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것과 처먹는 것 - 釣而不網, 弋不射宿

제7 술이 편(第七 述而篇) - 27

by 누두교주

과잉의 시대다. 지나치게 많이 소비한다. 특히 지나치게 많이 먹는 문제는 심각한 수준을 넘어 위기감을 느끼게까지 한다.

우리가 뭘 먹는다는 것은 누군가의 생명을 취하는 일이다. 따라서 경건해야 하고 깨끗해야 하며 살뜰히 아껴야 하는 일이다.


그래서 음식은 절대 남겨서는 안 된다. 음식을 남기지 않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먹고 싶은 양보다 조금 적게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야 맛있게 먹을 수 있고 허기의 안타까움을 접고 그 자리에 그리운 마음을 채울 수 있다.


기독교나 불교의 식사 기도를 형식적으로 하기보다는, 가끔 내가 식자재와 입장을 바꾸어 놓고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친구 만나러 외출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훅 잡아가서 살해한 후, 반만 처먹고 나머지 시신은 버림을 당했다면 어떤 기분일까? 남겨진 고등어 반 토막의 절규는 오늘도 식당 한구석에서 울리고 있을지 모른다.




평생 햄버거 하나 콜라 한 병 못 먹어보고 죽은 사람이 있다. 단 한 번도 후라이드치킨이나 연어 샐러드를 먹어보지 못했지만, 그 사람은 먹거리의 중요함과 식자재에 대한 감사함을 가슴에 간직했다.


낚시질은 하셨으나 주낙을 쓰지 않으셨고, 주살을 쓰기는 하셨으나 깃든 새를 쏘지는 않으셨다.①


주낙은 지나가는 물고기를 다 잡으려고 물을 횡단해 그물을 치는 것이고, 주살은 화살에 줄을 매어 화살에 맞은 새가 도망가도 잡을 수 있게 한 것이다. 깃든 새의 의미는 둥지에 돌아가 자는 새의 의미이다.②


요게 주낙이다. (출처; https://me2.kr/HkmKR, 검색일 2023.2.8.)


요게 주살이다. (출처; https://me2.kr/fcOtT, 검색일. 2023.2.8.)



지금 우리에 비해 형편없이 초라하게 먹었으면서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사람은 공자였다. 그리고 이 말을 기록한 책이 『논어』다. 나는 이 구절이 『논어』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절이라고 생각한다.




몽고족이 중국을 점령해 통치했던 원(元) 나라 때 책인 『삼원연수참찬서』에는, 그래도 말 안 듣고 닥치는 대로 처먹으러 덤비는 사람을 위한 기록이 보인다.


4월에는 알을 품고 있는 닭의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니, 먹으면 사람이 악장에 걸리고 누창이 생기며, 남녀 모두 기가 부족해진다.③


악창과 누창은 모두 악성 피부병으로 살이 헐고 고름이 나오는 고약한 병이다. 봄에 알 품는 닭잡아 먹으면 이런병이 생긴단다.



닭고기를 안 먹을 수는 없다. 삼겹살이 없는 인생을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소고기를 포기한 북한을 추종하지 않는다. 다만 좋은 마음으로 적당한 양을 즐겁고 감사한 마음으로 즐기는 삶이 아름답다는 주장이다.


공자가 그렇게 이야기했고 원나라 이붕비(李鵬飛)가 그렇게 이야기했으며 조선시대 풍석 서유구도 그랬고 오늘날 누두교주님도 같은 생각이다.


이렇게 처먹으려고 대문 그림처럼 하는 건 아니지 않은가? (출처: https://www.nocutnews.co.kr/news/5545122, 검색일, 2023.02.08.)

** 대문 그림 : 공장식 축산의 모습(출처;http://kfem.or.kr/?p=146612 , 검색일, 2023.02.08.)


① 김학주 역주 『논어 論語』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서울. 2009. pp. 112-113.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子釣而不綱, 弋不射宿


② 杨伯峻。『論語譯註』中华书局. 北京. 2019. p. 원문은 다음과 같다.

孔子钓鱼, 不用大绳横断流水取鱼, 用带生丝的箭射鸟, 不射归巢的鸟


③ 풍석 서유구『임원경제지 정조지 1』 풍석문화재단. 서울. 2020. p. 314. (재인용) 원문은 다음과 같다. 四月勿食抱鷄肉, 令人作癰成漏, 男女虛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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