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폰이 사회에 끼친 가장 큰 영향 중의 하나는 '음모론'일 것이다. 우리는 광우병 사태에서, 세월호 사고에서, 천안함 공격에서, 911 테러에서 그리고 최근의 코로나 백신 음모론에 이르기까지 거대한 음모론에 헷갈리는 시간을 보낸 경험이 있다.
좋지 않은 목적을 가진 무책임한 집단에 의해 의도적으로 가공된 정보가, 빠르고 효과적인 정보 이동기기를 통해 삽시간에 퍼져나가면 걷잡을 수 없다. 때로는 증폭되기도 하고 때로는 변질되기도 하며, 한동안 다른 모든 뉴스를 압도한다. 그래서 이익을 보는 잡놈들은 축축한 그늘에서 돈을 세며 히죽거리게 되는 구조이다.
공자도 음모론에 희생되었다는 근거가 『논어』에 보인다. 자신에게 제기된 음모론을 부정하는 구절이다.
그대들은 내가 무엇을 숨긴다고 여기는가? 나는 그대들에게 숨기는 것이 없노라. 행하고서 그대들에게 보여주지 않은 것이 없는 자가 바로 나(丘)이다.①
자칭 세계적인 철학자(동의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 김용옥은 공자의 변명을 두고 "전율에 가까운 감명을 받았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이것이 나 구(丘)다. (是丘也 - 구(丘)는 공자의 이름이다)"라는 한 마디에 뿅 갔다.
어찌 성인이라는 사람이 이렇게 정직하고 적나라한 말을 할 수 있을까? 어찌 이토록 자신을 따르는 자들 앞에 벗겨 드러낼 수가 있는가? (.....) 자신의 현실태에 대하여 강렬한 자신감을 토로할 수 있는가?②
김용옥이 이런 표현을 한 경우엔 본문에 대한 자세한 해석은 생략한다. 물론 이번에도 그랬다. 문제는 김용옥의 이런 표현은, 자신의 주관적인 생각일 뿐이지 객관적인 근거를 가진 설명은 아니라는 점이다. 만일 이 글의 출전인 『논어 한글 역주』가 수필집이라면 얼마든지 쓸 수 있는 표현이기는 하다.
음모론에 처한 공자의 변명을 들여다보면 매우 비현실적이라는 생각을 한다. 인간사 100% 완벽하다면 100% 거짓말이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할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 있을까? 현실적이고 상식적인 시각은 아래와 같다.
진심 어린 말은 날카로운 칼날과 같아서 거기에 닿으면 상처를 입는다.(....) "알고 있는 것은 말하지 않을 수 없고, 말을 할 때는 남김이 없어야 한다."는 말은 바로 혈육에 대해서도 지킬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서도 똑같이 살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③
공자는 어떤 면에서 그냥 나와 별반 다르지 않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까탈스러우며, 질병에 취약하고 사업에 망했다. 생각보다 무능하고 예상보다 모순적이며 가끔 뻥도 쳤다.④ 따라서 자신에게 비밀이 하나도 없으며 모든 것을 드러냈다는 그의 말은 스스로가 용서할 수 없는 순간이 있었다는 변명으로 보는 것이 옳지 않을까?
세상에 100% 안전한 식품은 없다. 부작용 설명은 아스피린에도 가득하다. 물론 사람도 100% 훌륭하고 선한 사람은 존재할 수 없다.
사실이 이러할진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잠시 증명이 불가능한 매우 작은 부분을 이용해 음모론을 생성, 유포하는 자들을 두려워할 일이 있을까? 그냥 말없이 쳐다보고 그들의 말이 끝나면 고개를 돌리면 그만인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