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책임인가?

by 누두교주

샤오 홍은 마치 가축운반용 차량과 같은 트럭에 실려 다른 여러 명의 같은 처지의 여자들과 역으로 '운반'돼 기차 짐칸에 짐승처럼 실리게 된다. 기차 짐칸의 철제문이 덜컹거리며 닫히는 소리, 궤도를 달리는 규칙적인 소리, 코끼리 울음 같은 기적소리 가 이어진다.


화물칸의 작은 환기구를 통해 새어 들어오는 빛을 보고 샤오 홍은 환상을 본다. "단속을 피해 도망치다 엉겁결에 아이를 누군가에게 건네줬는데 아이를 넘겨받은 사람은 따췬이었다".


밤이 되자 더 이상의 빛은 기차 안으로 들어오지 않는다. 기차는 계속 어둠을 뚫고 달려간다. 철로 위를 달리는 덜컹거리는 기차의 소음과 코끼리 울음소리 같은 기적소리가 흐느낌처럼 이어진다.


샤오홍이 기차 안에서 본 빛은 ‘하강’ 후 따췬을 비추던 백열등과 묘하게 오버랩된다. 하강돼 실업자로 전락한 따췬은 살인을 저질러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매춘행위로 건전한 사회질서에 해가 되던 샤오홍은 당국의 의법 조치에 따라 원적지로 강제 송환되었다. 이제 안양 어딘가에는 그들이 보듬고 있었던 아이만 남게 되었다.


왕차오는 화물칸 실린 샤오홍에게 잠시 햇볕을 통한 환상을 허락했지만 아주 잠시였고 이내 한 줄기 빛도 없는 캄캄한 어둠이 계속되고 기차는 계속 달려가는 것으로 영화는 끝난다.


샤오홍에게는 차 안의 희망도 피안의 환상도 허락되지 않았다. 이제 그 아이가 어디에 있던 누가 어떻게 보호하던 고아가 된 것임에는 틀림없다.


왕차오의 마지막 질문은 생략되어있다.

“누구의 책임인가”?


위 사진 : 샤오홍이 기차 짐칸의 창으로 새어든 빛을 바라보고 있다. 그녀는 그 빛을 통해 아이를 따췬에 넘겨준 환상을 본다.


아래 사진 : 샤오홍이 기차 짐칸에 실려 원적지로 강제 송환되며 본 빛. 그나마 짧은 시간만 허락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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