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이나 영화와 같은 범죄 수사물은 여름철이 제격이다. 특히 해결되지 않을 것 같은 범죄를 냉정하고 침착하게 해결해 나가는 탐정을 소재로 한 작품들을 접하고 나면 괜히 내가 지적으로 포만감을 느끼게 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런데 범인을 추적해가는 몇 가지 원칙 중에 대표적인 것이 이 사건을 통해 ‘이익을 본 사람’이 누구 인가하는 것이다.
그동안 코로나 팬데믹 관련해 이익 본 사람을 많이 소개했지만 오늘은 결론의 의미로 가장 이익 본 사람이 누기인가 하는 것을 귀납하도록 하겠다. 또한 반대로 가장 손해 본 사람들은 누구인지 3대 손해 계층을 살펴보고자 한다. 끝으로 이전 글에서 약속한 바와 같이 언론을 통해 확보했다고 하는 백신을 왜 못 들여오는지를 국제무역의 전문적 시각에서 분석하도록 할 것이다.
1. 이익집단
코로나를 통해 이익을 본 집단은 단연코 공무원들이다. 과감히 책임을 져야 할 순간에 정치적 주판알을 퉁기며 허송세월 한 국가 지도자급에서 시작해 방역 지침을 솔선수범해 무시한 실무 공무원들까지 마땅히 처벌받아야 할 공무원들이 가장 큰 이익 집단이다. 이들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앞으로도 일관성 있게 조국과 민족을 위해 거짓말을 반복하고 스스로의 책임을 철저히 부인할 것이 틀림없다.
코로나 초기 우리나라 마스크 생산규모와 일단 유사시 수요라는 엄청나게 어려운 수학 문제를 외면하고 마스크를 탕진한 공무원들은 아직도 따박따박 봉급 받고 연금 적립하고 성과급 받고 있다. 그때 우리는 신분증 들고 줄 서서 정해진 날 마스크 샀다. 적당히 마스크가 공급되고 나니 마스크 안 쓴 사람 잡아서 벌금 내라고 하는 시절이 되었다. 마스크 탕진했던 주역과 같은 신분의 사람들이 그 일을 하고 있다.
심지어 어떤 공무원은 ‘6월부터는 더 많이 만나고, 7월부터는 더 자유로워지고!’라며 지하철 칸마다 마치 선심 쓰듯 광고했다. 당연히 이 광고 제작사에게 광고 제작비용을 지급했을 터이고 지하철 공간에 부착 비용을 들여 부착했을 것이다. 물론 우리가 낸 세금으로 냈다. 불과 며칠 후 이러한 발상이 매우 창의적인 헛소리임이 증명되었지만 누구도 책임지거나 해명하지 않고 광고판은 시나브로 슬금슬금 줄어들었다. 지출한 세금은 절대 돌아오지 않았다.
** 제목과 함께 있는 이 사진은 7월 13일 지하철에서 촬영한 것이다.
2. 3대 피해 집단.
1) 학생, 청년. 군인
2000년에 초, 중, 고등학교 입학한 아이들과 20학번 이후 학부와 원부 학생들은 해방 이후 우리나라 교육역사에서 가장 큰 피해 세대가 되고 있다. 이들은 입학식도 해보지 못한 세대이다. 온라인으로 했다고 나를 비난하고 싶다면 밥도 온라인으로 먹어라. 그래서 배부르다면 그렇게 살아라. 배움이라는 것은 책만 보고 외우는 것이 아니다. 같은 또래끼리 모여 서로 소통하며 커가는 것이며, 먼저 배운 스승의 분위기에 빠져 따라 배우는 것이고 이것이 반복돼 몸으로 익혀져야 하는 것이다. 흔히 지(知), 덕(德), 체(體)등으로 표현하는 교육항목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이미 3학기 동안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나는 이들의 맑은 눈동자를 마주할 용기가 점점 없어진다.
전교조로 표현되는 교육공무원들도 뒤에 ‘공무원’이 붙었으니 최소한 피해 집단은 아니다. 다만 시간이 이전보다 좀 남아 조희연 교육감과 같이 재판을 받으러 다니느라 바쁠 수는 있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은 장기화되는 역병 상황에서 합리적인 교육 대책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방법 제시는 없거나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월급은 100% 다 지급되는 것이 사실인 것처럼 말이다.
