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발톱깍기

by 누두교주

나는 주말에 아내와 쇼핑, 특히 식료품 쇼핑가는 것을 즐겨한다. 그중의 한 곳이 소위 ‘대형 마트’라고 하는 곳이다. 우리가 단골로 임명한 마트는 주차 편하고 실내 환경이 쾌적할 뿐만 아니라 한 꼬치에 600 원하는 어묵 바가 있고 특히 시식코너가 풍부하게 구성돼 주말의 한 끼 정도는 건너뛸 수 있는 이점도 있다.


특히 내가 쇼핑한 식료품들을 포장하다가 실수해 레드 와인병을 떨어뜨려 깨뜨린 적이 있었다. 그러자 즉시 높아 보이는 직원이 와서 다친데 있는지, 옷을 버린 것은 아닌지를 확인한 후 직원과 함께 깨진 병을 수습하고 바닥을 순식간에 깨끗이 정리했다. 그리고 같은 종류의 와인을 (공짜로!!) 주면서 ‘즐거운 쇼핑 되세요’ 하는 것 아닌가? 내가 실수로 깬 건데~!!


내가 Diter(1)에게 들었던 롤스로이스 서비스와 무엇이 다른가? 이런 훌륭한 쇼핑 장소에 정기적으로 가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국격(國格 - 나라의 품격)을 떨어뜨리는 매국적 행위라는 것은 명분으로, 맛 갈진 주말의 저녁상과 며칠간의 식탁들 위한 것이 실리로 작용한 것이다.


또 하나의 좋은 점은 이 마트의 5층에는 동물 병원(미용실과는 다른 의사 선생님이 계시는 정식 동물 병원이다)이 있는데 쇼핑하는 동안 공짜로 개를 맡아 주는 것을 해 준다는 점이다. 더 고마운 일은 ‘무료로’ 발톱을 깎아 준다는 점이다.


마트에 도착해 주차하고 우선 동물병원을 찾아가 개털을 맡긴다. 간호사 선생님이 개털이를 사방이 투명한 상자에 넣어 두는데 동물병원 밖에서도 볼 수 있다. 우리는 개털이에게 손을 흔들기도 하고 ‘메롱’ 하기도 하는데 개털은 항상 멀뚱멀뚱 쳐다보면서 별 다른 반응이 없었다. “니들이 날 두고 가긴 어디 가니?” 하는 태도 같기도 했다.


쇼핑을 마치고 오면 간호사 선생님이 개털일 꺼내 발톱을 깎아주신다. 가끔은 의사 선생님이 깎아 주시기도 하는데 간호사 선생님보다 기술이 부족해 보였다. 항상 한 번 또는 두 번 정도 물리셨다. 내가 볼 때는 아파 보이는데 의사 선생님은 괜찮다고 하셨다.


반면에 ‘프로’의 경지에 오른 간호사 선생님은 개털을 꼼짝 못 하게 안는 자세부터 달랐고 순식간에 앞, 뒷발 18개 발가락을 깎아내곤 하셨다. 집에서는 한참을 옥신각신 하다가 몇 개 못 깎고 그만두는 일이 여기서는 잠깐 사이에 처리되니 참으로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내는 너무 행복해하고 발톱 깎인 개털이는 좀 심술이 나 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간식을 여유 있게 사서 몇 개 주면 금방 밝은 얼굴로 눈을 반짝이는 것은 물론이다.


(1) 독일 뒤셀도르프에 사는 Mr. Diter wolf Mihner라는 친구다. 나보다 맥주를 잘 마시는 몇 안 되는 영장류이다. Diter가 들려준 롤스로이스 에피소드는 아래와 같다.


1970년대 초 어떤 독일인이 영국의 롤스로이스 자동차로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다 차가 고장 나, 차에 탑재된 비상 위성전화를 사용, 구조를 요청했다. 잠시 후 완벽한 공구와 엔지니어를 탑재한 헬리콥터가 날아와 수리해 주고 기름까지 주유해 준 뒤 시험 운행까지 확인하고 돌아갔단다.


사막 한가운데서 이러한 도움을 받은 독일인은 너무 고마워 귀국 후 롤스로이스 본사에 연락, 사례를 하고 싶다고 정중히 요청했다. 이때 롤스로이스의 대답은 “고객님의 불편에 다시한번 정중히 사과드립니다. 저희가 한 일이 고객님의 불편 해결에 작은 도움이라도 됬다면 저희는 행복합니다. 저희 롤스로이스는 항상 고객님과 함께 하겠습니다”


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디터이다. 지금이 고인이 되었는데 자주 생각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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