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의 느낌 그대로

by 지플레르

저랑 같은 건물을 쓰는

4층의 디자이너 친구는

제 꽃을 보고 늘 감탄합니다

“야~ 네 꽃은 풀떼기만 모아놨는데도, 멋있구나”

물론, 그 풀떼기 속엔

꽃보다 몇 배나 비싼 소재들이 꽤 많았지만

그 친구의 엄지 척 칭찬에

마음이 흐뭇해지곤 합니다.

저의 작업실엔

사실, 꽃보다 풀들이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투명한 유리병에 툭 꼽아놔도 멋스럽고

꽃들 사이에서 의도하지 않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하는 풀들이

너무 좋거든요.

특히,

초록이라는 색은

우리 눈에 가장 자극이 적어, 눈이 편안한 색입니다.

눈이 편하니까 마음도 편하게 느끼는 거죠.

화려한 색감의 꽃에 비하면

초라할 수도 있지만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는

그런 편안한 꽃을 만들고 싶네요.

지치고 더운 여름날

시원한 얼음물 한잔과

초록을 가득 품은 꽃다발을

대접하고 싶은 그런 마음으로요.

늘 편안하고, 친근하게

초록의 느낌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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