대한민국은 실체가 있는 국가보다는 상상 속의 민족에 꽂혀있는 나라처럼 보인다. 그래서 국가보위의 사명을 가진 젊은이들에 대한 배려는 그 어느 때 보다 부족해 보인다. 복무기간을 줄여주고, 월급을 많이 주고, 내무반에 에어컨을 가진 군대보다 국가와 국민 보위의 사명감에 투철하고 견적 필승의 충만한 사기와 즉시 반응할 강력한 전기 전술을 연마한 군대가 필요한 것은 두 말할 여지가 없다. 지난 5월 21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은 한국군의 접종을 위해 55만 명분의 백신 제공을 약속했고 실제로 100만 명분의 백신을 제공했다. 우리나라 모든 군인은 접종이 완료됐어야 했다. 하지만 현실은 7월 20일 청해 부대 함정 탑승인원 전원이 배를 버리고 후송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다. 이러한 일은 건군 이래 최초로 발생한 일이다.
2) 장애인
그동안 선물을 주고받던 사이인 사람이 내 생일날 아침에 갑자기 ‘이제부터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라는 연락을 해왔다. 내가 싫다고 해도 선물은 없고 좋다고 하면 당연히 선물은 없다. 핵심은 선물이 아니라 매우 위험한 사람과 그동안 별일 없이 지낸 시간에 감사해야 한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곳에서 열심히 일하는 것처럼 보이는 직원과 분명히 해야 될 일을 하느라 자주 보이지 않는 직원이 있다. 물론 중요한 직원은 후자의 경우이다.
이런 맥락 없는 말을 하는 이유는 제 잘 난 맛에 외신을 뒤지고 신문 보도를 분석하면서 마땅히 먼저 살펴야 할 곳을 살피지 못한 나 스스로를 야단치기 위해서이다. 지하철 안에서 아래 기사를 읽고 부끄러워 큰 숨을 쉬다가 눈물을 찔끔했다. 그 지하철에는 ‘6월부터는 더 많이 만나고, 7월부터는 더 자유로워지고!’라는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요사이 술 약속은 인진우 같은 친구 아니면 대부분 오후 4시이다. 4명이 모여 불콰할 정도가 돼 6시에 마무리한다. 이차는 둘씩 짝을 지어 마시던 곳에서 계속 마시는 패와 ‘입가심’을 위해 다른 장소를 찾는 패로 나누면 되는 일이다. 바이러스가 오후 6시가 되면 활동량이 급증한다는 증거는 없다.
지난 설 차례부터 가족이 모여 차례를 지내지 못한다. 부모님께서 다 돌아가신지라 형제끼리 모여야 하는데 주민등록을 다 자기들 사는데 해놔서 불법을 구성한다. 바이러스가 가족관계 증명서를 확인하고 전염된다는 증거는 없다.
나를 포함한 소상공인이 바라는 것은 언 발에 오줌 싸는 것과 같은 몇 푼의 재난 지원금이 아니라 장사와 사업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합리적 방역 정책이다. 누군가 “짧고 굵게”라고 할 때 이미 굵고 길게 가다가 잘못하면 더 굵어지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고스톱을 칠 때 돈 잃고 욕먹는 경우가 ‘독박’이다. 자기 패만 보고 남의 패는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설치다가 제 돈 잃는 것은 물론 남의 돈까지 잃게 해 남의 돈 물어주면서도 욕먹는 경우이다.
3. 백신 수급이 불확실한 이유
우리나가 정부가 지급까지 ‘확보’한 백신은 1억 9300만 명분이다. 즉 전 국민이 4번씩 맞을 수 있는 분량이다. 또한 우리나라 임상능력은 하루 100만 명 접종에 전혀 문제없다. 따라서 접종 시작후 서너 달이면 전 국민 접종을 완료할 수 있다. 그런데 왜 백신이 부족해 교차 접종을 하고 접종 간격을 3주에서 5주로 사전 의학적 근거 없이 늘리는가? 그 이유는 사실을 사실대로 인정하지 않고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대책 없이 나불거리는 데 있다.
백신은 외국에서 사 온다. 즉 해외에서 수입해 오는 것이다. 나라 안에서 물건을 살 때 먼저 계약서를 쓰듯이 다른 나라에서 물건을 살 때도 계약서를 쓴다. 다만 영어로 쓴다는 점이 다르다. 이 계약서에 포함되는 내용은,
1. 물건의 종류 (예를 들면, 화이자 백신)
2. 가격(예를 들면 1개 30달러)
3. 납기 (예를 들면 2021년 8월 말까지 선적)
4. 결재 방법 (예를 들면 은행을 통한 신용장, 또는 전신환 선불 지급 등)
5. 포장방법, 운송방법, 불량품에 대한 해결 방안 등등......이다.
