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 코로나와 동의보감

2021 코로나 팬데믹 소고

by 누두교주

달포 전인가 백신 2차 접종을 80%까지 완료한 싱가포르에서 위드 코로나를 본격 시행한 후 확진자 수가 2,000여 명에 달한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다. 우리나라도 지금 슬슬 분위기를 잡아가고 있는 위드 코로나 정책은 팬데믹(대유행)의 큰 불을 잡고 사회, 경제활동의 정상을 추구하는 출구전략으로서 중요성을 가진다.


우리나라는 오늘(2021년 10월 20일 현재) 2차 접종 완료 율은 66.7%로 아직 8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한 달 가까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차 접종률은 78.9%) 접종완료는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나는 것까지 고려하면 빨라야 11월 말은 돼야 위드 코로나 정책이 실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언급한 싱가포르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나라가 위드 코로나를 실시할 경우의 환자 발생 추이를 예상해 보면 매일 약 17,000명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다. (싱가포르 인구 육백만 명, 우리나라 인구 오천만 명, 싱가포르 확진자 발생 이천 명으로 계산할 경우) 접종 완료자 중 중증화율이 0.6% 전후인 점을 고려하면 매일 약 100명의 중증환자가 발생한다는 계산이 된다. 중증환자가 발생한 후 치료하는데 30일이 걸린다고 한다면 중증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음압병상은 최소 3,000개가 필요하다는 계산이 된다.

따라서 최소한 이 정도 중증 환자를 무리 없이 치료할 수 있는 병상을 미리 확보하는 작업이 우선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로 2020년 3월 21일 현재 우리나라 음압병상은 1,027개 있으며 국가지정 음압병상으로 시설기준을 충족한 것은 29개 병원에 198개라고 한다. 만일 이러한 상태가 개선되지 않은 채로 위드 코로나 정책을 시행한다면 환자가 있어도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을 맞을 수 있으며 우리는 이런 것을 가리켜 ‘의료 붕괴’라고 표현한다. 이미 백신 수급 붕괴를 경험한 터라 장미 빛 전망만을 늘어놓는 K방역 전문가들의 말이 왠지 불안하다.




내가 즐겨 외우는 지도자 관련 구절이 있다. 가장 훌륭한 지도자는 백성들이 지도자 있다는 사실만 안다. 지도자가 누군지, 뭘 하는지 알지도 못하고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다. 단군 할아버지를 말하는 것일까? 아니면 우리나라에는 서식하지 않는 종류의 생물임에 틀림없다.


두 번째 좀 괜찮은 지도자는 백성들이 지도자를 친근하고 자랑스럽게 여긴다. 옳고 착함을 내세워 백성들에게 베푸니 그를 친근하게 여기고 칭찬하게 만든다고 한다. 세종대왕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사람이 별로 없다.

삼 등급 지도자는 백성들에게 군림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지도자이다. 정통성이 없으니 은혜와 인자함으로 백성을 다스릴 수 없고 따라서 위엄과 권세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경우이다. 우리나라 지도자 중에 갑자기 여러 사람이 생각난다.


제일 상태가 좋지 않은 지도자는 백성들이 업신여기는 지도자이다. 제대로 통치하지 못하면서 되지 않은 지모를 부려 이벤트나 해가며 다스리니 누가 친하게 생각하고 존경하며 진심으로 따르겠는가?(1)


우리는 방역 최고 책임자가 누군지 모르는 상태에서 역병의 대유행을 극복해 나가고 있다. 괞히 노란 잠바 입고 설치는 많은 사람들을 보았고 K방역을 예찬하고 백신 운반, 접종 쇼도 관람했으며 ‘짧고 굵게’의 의미가 꼭 그렇게 한다는 것이 아니고 희망 사항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기도 했다.




물론 이 나라의 지도자들에게 전달될 리도 없고 전달되더라도 시행할 확률은 전혀 없을지라도 지금 필요한 일을 간단히 요약하면 아래와 같다.

1. 쓸데없이 SHOW 하는 것은 역병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 지금까지 이것저것 많이 했으니 그만 촐랑대고 사심 없이 방역 전문가의 의견을 경청하고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 ‘까치발로는 오래 서있을 수 없고 쩍벌 자세로 걸어서는 멀리 갈 수 없다’(2)


2. ‘과즉물탄개’(3)다. 즉 잘못한 것이 있으며 고치는 것을 거리낌 없이 하라는 것이다. 역병 초기 창문 열고 모기 잡고 남들 백신 확보할 때 딴짓 한 잘못에 대해 아직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이 지금까지 발생한 부정적인 상황의 근본 원인이다. 물론 절대 물탄 개(고치는 것을 거리끼지 않음) 안 할 것은 알지만 이글의 목적이 후일을 위한 기록이므로 벽보고 이야기하는 마음으로 다시 한마디 하는 것이다.


3. 국민을 통치의 대상으로 보고 갖고 놀려고 하지 말고 존경하고 섬기는 마음을 가지라는 것이다. 예를 들면 ‘백신 접종 기준’이 하나가 아니다. 추석 전 정부의 백신 접종 목표를 셀 때는 1차 접종을 기준으로 하고 식당에서 인정되는 백신 접종은 2차 접종 후 14일이다. 이렇게 말장난하는 것은 중국 사람들이 잘한다. ‘조삼모사’가 그 원류이다.




어찌 되었던 이제 역병의 어려운 상황은 거의 끝이 보이는 단계이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꼭 명심해야 할 것을 정리한다면 아래와 같다.

1. 마스크는 절대 벗지 말아야 한다. 역병에서 중요한 것은 마스크 - 백신 - 치료제의 순이다. 설령 ‘벌금을 안 메길 테니 벗어도 좋다’라고 해도 벗으면 안 된다. 과거 역병 초기, 상황을 예상 못해 마스크가 모자를 때도 벌금은 메기지 않았다.


2. 백신은 2차 접종이 끝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백신 접종 간격도 원칙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조정했으며 교차 접종도 많고 아스트라제네카 백신만을 맞은 경우도 1,000만 명에 달한다. 따라서 반드시 부스터 샷(한 번 더 맞는 것)에 관심을 가지고 기회가 있을 경우 추가 접종이 반드시 필요하다. 대통령은 이미 부스터 샷을 맞았다. 화이자로!




동의보감(東醫寶鑑)이 언급한 돌림병 발생 원인은 크게 두 가지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불결한 환경 즉 더러운 물, 시장의 불결한 환경, 또는 깨끗지 못한 부엌환경 등이 그 첫째이다. 또 다른 원인은 관리의 고문과 악형으로 인한 고통과 원한이 원인이 돼 발생하는 것으로 사회적 모순에 기인해 발생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4) 이러한 동의보감의 시각은 우리가 이 역병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야 할지에 대한 정확한 지침을 제시하고 있다. 돌림병에 전염될 물리적 가능성을 철저히 차단하고 사회적 모순에 나 자신의 노출을 최대한 감소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 사진설명 : 코로나 최초 발원지로 추정되는 중국 무한시 화남 해산물 시장.


(1) 노자도덕경 17장을 인용했다. 해석은 왕필의 주석을 부분적으로 인용했다.

(2) 노자도덕경 24장을 인용했다. 해석은 필자.

(3) 논어 학이편이 출전이다.

(4) 동의보감은 신동원, 김남일, 여인석. 2013. 『한 권으로 읽는 동의보감』 들녘. 을 참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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