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편은 공자의 말을 기록한 것이 아니라 제삼자가 기록한 것이 분명하다. 이걸 기록한 사람은 무슨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 솔직한 심정을 한마디로 한다면 "그럴 거면 네가 해 먹어!"이다.
여러 인물사진 중에 내가 제일 마뜩지 않은 것은 습근평의 사진이다. 그의 사진을 보면 억지로 마주한 듯, 싫은데 같이 있어 주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싫으면 나오질 말던지 나왔으면 최소한의 예의는 얼굴에 나타내는 것이 도리 아닌가?
밥은 고운 쌀일수록 싫어하지 않으시고,
회는 가늘게 썬 것일수록 싫어하지 않으셨다.
이 구절에서도 같은 느낌을 받았다. 힘들게 절구질을 해서 정미하게 쌀을 찧어 밥을 했으면 고맙게 생각하고 맛있게 먹어야지 싫지 않다니! 생선을 가늘고 가지런하고 예쁘게 썰어 올렸으면 감동의 눈물과 기쁨의 콧물을 흘리지는 못할지언정 싫지 않다니! 전문용어로 염병할 일이다.
마음을 다해 존경하는 선생님께 쉰밥, 상한 생선, 그리고 썩은 고기를 올릴 수 있을까? 아니면 설마 공자 선생님께서 상하지 않은 음식을 상했다고 투정을 부리셨다는 것인가? 그리고 상한 음식을 먹는 사람도 있었을까? 이 구절의 기록자는 음주 기록을 한 것이 틀림없어 보인다.
다만 '때가 아닌 것을 먹지 않으셨다'는 것은 생각해볼 일이다. 제철에 제 땅에서 난 것만을 먹는다는 의미라면 우리나라의 신토불이(身土不二) 일본의 지산지소(地産地消-ちさんちしよう 와 더불어 바람직한 짝이 될 수 있다고 본다.② 하지만 아침을 제때 안 먹고 브런치를 먹는다던지 다이어트를 위한 간헐적 단식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조금 거북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➂
빛깔 예쁜 짜장면과 향기로운 홍어회가 있을 수 있을까? 요리가 잘되고 잘못된 것이 먹은 사람의 주관적 판단의 결과라면, 요리한 사람은 먹는 사람이 깨고 싶으면 항상 깰 수 있는, 칼 날 잡은 것과 같은 존재가 되는 것인데 사람을 그렇게 다루고도 군자(君子)라고 할 수 있을까? 역시 염병할 일이다.
'회는 가늘게 썬 것일수록 싫어하지 않으셨다.'는 말과 '썬 것이 반듯하지 않아도 잡숫지 않으시고'는 간단히 말해 가늘게 잘 자른 것을 좋아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그렇게 잘라주는 사람이 있을 때 잘할 일이다. 또한 굵게 썰거나 불규칙하게 썬 막회 집을 경영하는 소상공인을 생각해서라도 공인의 개인 식성을 공개하는데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간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잡숫지 않으셨다' 말의 결과는 '자기 손해'다. 원하는 소스를 달라고 하거나 가져다 먹을 일이지 소스가 없거나 간이 좀 안 맞는다고 기껏 만든 음식을 안 먹는다는 것은 전문용어로 심통, 투정. 뗑깡 또는 응석이라고 한다.
그다음 구절은 고기가 많으니 고기 안주를 많이 먹되 술을 양껏 많이 마시느라 고기를 술보다는 적게 먹었다는 의미로 이해된다. 다만 끝없는 주량을 가지고 취하지 않았다는 말은 믿을 수 없다. 난 취하고 나서 취했다는 사람을 지금까지 본 적이 없다.
시장에서 사 온 술과 포(脯 - 고기나 생선 말린 것)를 안 먹는다는 것은 술도 집에서 빚고 포도 집에서 떠서 말린다는 것인데 그 일은 누가 할까?
현재의 시각으로 본다면 시장경제질서를 교란시킬 수 있으며 식품 위생법, 주세관리법 등 법률 위반의 소지도 있다.
군자의 염병할 식습관은 수 천년 동안 우리 어머니들에게 수갑과 족쇄(桎梏)를 채워 부엌에 가두는 만행의 기초 위에 가능했다. 소인들은 평생 처자식의 창자를 채워주기 위해 바지런히 몸을 움직여야만 했다. 우리 소인들의 삶은 위선의 탈을 쓰고 다른 사람의 노동에 기생한 군자의 삶에 비해 훨씬 더 건강하고 아름답다.
밥은 주면 주는 대로 먹고,
회 먹을 일 생기면 감사히 잘 먹는다.
밥에 다소 냄새가 나도 괜찮다면 괜찮을 줄 알고,
생선이나 고기가 상했는지의 여부도 그분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
음식의 냄새나 빛깔을 가지고 이러쿵저러쿵 하거나 익었느니 안 익었느니 하다가 밥그릇 뺏길 경우,
절대로 불평하지 말고 그냥 한 끼 굶는다.
제철도 아닌 비싼 먹거리를 읊어 댈 경우도 그냥 한 끼 굶는다.
자른 것의 모양은 칼 잡은 사람 마음이다. 꼬우면 직접 잘라먹어라.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니 원하는 소스는 각자 챙겨 먹어라.
집에 고기가 많으면 살림 거덜 나고 건강에도 좋지 않다.
술은 허락할 때만 마시고 한번 취해서 헤롱 댄 이후엔 당분간 각방 쓸 일이다.
시장에서 술과 포를 사다 주면 고마운 일이고 아니면 직접 사다 먹을 일이다.
** 사진설명 : 먹을 거 가지고 이상한 짓 한 모습이다. 습근평 사진을 포함해 baidu.com 이 출처다. 검색일 2022.09.19.
① 김학주 역주 『논어 論語』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서울. 2009. p.166-167
원문은 아래와 같다.
食不厌精, 脍不厌细, 食饐而餲, 鱼馁而肉败 不食.
色恶不食, 臭恶不食, 失饪不食 不时不食.
割不正不食, 不得其酱不食.
肉虽多, 不使勝食氣,
唯酒無量 不及乱. 沽酒市脯 不食
② 주희(朱熹)의 해석이다. 『顯吐完譯 論語集註』傳統文化硏究會. 서울. 1991. p.194.
➂ 『여씨춘추』「진수 편」의 시각이다. 양백준의 경우는 두 가지 가설을 모두 설명했다. 『論語譯註』中华书局. 北京. 2019. p.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