이해를 돕기 위해 간단한 상상을 해보자.
대한민국 정부가 화이자에 “우리 백신 천만 도즈 필요하다. 너네 백신 있니?”라고 화이자에 물어본다고 가정해 보자. 이렇게 물어보는 것을 order inquiry라고 한다. 그런데 이것을 “대한민국 화이자에 백신 천만 도즈 요구/계약 성공”이라고 보도한다면 민족을 속이는 일 아닌가?
화이자가 대답하기를 “천만 도즈 가능하지만 가격이 30불이 아니고 40불이 돼야 하고 납기는 2021년 6월 말이 돼야 한다”라고 대답했다면 counter offer(수정 제안)이다. 이것을 “화이자 백신 1000만도즈 6월 말 도착”이라고 발표한다면 민족을 기만하는 일 아닌가?
대한민국이 화이자가 수정 제안한 가격과 납기에 대해 ok 하고 계약서(contract sheet)를 화이자에 보냈는데 화이자에서 “납기를 2021년 6월 30일 ~ 2022년 12월 31일까지 분할 선적(Partial Shipment) 조건으로 하자”고 다시 counter offer(수정 제안)가 온다면? 요건 국민들에게 발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계약서 사인하기 전이므로 화이자 잘못은 없다. 따라서 대한민국이 울며 겨자 먹기로 동의하고 계약했다고 가정해 보자. 이런 걸 민족을 배신한 천하의 역적이란 표현 외에 다른 어떤 표현이 가능할까?
그런데 2021년 12월 31일까지 백신이 안 들어왔다면? 계약서에 납기 지연에 따른 배상이 명기되지 않았을 경우 대한민국은 오더를 취소할 수 있다. 선불로 지급한 돈이 있다면 돌려 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백신은 반드시 필요한 사태이니 어쩔 수 없이 납기를 연장하며 사정할 수밖에 없다. 그동안에 대한민국 안에서는 예약 중단, 접종 중단, 교차접종, 접종 간격 늘이기 등의 다채로운 대책이 강구되고 집행된다. 미리 세심하게 짜 놓은 계획은 물론 아니다. 부스터 샷(3차 접종), 변이 바이러스 방지를 위한 새로운 방역작전 등은 지금 신경 쓸 계제가 아니다. 민족의 얼굴에 똥칠을 한다는 것은 이경우를 위한 표현이라고 본다.
평생 국제무역을 생업으로 해온 내가 볼 때 우리나라 백신 구매 담당 공무원은 국제무역은 전혀 모르는 사람이 거의 틀림없다. 정치인이 방역을 하고 공무원이 국제무역 상담을 하고 국제무역 전문가인 나는 일이 없어 노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문제의 시작은 백신을 과감하게 booking(예약) 해야 할 때 정치적 판단이 개입해 부킹 하는 시점을 놓진 것이다. 이 경우 팔을 내주고 목숨을 구할 수밖에 없다. 즉 남들보다 비싼 값을 불러 돈을 손해 보더라도 낭비한 시간을 사는 방법이 첫째이다. 그러면 웃돈 준 금액만큼의 문제만 해결하면 된다. 그게 안 된다면 먼저 예약한 나라 뒤에 줄을 서되 치밀하게 확인하고 밀착 소통하며 한 도즈라도 더, 하루라도 빨리 받아올 수 있는 전 방위적 작전을 동시다발적으로 수행해야 한다. 당연히 여기엔 정부 정보기관은 물론 민간기업의 역량도 총동원해야 한다. 하지만 두 가지 경우 모두 정책적 실수의 인정을 전제해야 가능한 일이다. 지금까지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코로나로 인해 사망한 대한민국 국민은 2,000여 명이다.
EU의 경우는 우리 표현대로 하면 전체 인구의 10배 분량의 백신을 확보했다. 하지만 백신을 정치적 수단의 하나로 사용하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백신은 돌림병을 막기 위한 수단이지 정치적으로 사용할 수단의 목록에 포함되어서는 안 된다는 평범한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래 기사 안의, OECD를 15년간 이끌고 퇴임한 앙헬 구리아 사무총장이 생각하는 OECD의 의미는 우리 대한민국이 보편적 상식이 통하는 선진국으로 진입하는 이정표와 같은 통찰이라는 생각을 했다. 여하튼 지금 우리는 꼴찌다. 그러나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하지 못한다. 그렇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