 단체 숙소로 돌아간 그녀는 찬물에 속옷을 빨아 침대 옆에 널고 무료하게 누워 버렸다. 숙소엔 소음이 들어오지 않았고 단지 호출기만 여러 번 울렸다.
이 시퀀스는 가운데 개울이 흐르고 양편에 낮은 처마의 판자 집들이 즐비한 모습으로 시작된다. 흔히 스쿼터(squatter)로 불리는 불법 점유형태의 무허가 주택들이 모인 전형적인 슬럼(slum)의 모습이다. 베이징을 포함해 중국 전역의 도시에 형성되어 있으며 불법적이라 보다는 ‘법외적’이라고 하는 것이 타당하다. 이러한 슬럼의 출현에 대해 마이크 데이비스는 “중국으로 귀환하는 자본주의가 더러운 도시 판자촌도 함께 몰고 온 것”으로 표현했다.
샤오홍과 따췬이 만난 ’ 국수 전문점(拉面馆)'은 ‘할랄 음식점(HALAL, 清真餐厅)'인 것으로 보아 회족(回族)이 경영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외지에서 지방 도시에 다소의 자본과 기술을 가지고 온 자영업자(个体工商户) 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음식 값은 야간 노점과 큰 차이 없고 그래서 식당 안으로 밀려드는 소음의 크기도 다르지 않았다.
샤오 홍은 그녀의 매춘 코드인 목에 흰털이 달린 붉은 재킷과 미니스커트를 입고 왔다. 왕챠오는 샤오 홍의 의상을 통해 그녀의 생활을 표현하고 있다. ① 안에 빨간 스웨터를 입고, 목에 힌 털이 달린 빨간 재킷 그리고 미니스커트는 가장 노골적인 매춘 코드이다. 샤오 홍은 이런 차림으로 호텔, 가라오케 등에서 손님의 부름에 응한다. ② 빨간 스웨터는 그대로 입고 있고 목에 힌 털이 달리긴 했지만 긴 밤색 재킷 그리고 바지 차림은 따췬과 동거하며 길에서 손님을 유혹해 따췬의 집에서 매춘을 할 때의 복장이다. ➂ 모자가 달린 어두운 색의 수수한 코트는 따췬, 아이와 함께 정상적인 생활을 할 때의 드레스 코드이다. 이때는 빨간 스웨터 대신 하얀 스웨터를 입고 머리는 단정하게 묶는다. ➃ 따췬이 사형을 당하고 다시 길 위에서 매춘을 할 때는 다시 빨간 스웨터를 입고, 목에 흰 털이 달린 빨간 재킷을 입지만 미니스커트 대신 바지를 입고 있다. 샤오 홍은 이 차림으로 원적지로 강제 송환되는 처벌을 받는다.
왕챠오의 이러한 시각적 배치는 소음을 이용한 청각적 배치와 함께 배우들의 대사를 최소화하면서도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영화를 이끌어 가는 탁월한 연출 능력을 보여준다.
윗 사진 : 샤오홍과 따윈 그리고 아이가 처음으로 같이 만났다. 따췬이 아이를 않고 있고 샤오 홍은 눈에 띄는 옷을 입고 있다.
아랫사진 : 아이와 헤어지고 돌아온 샤오 홍의 숙소이다. 샤오 홍은 이런 숙소에서 살면서 매춘을 하고 그렇게 번 돈을 농촌 고향에 송금하는 생활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