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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양이 CATOG Oct 30. 2022

개? 고양이? 아마도 개양이?

개양이의 탄생


개와 고양이는 성격이 정 반대다.

무엇보다 큰 차이점은 주인에 대한 충성도이다. 개는 주인에 대해 충성하지만

고양이는 주인을 따르기보다 환경을 따르며 개인주의적이다. 그래서 개는 주인이 공을 던지면

그것을 물어 주인에게 다시 가져오지만 고양이는 그렇지 않다.

하지만 간혹 정체성을 상실하고 개의 행동을 하는 고양이와 고양이의 행동을 하는 개가 보인다.


사람도 개과와 고양이과가 있다는데... 나는 개과일까.. 고양이과 일까...

개과이던 고양이과던 나는 수많은 개들 사이에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주인에게 공을 물어다 주는 고양이인 것 

같기도 하고 고양이들 사이에서 정체성을 상실하고 주인에게 공을 물어다 주지 않는 개인 것 같기도 하다.

자 이제 주인이 공을 던졌다.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2010년  스무 살 즈음, 나는 정체성의 혼란기를 겪고 있었다. 

성숙하게 여물지 않았던 나의 자존감의 모습은 마치 개의 무리에 있는 이상한 고양이, 개양이 같았다. 스스로 의 본성이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할 만큼, 내가 속한 사회적 집단의 규범과 규율에 스스로의 본성과 필요를 꾹꾹 누른 채, 도드라져 보이지 않기 위해, 주인에게 사랑받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결국은 이상하게 도드라져버리고 마는, 끊임없이 소속을 갈망하지만 소속될 수 없는, 그런 이샹한 개양이. 



Jessie Jihyun Lee, 개? 고양이? 개양이?, Acrylic on Canvas, 80cm x 135cm,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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