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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닥터 온실 Aug 08. 2024

육아의 가장 마지막에 남는 것

안전과 영양


 출생아 0.7명의 시대다. 2명이 태어나서 0.7명으로 줄어드는 인구 감소가 지속되고 있다. 이렇게 낮은 출산율이 계속되는 데는 많은 요인이 작용하겠지만 육아가 힘들고 어렵다는 우리네 젊은이들의 생각도 한몫할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자가 트렌드인 요즘 육아에 온갖 정성을 쏟아붓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이런 추세를 각종 매체며 sns를 통해 보다 보면 나도 저렇게 해야 하나 하는 불안에 휩싸이게 된다. 그런데 막상 현생은 어렵기만 하다. 나 하나만 챙기며 살아가기도 힘든 삶에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사는 삶은 요원하기만 한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은 다음과 같은 생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일찍이 동양의 현자 노자는 도덕경에서 무위를 강조했다. 이는 무언가 위함이 없는 것이다. 이를 육아에 적용해 보자.

 우리는 육아를 하면서 많은 것을 위해 노력한다. 아기가 혹여 더러운 것을 먹지 않을까 청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안전, 영양, 조기교육, 인성, 교우관계 등등등. 아기가 어린이집에 들어가면 친구들 생일잔치도 챙겨야 되고 거기다 학부모끼리 관계도 챙겨야 되고 위하는 게 많아진다. 선생님도 챙겨야 하고 아기가 비교는 당하지 않을까 옷차림도 챙겨야 하고. 거기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도 챙겨야 하고 학원도 보내야 하고 우리 아이가 어디 가서 꿀리는 아이 되지 않게 남들 해주는 만큼은 다 해줘야 한다. 참으로 위할 것이 많다. 하지만 다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올바른 길(도)은 위함이 없다. 방치하라는 뜻은 절대 아니다. 생각과 불안을 빼고 빼고 또 빼도 된다. 그렇게 빼고 빼고 빼다 보면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가장 기본이 되는 안전과 영양이다. 아이에게 많은 것을 위해주고 싶겠지만 그러지 않아도 된다. 이것만 기억하자 육아의 두 이응(ㅇ)은 '안전'과 '영양’이다.


 이렇게 하는 데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의 생각이 바탕이 되었다.

 첫째로 우리는 있는 그대로의 나 자신이 되어야 한다. 우리의 기질은 모두 다르다. 각자의 성향에 맞게 살아야 한다. 하지만 아이의 타고난 성향을 무시한 채 부모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것만 주입하다 보면 아이는 오히려 엇나갈 따름이다. 부모는 아이가 자신에게 맞는 것을 택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데 집중할 뿐, 특정 진로를 강요하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삶을 경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최소한의 울타리가 되어줄 수 있는 것이 안전과 영양이다.

둘째는 아기는 내 맘대로 할 수 없는 개체라는 것이다. 이는 아이 또한 나 자신이 아닌 타인이라는 데서 기인한다. 우리는 종종 가장 가까운 타인을 나와 동등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아이가 자신의 예측이나 기대를 벗어나면 몹시 받아들이기 어려워한다. 하지만 아이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우리와의 직접적 연결은 끊어진 명백한 타인이다. 이러한 사실을 받아들여 과도한 위함을 제거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적용하는가.

 안전이란 것만 챙기기에도 세심을 요하는 부분이 꽤 있다. 아이들 문 틈새 방지를 위해 문 끼임 방지 설치를 하고, 전기 콘센트에 장난을 방지하는 차단막을 설치하는 것 등 말이다. 실제 생활하다 보면 사고가 날 수 있는 상황이 참 많다. 아이들이 어릴 때 주로 생활하는 공간이 집안이기 때문에 집안에서는 최대한 멋지고 세련된 인테리어를 고집하기보다는, 아이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집 밖을 나가면 부모는 스마트폰을 보기보다는 아기에게 항상 시선을 주어야 한다. 이 정도 노력만으로 아이의 안전은 확보 가능하다.


 영양은 요즘 사람들이 참 잘 챙긴다. 어른들에게도 좋은 음식이 아이들한테도 좋은 것 맞다. 유기농, 방목해서 키운 닭이 낳은 달걀, 방목해서 키운 돼지고기, 유전자 변형을 하지 않은 국산 콩. 모두 아이들한테 좋다. 물론 아기 연령별로 먹을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다 있다. 그것만 잘 지켜서 최대한 좋은 것으로 아이에게 먹이려고 노력한다.

 다만 잘 안 먹는 아이가 있다. 이때 너무 억지로 먹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어떤 식으로든 영양분을 공급하려 노력하되, 식사시간이 고통스러운 것이라는 인식을 아이에게 심어주면 안 된다. 아이가 병원의 개입이 필요한 심각한 상태가 아니라면, 억지로 먹이거나 따라다니면서 먹이는 것은 지양한다.


 이와 같이 육아는 최소한의 개입인 안전과 영양으로 이루어진다. 다른 것에 너무 얽매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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