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발 미세먼지 해결 대책

넛지(Nudge)를 읽고

by 누두교주

근래 들어 요즘같이 하늘이 예쁜 적은 흔하지 않았던 것 같다. 맑으면 맑은 대로 흐리면 흐린 대로 심지어 비가 와도 차가 덜 지저분해지는 느낌이다. 결국은 공기가 깨끗해졌다는 이야기이다.


정부의 공식 입장은 중국에서 오는 오염물질은 우리나라 대기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한다고한다. 따라서 최근 공기가 깨끗해진 이유는 대기 오염의 주범으로 제기된 몇 가지 오염요인이 제거됐거나 감소된 결과로 보인다. 고등어를 덜 구워 먹었고 차량이 덜 이동했으며 길에서 담배 피우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 그것이다. 그래서 하늘이 저다지 높고 맑아진 것이다. 시거든 떫지나 말지..... 일찌기

경험해보지 못한 이론이다.




중국의 겨울은 바다를 끼고 있는 우리와 달리 매우 건조하고 춥다(干冷)또한 건축 마감재가 전부 made in china인 관계로 방음은 물론 방풍 능력은 한국에 비해 차이가 많다. 하지만 단언컨대 중국 사람들이 한국 사람들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낸다. 눈보라 치는 만주 벌판의 바깥 기온이 영하 20-30도를 오르내려도 일단 실내온도는 대부분 영상 30도에 가깝다. 그 이유는 난치(暖气)라고 부르는 중국의 독특한 난방 시스템에 기인한다.


중국의 북방 지역은 국가에서 난방을 일률적으로 공급한다. 정해진 날짜에 (그전엔 아무리 추워도 난방이 공급되지 않는다) 난방이 온천지에 공급됐다가 정해진 날짜에 딱 끊어진다. 우리나라의 40-50배에 달하는 면적에 공급되는 국가 중앙난방 시스템인 것이다. 법정 제공기간은 11월 15일부터 3월 15일까지 4개월 간이지만 서북쪽 신장지구(위그루족이 사는 곳)는 10월 15일부터 공급되고 동북쪽 하얼빈(만주 북쪽)은 10월 20일부터 난방이 공급된다. 위 지도에 붉게 표시된 부분은 국가 난방 공급지역을 보여주고 있으며 하얗게 표시된 부분이 우리나라이다.

이 거대한 면적에 무슨 수로 난방을 공급할까? 석탄을 땐다. 얼마만큼 땔까? 2020년 중국의 석탄 소비량은 세계 석탄 소비량의 54.3%이다. (미국은 6.1%) 양으로는 2019년 기준 32억 톤이다. (우리나라는 중국의 3%에 못 미친다) 그것도 대부분 10월부터 4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땐다. 겨울에는 보통 서북풍이 분다. 위 지도를 본다면 왼쪽에서 오른쪽, 즉 중국에서 우리나라쪽으로 바람이 불어온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중국의 오염물질은 우리나라에 미미하게 영향을 미친다고하는 미친 소리를 지속적으로 하는 머리 좋고 도덕적으로 탁락한 정신나간 사람들이 있다.




환경문제와 관련해 저자들은 두 가지 해결책을 제시했다. 물론 책의 제목(넛지)에서 알 수 있듯이 전혀 강제성이 포함되지 않는 대책이다. 첫째는 '투명한 정보공개'이다. 석탄(그것도 연기가 나는 유연탄) 32억 톤을 태울 때 나는 미세 먼지를 만들기 위해 고등어를 몇 마리 구워야 하는지 투명하게 공개하면 환경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뜻이다. 그게 어렵다면 중국에서 발생시키는 오염물질 규모가 얼마이며 그중 얼마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공개하라는 이야기이다. 중국의 기술이 낙후돼 측정이 어렵다면 우리가 인공위성 등을 활용해 측정한후 중국에 환경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실시간 제공할 수도 있다. 정확한 상황을 알고 난 후 '쪽팔리는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잘못된 사람이다.


두 번째는 '인센티브 제공'이다. 작년보다 금년 중국의 오염 배출량이 적다면 칭찬해주고 상을 주는 것이다. 중국에서 오는 모든 방문객의 여권에 "참 잘했어요" 도장을 무료로 찍어 줄 수도 있다.



미국의 경우 1990년 대기오염 방지법(Clean Air Act)을 시행해 조기사망 1만 건, 만성 기관지염 1만 4천500건을 감소시켰다고 한다. 거꾸로 이야기하면 지금 우리나라에서는 우리가 배출하지도 않는 오염물질 때문에 조기 사망이 이어지고 있으며 만성 기관지염 환자 발생이 방치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미 서해바다 건너 서북쪽 먼 곳에서부터 석탄 더미에 불을 붙였고 만주의 북쪽부터 불붙은 석탄이 내뿜는 매캐한 미세먼지가 하늘로 치솟아 오르고 있다. 이제 저 아름다운 하늘을 보는 대신 미세 먼지농도에 스트레스받을 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


행성이 충돌하는 순간에 안전벨트를 매면서 안전해질 수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과히 좋은 생각 같아 보이지 않는다. 같은 맥락에서 생각할 때, 쥐덫으로 성난 돼지를 잡으려고 한다면 잡힐 돼지가 있을까? 옳은 것은 옳다고 하고 옳지 못한 것은 옳지 않다고 하는 것이 옳은 것이다. 다만 까칠하게 잘난 척하지 말고 부드럽게 뒤돌아서 알아들을 수 있게 표현하는 것이 넛지 아닐까?



뱀발

행동경제학의 선구자로 호칭되는 리처드 탈러와 미국에서 가장 자주 인용되는 법학자라는 캐스 선스타인이 공동으로 집필한 넛지(원제 ; Nudge : Improving Decisions about Health, Welth and Happiness)는 치사할 정도로 인간의 어리석음을 통찰하고 있다. "그래 나는 이콘이 아니고 인간이다!!" 를 여러 번 되뇌며 몇 번이나 책을 던져 버렸다가 다시 가져다 읽기를 반복했다.


구소련에 공산주의가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이 공산주의 체제를 경멸하는 인구가 얼마인지 몰랐기 때문에 가능했다.


주어를 북한으로 바꾸거나 문재인 정부로 바꾸어 읽어보면 내 마음이 설명될 수 있을까?


(교통사고와 같은) 가능성이 높은 위험에 대처하기보다는 (원자력 발전과 같은) 두려움을 해소하는 쪽으로 자원을 할당한다면, 나쁜 결과에 대한 두려움을 가중시키기 위해 상황이 크게 잘못된 관련 사건(체르노빌이나 일본 원전사고)을 환기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만일 국민을 무지한 조정의 대상으로 보고 머리 좋고 도덕적으로 탁월한 합리적 설계자가 대중을 조정하기 위해 Show를 한다면 위와 같이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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